최근 전북은 물론 서울‧경기와 충청도에 쏟아진 폭우로 도로가 침수되는 등 수많은 재산피해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기후학자들은 이러한 기습폭우의 원인이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책은 여전히 수십년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전북의 기습폭우 대비를 위한 시설은 충분할까. 전북일보는 두차례에 걸쳐 전북 지자체의 기습폭우에 대한 대비시설 실태와 대안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최근 군산에 시간당 100㎜가 넘는 비가 내렸다. 갑자기 쏟아진 물폭탄에 군산시내는 물에 잠기고 수많은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전북도와 군산시가 비상대응을 발령하고 비 피해 대비에 나섰지만 속수무책이었다.
그렇다면 왜 이런 피해가 발생했을까. 침수 피해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부족한 우수저류시설이 지목된다.
15일 전북도에 따르면 전북에는 총 19개의 우수저류시설이 구비되어 있다. 전주와 군산‧익산에는 각각 3곳의 우수저류시설이 있고, 김제와 정읍‧순창에는 각각 2곳, 남원‧완주‧임실‧부안 등에 각각 1곳의 우수저류시설이 만들어졌을 뿐이다. 고창과 진안‧장수‧무주 등은 단 한 곳도 우수저류시설이 없다.
각 지역에 집중호우가 다시 내릴 경우 침수 피해는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침수 피해는 논‧밭 등이 있는 곳은 주로 발생하지 않는다. 빗물이 토양을 타고 지하수로 흘러 내려가기 때문. 하지만 아스팔트 등 면적이 많은 도심지역은 빗물이 지하로 흘러 내려가지 않고 아스팔트에 고여 저지대의 경우 침수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우수저류시설이 필요한 이유다.
그러나 전북에 설치된 우수저류시설은 시간당 100㎜ 이상의 물폭탄을 감당할 수 있는 저류시설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군별로 보면 전주는 팔복매화지구에 면적 1만 3800㎥, 송천동과 전주초등학교에 각각 1만 8900㎥, 6800㎥ 면적의 저류시설이 있다. 익산의 경우 도내 최대 면적인 2만 8000㎥의 저류시설을 포함해 모현동과 인화동 등에 저류시설이 구비됐다. 가장 큰 피해를 본 군산의 경우 월명동 3000㎥, 나운동에 각각 8000㎥, 4600㎥의 저류시설뿐이다.
이외 시·군에 설치된 저류시설도 면적이 2만 ㎥ 이하며 1만 ㎥를 넘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다.
실제 이번 비 피해가 가장 많았던 군산시 나운동에 설치된 저류시설로는 시간당 74.6㎜의 비가 쏟아져야 약 5.93㎥의 효과를 본다. 그 이상의 비가 내릴 경우 우수저류시설로도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현재 전주시 평화동에 도내 최대 면적(3만 2000㎥)으로 건설 중인 학소 저류시설도 시간당 100㎜ 이상의 빗줄기를 감소할 수 있을지 의문인 상황이다.
도 관계자는 “집중호우가 내릴 시 지역의 침수를 막기 위해서는 우수저류시설이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현존하는 우수저류시설이 턱 없이 부족해 또다시 많은 양의 비가 온다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수저류시설
빗물저류시설이라고도 불리며, 폭우가 올 때 빗물을 일시적으로 저장해 저지대의 침수를 막기 위해 설치하는 시설이다. 주로 저지대이면서 주택 밀집도가 높은 반면 배수 능력은 부족해 상습적으로 침수 피해가 발생하는 지역에 설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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