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지난 4월부터 수중발굴조사 진행
12~14세기경에 제작된 고려청자 비롯해 토기 등 발굴
‘숫돌’ 100점 확인 된 것은 처음 ⋯학술적 가치 평가
고군산군도 해역 수중발굴조사에서 수 백점의 유물 등이 발굴되는 등 유의미한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6일 군산시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진행한 고군산군도 해역 수중발굴조사에서 고려청자·숫돌(칼이나 낫 등의 연장을 갈아 날을 세우는 데 쓰는 돌) 등 350여점의 유물이 발굴됐다
고군산도 해역은 선유도‧무녀도‧신시도 등 16개의 유인도와 47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진 곳으로 지난 1872년 작성된 ‘고군산진 지도’에서 확인되듯 국제 무역항로의 기항지이자 서해안 연안 항로의 거점이었다.
또한 선박들이 강풍을 피하거나 기다리는 곳으로 이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고군산군도의 중심이 되는 선유도는 ‘선화봉송고려도경’에서 고려로 오는 사신을 대접하던 군산정(群山亭)이 있었던 곳으로 언급되고 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020년 이 해역에서 수중문화재 발견신고를 접수한 뒤 지난해 조사를 통해 청자다발 81점을 비롯해 난파당시 유실된 것으로 추정되는 목제·닻·노(櫓)·닻돌 등 214점의 유물 등을 확인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조사해역 인근에 고선박이 난파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올해 본격적인 수중발굴조사를 착수해 다수의 유물을 추가로 찾아냈다.
지금까지 이곳 해역에서 발굴된 유물은 560여점에 이른다.
이번조사에서 발굴된 유물은 토기·청자·백자 등 다양한 시대의 유물이 넓은 범위에서 확인됐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에서 가장 많이 발굴된 유물은 12~14세기경에 제작된 고려청자로, 대접·접시·완 등 일상용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청자와 더불어 조선시대에 제작된 분청사기·백자, 운송 및 선상 저장용으로 보이는 도기들도 다수 확인됐다.
또한 과거 중국과의 국제교류 양상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인 중국 송대 이후의 도자기 일부와 고군산군도 해역이 고대부터 활발한 해상활동의 무대였음을 알 수 있는 삼국시대 토기·숫돌로 추정되는 석재 등도 출수되기도 했다.
숫돌로 추정되는 석재의 경우 그동안 선상용품으로 1~2점이 출수되거나 2015년 태안 마도4호선 발굴에서 15점이 새끼줄로 묶여져 확인된 사례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100점이 무더기 상태로 확인된 경우는 처음이다.
고문헌인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서 나주의 공납품(貢納品)인 숫돌을 조정에 바쳤다고 기록된 것으로 보아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유물들도 공납품으로 운송하다 배와 같이 침몰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수중 발굴조사 결과에서 다양한 시대에 걸친 여러 유물이 발견되면서 향후 추가 조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군산에 국립 수중 고고학 교육훈련센터 건립도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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