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8기 전북도는 '함께 혁신, 함께 성공, 새로운 전북'을 슬로건으로 내걸었습니다. 도전 없이는 성공도 있을 수 없습니다. 새로운 전북의 성공시대를 맞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해결해야 할 현안들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희망고문이란 말이 낯설지 않을 정도로 새만금사업은 아직도 터덕이고 있습니다. 국제공항과, 신항만, 도로와 철도 등 SOC 사업들의 진행 상황은 도민들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새만금 SOC 사업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고 계신지요.
김관영: SOC(교통인프라) 사업이 많이 지체된 것은 사실입니다. 새만금에 필요한 SOC를 건건이 예타할 것이 아니라, 필요한 SOC를 한 번에 모아 예타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다만 가장 큰 변화는 내년에 남북도로가 완공됩니다. 그 자체가 굉장히 큰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새만금 내부 접근이 가능한 십자형 도로가 완공되면서 새만금 개발에 상당한 가속도가 붙을 것입니다. 남북도로 개통 이후 5년이 새만금 발전과 도약이 이뤄지게 될 '골든 타임'입니다. 새만금이 글로벌 농식품 허브, 동북아 물류중심지, 그린수소 생산기지가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또 테마파크 관광을 활성화시키겠습니다. 이런 것들도 이제는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손에 잡히는 사업으로 조만간 다가올 것입니다.
한병도: 십자형 도로가 완공되면 관광, 농식품, 재생에너지 등 관련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과거와 달리 이제는 정부 부처에서도 새만금 예산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새만금국제공항은 거의 불가능한 사안이었습니다. 예타 면제를 통해 전격적으로 결정한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새만금국제공항 건립 예타가 통과되고 새만금전담부서가 처음 설립됐습니다. 또 새만금개발공사도 만들었습니다. 과거 어느 정부보다 체감 있게 사업이 진행됐습니다.
정운천: 과거 50~60년간 전북이 뒤처진 이유는 '무거운 산업' 이른바 중공업, 철강산업, 섬유산업 위주의 경제 발전에서 소외됐기 때문입니다. 4차산업은 '가벼운 산업'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지금은 철강을 대신할 수 있는 탄소산업이 있습니다. 과거 송하진 지사를 칭찬해 주고 싶은 것은 전주에서 처음부터 한국탄소기술원을 만들어 국가산업, 국가기관으로 키워 전주가 탄소산업의 중심지가 된 것입니다. 전북의 수소산업, 농식품산업, 관광산업, 신재생에너지산업 등도 가벼운 산업입니다.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익산에 있으니 새만금을 통해 식품 허브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4차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부합하는 게 전북과 새만금입니다.
△농생명바이오산업과 신재생에너지산업, 데이터산업, 탄소산업, 수소산업 등 전북의 미래를 이끌 산업들도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사업의 경우 윤석열 정부 들어 오히려 퇴보할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습니다. 전북 미래산업에 대한 전망을 어떻게 하고 계신지요.
김관영: 새만금이 신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를 선언하고 진행하다가 정권이 바뀌니까 탄력을 못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수상태양광의 전력계통 연계 공사가 한수원의 미지근한 태도 때문에 상당히 지연된 것은 사실입니다. 정운천 의원과 한수원 관계자를 만나 다시 한 번 촉구를 하고 한수원의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습니다. 다행인 것은 윤석열 정부가 에너지 정책을 수정한 것은 아닙니다. 신재생에너지 목표치가 과거 정부보다 조금 낮아졌지만 지금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워낙 낮기 때문에 이미 발표한 신재생에너지사업은 정상적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기존에 발표돼 진행해온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한다면 전북의 미래산업으로서 비전이 충분합니다. 또 전북의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해 농생명식품산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입니다.
한병도: 과거 전북은 농도 이미지였지만 이제는 탄소, 신재생에너지 이미지가 생겼습니다. 미래산업은 전략적 포인트이기 때문에 전북의 여력을 모아 탄소, 수소, 신재생에너지산업에 집중한다면 성과는 반드시 창출될 것입니다.
△미래산업과 관련해 정부의 관심과 지원도 필수적입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전북 관련 7대 공약을 약속하셨는데 일부는 지지부진합니다.
이정린: 농생명바이오, 수소, 탄소는 거의 새만금과 관련된 사업입니다. 전북은 30년간 '새만금 늪'에 빠져 있습니다. 새만금과 관련된 사업은 대부분 국책사업입니다. 전북의 모든 행정도 새만금에 집중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동부권은 6개 시·군이 전북 면적의 47.1%를 차지하는데 국책사업 부분은 동부권과 관련이 없습니다. 전북은 '새만금 안개'를 빨리 걷어내야 합니다. 새만금은 국가가 해결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전북 내 균형 발전은 있을 수 없습니다.
△2023년 새해에는 전북을 세계에 알릴 아태마스터스대회(5.12~20)와 새만금잼버리대회(8.1~12)가 열립니다. 두 가지 큰 행사는 전북도는 물론 교육청과 체육회 등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국제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유관기관 간 협력과 준비는 잘 진행되고 있나요.
김관영: 얼마 전 아태마스터스대회 조직위원회, 새만금잼버리대회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진행 상황을 점검한 결과 현재까지는 순조롭습니다. 그러나 전북에서 5만 명이 넘는 대규모 행사를 치르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긴급 상황 등에 철저히 대응해야 합니다. 또 도에서 개최하는 국제행사가 전북도와 새만금을 알리고 전북의 미래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최대한 홍보해야 합니다. 전북이 먼저 파급효과를 내고 우리나라 전체로 확산되도록 시도지사협의회에 협조를 요청할 생각입니다. 특히 중고생이 참가하기 때문에 도교육청과 협조해 학생들이 국제적인 감각을 키울 수 있도록 충분히 노력할 것입니다.
서거석: 새만금잼버리대회는 홍보가 부족합니다. 관건은 전 세계 참가자 5만 명 가운데 한국에서 1만 명 정도 참여해야 합니다. 중고생의 참여 확대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전북도의회와 협의해 참여 학생들과 지도자를 위한 참가비 156만 원 중 103만 원을 교육청에서 지원하는 조례를 만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14개 시도교육감협의회에 학생들의 참여를 부탁했습니다.
한병도: 새만금잼버리대회 행사 예산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현재는 총사업비의 20%인 40억 원까지만 국비로 지원할 수 있습니다. 총사업비의 20%라는 규정이 아니었으면 당초 요구했던 73억 원 전액을 받을 수 있었는데 이 부분이 아쉽습니다.
△교육은 항상 백년지대계라며 중요성을 부각하지만 정작 전북교육은 정치와 행정, 그리고 지역현안에서 동떨어진 '전북의 외딴섬' 취급을 받아왔습니다. 2023년부터는 전북교육이 전북 내 현안을 함께 공유하고 대안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 학교, 가르침을 넘어 지역의 인재들이 전북의 현안을 같이 고민하는 라운드 테이블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북교육, 정치, 행정, 유관기관, 정부가 함께 연계해 지역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그런 방안을 생각하고 계신 게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죠.
서거석: 전북교육청 본청뿐만 아니라 14개 시·군 교육지원청에 '교육거버넌스 위원회'가 있습니다. 즉 교육청, 자치단체, 도민, 시·도의원들이 함께 전북의 교육 현안을 논의하는 구조가 마련돼 있습니다. 이를 더 활성화시키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 하나는 중앙에서 전북 교육 현안과 관련해 목소리를 내는 것은 도지사, 교육감, 국회의원이 함께하는 정기적인 협의체가 만들어진다면 중앙에 우리의 목소리를 크게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관영: 전북교육청과 전북도와의 관계는 교육협력소통추진단을 통해 무상급식, 친환경농산물 지원 확대 등 12개의 협력사업을 발굴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관심사는 기업 유치, 인재 양성입니다. 도지사 취임 직후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지역대학 학과 조정' 권한을 도지사에게 위임해달라고 건의했습니다. 최근 윤 대통령도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교육을 지역발전의 핵심으로 꼽고, 권한을 과감하게 이양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전북도와 지역대학은 공동 운명체입니다.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해야 할 파트너입니다. 민선 8기 전북도는 지역대학과의 협업을 통해 우수 인재를 양성·배출하고, 대학이 평생교육의 거점으로 도약하도록 돕겠습니다.
정운천: 현재 지역대학 신입생의 부족한 수가 4만 명입니다. 2025년에는 10만 명입니다. 학교의 등록 정원을 줄인다고 해도 6만 명이 부족합니다. 전북은 더 부족할 것입니다. 해외 개발도상국가에 있는 유능한 고교생을 한국으로 유학을 오게 해 그 인원을 채우는 방안이 있습니다. 4조 5000억 원의 해외원조금이 있기 때문에 약 10%만 투입해도 한 명당 1000만 원의 원조장학금을 줄 수 있습니다. 유학생과 학부모가 들어오면 지역대학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이정린: 지역소멸은 학교와 직결된 부분입니다. 학생 부족으로 폐교되고 지역이 소멸되는 것이기 때문에, 교육과 행정이 같이 가지 않으면 소멸지역은 계속 늘어날 것입니다. 지역에 있는 작은 학교 학생들의 자부심을 키워주기 위해 학생들을 IQ가 아닌 EQ로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 교육이 사는 게 아닌, 지역이 사는 것입니다.
서거석: 작은 학교를 어떻게 살릴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최근 전북도와 함께 힘쓰는 게 농촌유학입니다. 서울지역 학생들이 전북에서 6개월, 1년 이상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전북에도 각계의 성공 스토리가 적지 않습니다. 외할머니에게서 받은 병아리 10마리로 연 매출 10조 원의 재계 30위권 대기업으로 성장한 하림 김홍국 회장의 성공 스토리는 잘 알려져 있지만, 김 지사께서 민선 8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소개하셨듯 10년 전 군산에서 직원 두 명으로 시작해 시가 총액 2조 원의 회사로 성장한 군산 성일하이텍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성공 스토리도 적지 않습니다. 도민들께서 도전과 성공의 경험들을 함께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관영: 제가 도청 직원들에게 계속 말씀드리는 것은 "변화를 위해서는 도전이 필요하다. 도전을 하다 보면 실패를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하라. 실패를 했을 때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울타리가 되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부분이든 도전해 성공한 경험이 축적돼야 자신감과 노하우가 생깁니다. 그 부분을 만들어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제가 하이퍼튜브 종합시험센터 PT를 직접 한 것도 비슷합니다. 너무 절실했고 이것을 반드시 성공해 '성공의 경험'을 만들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서거석: 찰스 다윈이 일찍이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이 세상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종은 힘세고 강한 종이 아니라 '늘 변화하는 종'이다. 전북교육도 사실 학력은 전국적으로 최하위입니다.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미래 교육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그것도 전국에서 가장 뒤처진 상황입니다. 그야말로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전북교육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전북교육 대전환을 이뤄내겠습니다.
이정린: 재선으로 의정 활동을 하면서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것은 3년 전 일입니다. 집중호우로 섬진강댐이 무너져서 그 일대 마을이 침수됐을 때 전국 최초로 도의회에서 결과 보고서를 만들었습니다. 결과 보고서를 통해 보상받을 수 있는 부분 등에 대해 국토부, 환경부로부터 인정받고 빠르게 피해 보상 절차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도의회는 견제와 감시뿐만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는 의회'가 돼야 합니다. 도의회가 '공부하는 의회'로 거듭나는 것을 보면서 자부심을 가지고 도전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한병도: 저는 정운천 의원과 전북특별자치도법을 공동 발의하면서 이른바 '도전'을 했습니다. 처음 전북특별자치도를 발의하는데 주변에서 의구심을 제기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여야를 비롯해 도지사, 교육감, 도의회가 똘똘 뭉쳐서 추진하니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이 줄어들었습니다. 전북의 절박함도 있었지만 한 축에서는 우리도 무엇인가를 "이뤄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었습니다.
정운천: 2, 3차 산업은 영남이 주도했지만 4차산업은 전북이 주도해야 합니다. 김홍국 회장의 성공 스토리처럼 벤처기업이 출발은 미약하지만 그것을 잘 살려내면 정말 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김관영 지사가 '벤처기업육성지구'와 같은 플랫폼을 잘 지원하고 기(氣)를 살려주면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기업인들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김관영: 삼성전자와 전북도가 같이 하는 '전북·삼성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CEO 포럼' 발대식에 다녀왔습니다. 전국에서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에 삼성전자 부사장 2명이 왔습니다. 삼성이 8년 동안 사업을 하면서 마지막 순간은 이런 모습을 원했는데 전북이 자발적으로 확산 노력을 해서 너무 고마웠다고 합니다. 삼성전자로부터 지원받는 기업들이 성공 스토리를 다른 사람에게 확산시키려는 노력, 이러한 것들이 앞으로 미래를 꿈꾸는 전북의 모습입니다. 전북이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하는 사업이 대한민국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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