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전주시내 어느 한정식 집에서 벌어졌다는 서거석 교육감과 이귀재 전북대 교수 간 폭행사건의 진실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당시 전북대 총장 선거를 앞두고 발생했다는 폭행사건은 지난 교육감 선거과정에서 거짓말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후보간 고소 고발로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피해자로 알려진 이 교수가 폭행 사실을 부인하는 기자회견을 열면서 논란을 키웠고, 곧바로 시민단체가 당사자들 간의 거래 의혹을 제기하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진실 공방이 펼쳐지고 있는 폭행사건은 지난 2013년 12월 당시 전북대 연임 총장이던 서 교육감이 차기 총장 선거 출마에 뜻을 둔 이 교수와의 언쟁 과정에서 휴대폰으로 이 교수의 이마를 때린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서 교육감은 그동안 폭행 사실 자체를 일관되게 부인해 왔고 이 교수는 당시 사건에 대해 여러 차례 말을 바꿔왔다. 서로 사과하고 용서하며 술자리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었던 사건이 선거 정국에서 거짓말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눈덩이 처럼 커졌다.
이 교수는 자신이 폭행당한 사실을 동료 교수에게 밝힌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지난 교육감 선거의 이슈로 떠오르자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사실무근’이라는 자필확인서를 썼다. 이후 경찰 조사과정에서 다시 폭행 사실을 인정했지만,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열어 “단순 부딪힘에 의한 행위가 폭력으로 왜곡되고 무분별하게 확대 재생산됐다”며 또다시 폭행 사실을 부인했다. 미리 준비해온 입장문만 발표한 뒤 질의응답도 없이 도망치듯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가 의혹을 더 키웠다.
이 사건과 관련해 허위사실 유포 등 선거법 위반혐의로 고소 당해 경찰 조사를 받은 서 교육감은 “이 교수의 말이 오락가락 자주 바뀌었기 때문에 신빙성이 전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교수의 기자회견 이후 공공성강화 전북교육네트워크는 이 교수가 말을 바꾼 배경에 대해 서 교육감과의 ‘모종의 거래’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다음달 26일 치러지는 전북대 총장 선거에 나서는 이 교수와 서 교육감이 ‘짬짜미’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지역사회를 짜증나고 불편하게 만들고 있는 대학 교수간 폭행사건은 9년 전 사건으로 직접적인 목격자도 없어 사실 확인이 쉽지 않다. 그러나 교육감 선거와 전북대 총장 선거 과정에서 진실 공방을 부르며 선거를 왜곡시킨 나쁜 선례로 남게 됐다.
대학의 환경은 급변하고 있는데 9년이나 지난 해묵은 사건이 대학과 지역 교육계의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일관되게 사건을 부인하고 있는 서 교육감은 차치하더라도 오락가락 진술로 사건의 진실은 물론 스스로의 언행에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는 이 교수의 행태는 이해하기 어렵다. 과거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면서 전북대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그의 총장 선거 도전은 그래서 더 당혹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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