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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건강한 가족, 행복한 가족, 사랑이 꽃피는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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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재 천주교 전주교구 가정사목국장

필자는 천주교 신부로서 결혼과 가족의 가치를 알리고 어렵고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 가정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다. 또한 전라북도 저출산극복 사회연대회의 위원으로도 참여하면서 저출산 극복은 무엇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가족이 바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오랫동안 이 일을 하면서 모든 가족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을 찾아보니 모두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는 것이다.

가족들이 사랑받고 싶어 하는 마음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위로받고 싶고, 응원받고 싶고, 이해받고 싶고, 치유받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각자가 다양한 모습으로 사랑받기 위한 노력을 한다. 

 

그런데 개와 고양이가 만나면 서로의 인사와 사랑의 방식을 이해하지 못해서 상처를 남기는 경우가 많듯이 가정에서도 서로 사랑받고 싶은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해 서로의 마음에 상처만 남기고 아파하고 있는 가족들이 많다. 힘들고 상처가 있을 때 더 이상 상처받기 싫어서, 더 이상 힘들게 살고 싶지 않아서 안타깝게도 많은 가족들이 서로를 탓하며 마음을 닫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건강한 가족, 행복한 가족, 사랑이 꽃피는 가족은 어떤 모습일까? 신앙이 있는 가정이든, 신앙이 없는 가정이든 적어도 몇 가지 다음과 같은 모습이 있는 가정에서는 가족들이 사랑을 느끼고 행복하게 살아간다고 할 수 있겠다.

 

첫째, 스킨십이 많다. 서로 포옹하고, 손을 잡고 얼굴을 부비며 몸과 몸이 만나는 스킨십이 많은 가정에서는 가족들이 서로 사랑을 느낀다. 반면 그렇지 않은 가정은 부부의 스킨십 뿐 아니라 부모 자녀도 서로 손 한번 잡아본 적이 언제인지 모를 정도로 이미 몸도 마음도 멀어진 경우가 많다.

 

둘째, 사랑에 대한 표현이 많다. ‘사랑한다. 미안하다. 고맙다, 오늘 멋지다. 이쁘다. 괜찮다. 내 잘못이다. 내 생각보다 너의 생각이 더 낫다.’ 등등 손이 오그라들 것 같은 표현도 자주, 많이 하면서 살아간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가족들이 서로에 대해서 마음을 표현하지 않을 때는 사랑도 점점 멀어진다.

“뭐 다 표현 안해도 내 마음 알겠지” 하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큰 착각이다.  자신의 마음은 그때그때 표현해야 알 수 있고, 그 마음을 알아야 비로소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

 

셋째, 대화의 시간이 많다. 많은 사람들은 가족과의 대화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거나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행복한 가정, 건강한 가정, 사랑이 꽃피는 가정은 아주 작은 일에도, 시시콜콜한 이야기에도 서로 들어주고,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운다. 즉 서로간에 대화하는 시간이 많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가정은 ‘밥먹자, 공부해, 컴퓨터 그만해, 빨리 들어와. 돈 필요해’ 등 내가 필요한 말과 중요한 말만 하려고 한다. 먼저 일상의 작은 시시콜콜한 이야기부터 시작하자. 그러면 중요한 이야기도 서로 나눌 수 있게 된다.

 

건강한 가정, 행복한 가정, 사랑이 꽃피는 가정은 먼 환상이 아니라 지금 내가 먼저 다짐하고 실천하면 이루어지는 현실이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말고 계속 해야한다.

 

한번 하고 끝내면 ‘미친 사람’이지만 계속해서 하면 ‘변화된 사람’이 된다.

/이금재 천주교 전주교구 가정사목국장·전북 저출산극복 사회연대회의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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