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은 쉽게 잊히고, 어떤 일은 끝끝내 잊히지 않는다. 그 일이 마음을 얼마만큼 움직였느냐에 따라 다른 것이다. 보통 일상에서 겪는 다양한 사건과 감정들은 어느 샌가 무심히 사라진다. 우리 마음에 오래도록 남는 것은 어떤 ‘찰나’, 즉 마음을 반짝이게 하거나 찡하게 울리거나 벼락 맞듯 무언가를 깨우친 감동의 순간들이다.
예술은 우리에게 그 ‘잊히지 않는 소중한 순간’을 선물한다. 문학, 미술, 음악, 연극, 영화, 모든 분야가 그렇지만, 특히 공연자들이 빚어내는 세계를 현장에서 함께 느끼는 공연예술은 특별한 감동과 기억을 남긴다.
눈앞에서 공연자들의 작은 숨소리와 표정의 변화까지 함께하면서, 관객은 공연의 또 다른 세계를 구축하는 동반자가 된다. 타인의 경이로운 세계를 경험함과 동시에 각자의 시선으로 공연을 이해하고 느끼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이 세계에서 때로 진정한 자신을 만나거나 스스로를 객관화해서 바라보는 등의 놀라운 경험을 한다. 이는 그 자체로서의 감동을 떠나 새로운 미래를 상상하고 실행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공연예술의 힘은 그 확장된 세계관에서 오는 것이다.
전주시는 풍요로운 문화 자원을 지닌 도시로 문화예술의 중심이자 다양한 공연예술을 창조하고 공유하는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특히 전주시립예술단을 중심으로 국악과 서양음악의 협연과 음악과 연극의 만남 등 공연예술의 다각화는 시민들에게 품격있는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창조적인 문화예술의 세계를 제시해왔다.
전주시립예술단은 지난 1976년부터 순차적으로 창단된 교향악단, 국악단, 합창단, 극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세계적으로 활약하는 예술감독들과 200여명의 뛰어난 단원들이 빛나는 역량과 열정을 다해 지역문화의 수준을 고도화하고 타지역의 많은 문화 관객들을 끌어 모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코로나19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2020년과 2021년에 각 100여 건의 공연을 선보였고, 올해는 8월까지만 이미 92건의 공연을 펼치며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정기공연 뿐만 아니라 연합공연, 순회공연 등을 통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고품격의 대중문화 조성에도 노력하고 있다.
문화예술의 감각은 학습을 하듯 익히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자연히 높아지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전주에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풍부한 문화자산과 예술의 토대 위에서 매 순간 감동을 느끼고 삶의 깊이를 들여다보는 기반이 마련되어 있다고 자부한다.
민선8기 전주시는 이러한 지역 문화예술의 가치를 높이고 관광산업과 연계하는 문화산업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2023년 동아시아 문화도시에 선정되어 세계적 문화교류의 발판을 마련했으며, 전주의 유·무형자산을 총괄하는 조선궁원 프로젝트, 전라감영 프로젝트, 야간경제·관광특구 조성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문화산업을 통해 전주의 미래를 일깨우고 있다. 전주의 다채로운 공연예술 또한 그 미래의 든든한 힘이 되리라고 확신한다.
우리는 코로나19의 어려움을 지나며, 가장 소중한 삶의 가치를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다. 우리를 둘러싼 세계의 다양한 이면을 펼쳐 보이는 공연예술의 감동이 그 깊이를 더해 주리라 믿으며, 많은 관객과 함께 지역문화의 꽃을 피우고 전주 문화산업의 날개를 달기를 희망한다.
/오재수 전주시 예술단운영사업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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