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마이산 명인명품관(이하 명인명품관)’이 숙원이던 상설 기획전시관을 개관 5년 만에 마련, 20일부터 첫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다.
명인명품관에서 상설기획전시가 매월 열리게 되면 진안 관광산업 활성화의 나비효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제1회 기획전시전의 초대작가는 도예 명장인 단야 박광천(68)이다. 오는 27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회에는 ‘단야 작품선’ 60여점이 선보인다.
21일 명인명품관 이명기 관장에 따르면 이번에 처음으로 문을 여는 기획전시관은 개관 이후 방치됐던 지하 1층 일부를 최근 리모델링해 문화예술 전시 공간으로 거듭나게 됐다.
이번 도예전은 기획전시관 개관을 알리는 행사로 ‘인문학을 품은 도자기’라는 주제 아래 ‘조선백자와 한국화의 만남전’이란 부제로 진행하고 있다.
출품작은 박 명장이 손으로 직접 그림을 그려 넣어 제작한 도자기들이다.
박 명장의 도예는 도자기 제작 공정에서 차별성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유약을 바르기 전에 그림을 그려 넣는 보통의 도자기와는 달리, 박 명장의 도자기는 유약을 바른 후 그 위에 그림을 그려 넣어 ‘도자기 꽃그림 위에 나비가 앉으려 할 정도’로 살아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번 전시작 60점 중에는 특히 <황금십장생문호>와 <연꽃모란당초문호> 등이 두드러지게 눈에 띈다는 관람 평이 나오고 있다. 특히 출입문 근처에 전시된 <황금십장생문호>는 ‘수금(물금=금물)’으로 그린 그림이 있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겉면뿐 아니라 도자기 내부까지 용 문양 등의 ‘금 그림’이 그려져 있어 희귀 작품으로 평가된다.
오는 27일까지 펼쳐지는 이번 도예전은 날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진행된다. 기획과 총괄은 최성근·고은전 큐레이터(관리감독)가 맡으며 설명은 박 명장의 큰아들 박수동 도슨트(설명가)가 맡는다.
박광천 도예명장은 “새롭게 마련된 마이산명인명품관 전시기획관은 전시를 위한 환경이 전국 어느 전시장보다 훌륭하다”며 “명인명품관 일원의 다른 공간과 제대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조성된 기획전시관에 많은 관람객들이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도 여주시 출생으로 47년째 도예를 연구해 온 박광천 도예명장은 지난 2008년 여주시로부터 제3호 도예명장증서를 받았다. 그는 이름 높은 단체전 또는 특별기획전 등 전시회에서 20차례가량 활동했다. 서울 ‘예술의 전당’ 전시회 단체전에도 3차례나 참여했다. 각종 대전에서 20회가량의 수상 이력도 가지고 있다.
박 광천 명장이 구워낸 독특한 작품 <쌍태동호>
박광천 명장이 구워낸 도자기 중에는 독보적으로 희귀하다는 평가를 받는 ‘두 점의 작품’이 있다. <쌍태동호>라는 이름이 붙은 작품이 그것. <쌍태동호>는 1250~1300℃에서 구워진 붉은 빛 ‘진사 도자기’인데 ‘무가(값을 매길 수 없음)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도자기를 굽는 과정에서 박 명장이 그려 넣지 않은 문양이 장작불에 의해 특이한 형상의 그림으로 남게 된 작품이다. 도자기 겉면 중간 부분에 우연히 새겨지게 된 이 그림은 임신 후 ‘3~4개월가량 된 태아’의 모습을 하고 있다.
두 점의 도자기 표면에 ‘거의 동일한 크기, 거의 비슷한 모습’으로 쌍둥이 태아 형상으로 새겨진 작품이 가마에서 구워진 것이다.
요변, 즉 장작 불꽃의 성질이나 잿물의 상태에 따라 우연한 변화로 탄생한 두 점의 작품은 ‘값을 매길 수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요변이 창조한 ‘생명의 신비’가 두 점의 도자기에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게 ‘무가 작품’인 이유다.
<쌍태동호>는 도예가들 사이에서 아주 희귀한 작품으로 평가되면서 연구대상으로까지 지목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불의 조화를 넘어 ‘신의 조화’로 빚어졌다는 평가까지 내놓을 정도다.
아쉽게도 이 작품은 운송 중 파손 등의 위험이 고려돼 이번 전시회에는 진열되지 않았다.
진안마이산명인명품관 이명기 관장 인터뷰
기획전시, 소위 ‘장사가 되는’ 이벤트
운영 부진 타개 수단 될 것
진안지역 관광 활성화 나비효과 몰고 올 것
“이번에 마련된 기획전시관은 명인명품관과 마이산은 물론 진안지역 관광 전체를 활성화시키는 나비효과 역할을 할 것입니다.”
진안마이산명인명품관 내 방치됐던 100평가량의 소형공간을 기획전시관으로 거듭나게 리모델링한 이명기 관장은 “최소한 매달 1회 이상 기획전시 행사를 유치해 관광객 발걸음이 끊어지지 않게 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명인명품관은 진안군이 마이산 북부 산기슭 일원에 있던 상가 다수를 1km 아래로 이주시키고 70억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해 기존 상가 건물 전체를 리모델링한 후 지난 2017년 11월 개관했다. 당시 군은 지하 1층, 지상 1층 등 건물 내외부 전체를 리모델링했다. 그런 다음 민간에 위탁해 부채박물관, 자수박물관, 한지박물관, 유기박물관, 도자전시관 등으로 꾸몄다.
하지만 기획전시공간을 마련하지 않아, 이로 인해 소위 ‘장사가 되는 이벤트’인 기획전시는 엄두를 내지 못하는 형평이었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는 가운데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창궐하자 운영에 큰 타격을 받았다.
이 관장은 “코로나 직격탄으로 운영 활성화를 위한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라 ‘기획전시 공간 마련’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적극 서둘렀다”며 “개관 당시부터 건물 하자로 방치돼 있던 250㎡가량의 지하 공간을 보강 리모델링해 지난 12일 기획전시관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장은 “기획전시행사는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중요한 수단의 하나”라며 “행사 방문객들이 기획전 관람 말고도 용담호, 운일암반일암 등 지역의 또 다른 관광지를 돌아보게 하는 큰 매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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