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신·광장·덕진·다가지하보도, 교통약자 배려 시설 전무
쓰레기·곰팡이·악취 가득, 열악한 조명에 시민 이용 꺼려
전주지역 대로변에 위치한 일부 지하보도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어 보행장애인과 교통약자는 물론 이곳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보행장애인을 위한 시설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벽과 천정에는 곰팡이와 거미줄로 가득하고 원인불명의 악취까지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4일 서신동 한일고등학교 앞 서신지하보도. 입구에서부터 원인불명의 악취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그렇게 내려가본 지하보도에는 천장 곳곳 거미줄과 벽면엔 시커먼 곰팡이로 가득했고 지하보도 곳곳엔 언제 버려졌는지도 모를 오래된 쓰레기들이 널려있었다. 또 푹푹 찌는 날과 퀴퀴한 곰팡이 냄새가 만나 지하보도의 내부 공기는 더욱 탁하게 느껴졌다.
같은 날 서신동 광장지하보도. 공공으로 사용되는 지하보도 안에는 단속을 피하기 위한 개인 자전거가 보관돼 있었고, 지하보도 가장자리의 나무 벤치 위에는 수북하게 쌓인 먼지와 거미줄로 시민들은 나무 벤치가 장애물인 양 이리저리 피해 가고 있었다. 또 지하보도에 조성된 빗물받이 속 가득한 이물질과 그 주변에 고여있는 물웅덩이로 이곳의 배수 처리 시설의 현황에 대해서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다.
시민 이하은 씨(25·여)는 “지하보도를 이용할 때마다 지저분하다는 생각을 한다”며 “하지만 이렇게 넓은 도로를 제일 빠르고 안전하게 건널 수 있는 방법이 이곳뿐이라 어쩔 수 없이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다가동 다가지하보도 역시 입구에서부터 퀴퀴한 냄새는 기본이었다. 계단을 따라 들어가 보니 다른 지하보도 보다 적게 설치된 조명으로 음산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또 입구와 출구에 하나씩 설치된 조명마저 거미줄과 먼지 등으로 가득 껴있어 조명의 제 역할을 하기엔 부족했다.
시민 김서윤 씨(23·여)는 “어두운 조명 탓에 낮에 지나가기도 무섭다”며 “날씨가 선선해지면 다른 신호등을 찾아갈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기자가 방문한 지하보도는 덕진동 덕진지하보도까지 총 4군데로 모두 출입구가 계단으로 조성돼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 보행에 불편함을 겪는 보행장애인들과 교통약자들이 이용에 제약을 받아 통행이 어려워 보였다.
‘보행안전 및 편의 증진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스스로의 힘으로는 보행이 불편한 사람이 차별 없이 보행자 길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통행할 수 있도록 보행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이날 방문해 본 지하보도에서는 교통약자를 위한 관리자의 노력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전주시 관계자는 "다가지하보도, 덕진지하보도는 지어진지 오래돼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부족한 점 인지하고 있다"며 "관리 개선 사업은 아직 예정이 없지만 관련 사업비용이 확보되는 대로 지하보도 관리 개선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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