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은 남원시 송동면 출신인 김병종 화백(69)이 사그러져가는 고향에 아름다움의 불씨를 놓기 위해 그의 생애에 걸친 대표작 대부분을 기증한 게 초석이 되었다.
그는 15살에 처음 남원역 앞 다방을 빌려 ‘혹(惑)’이란 이름으로 첫 전시회를 가졌다. 이어 그곳에서 멀지 않은 인쇄소에서 시를 모아 찍었다. 일찍부터 그림과 글에 탁월한 재능을 보인 것이다.
그는 40여 년간 서울대 미대에서 가르쳤고 30여 회의 국내외 개인전과 함께 『화첩기행』 등 30여권의 책을 펴냈다. 피악, 바젤, 시카고 등 국제아트페어와 광주, 베이징 등 비엔날레에 참여했다. 대영박물관, 로열 온타리오 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지금은 런던과 미국 LA에서 개인전 준비와 함께 3권의 책을 집필 중이다. 현재는 서울대 명예교수와 가천대 석좌교수로 있다. 2018년 정년 퇴직 이후 더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 화백의 고향 사랑은 유별나다. 미술관의 그림 기증 외에도 남원의료원 준공을 위한 작품 기증, 춘향제 포스터 원화 제작, 모교 용성중학교 장학금 지원 등 끊임이 없다.
현재 남원미술관에서는 개관 5주년 특별전으로 ‘김병종 40년, 붓은 잠들지 않는다’는 제목의 기획전시가 성황리에 진행 중이다. 제1부 화홍산수, 송화분분, 풍죽(2022.9.2.∼11.13). 제2부 바보예수, 상선약수(2022.11.23.∼2023. 2.26), 제3부 숲에서(2023.3.21.∼6.25), 제4부 길 위에서 “남미부터 아프리카까지”(2023. 7.4∼10.29).
조상진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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