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 3월 8일과 4월 5일 전국동시 조합장 선거와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를 치른다. 코로나19를 벗어난 3년만의 일상적 대면 선거다. 전북 111곳 농·수협과 산림조합의 장을 뽑는 이번 조합장 선거는 아직 불씨가 완벽하게 꺼지지 않은 코로나19 불안 속에 ‘K-선거방역’을 준수하며, 과열∙혼탁을 차단하는 선거를 준비해야 한다. 여기에 벌써부터 후보군이 10여 명에 이르는 전주을 지역 국회의원 재선거도 치러야 한다. 전북선거관리위원회 역시 이번 양대 선거를 안전한 선거, 공정한 선거, 투명한 선거로 만들기 위해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대면 선거의 첫 이정표를 제시할 전북선거관리위원회 장인흥 사무처장을 만나 선거 준비 상황 등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하신지 6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느끼신 소회가 궁금합니다.
“전북이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는 예향의 고장이라는 것은 전부터 알고 있었기에 꼭 한 번은 근무하고 싶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직접 와서 전북의 맛과 멋을 접하게 되니 이를 더욱 실감했고 이런 곳에서 근무하게 되어 매우 뜻 깊게 생각합니다. 올해는 전국적으로 조합장 선거가 있고 특히 우리 지역에는 국회의원 재선거가 있습니다. 제가 전북에 와서 치르는 첫 선거인 만큼 책임감을 갖고 공정한 선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전북 발전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3월 8일 111곳의 조합장을 뽑는 선거가 있는데 선거 중점 관리 방향은?
“이번 제3회 전국동시 조합장 선거의 중점 관리방향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안정입니다. 조합장 선거의 경우 공직선거와 달리 규정과 선거환경이 조합간·지역간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사전에 인적·물적 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통해 최적의 선거기반을 갖추겠습니다. 다음으로는 공정함과 정확성입니다. 조합장 선거에 대한 높은 국민적 기대만큼 기본에 충실하되 다양한 선거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절차사무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제고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깨끗한 선거환경 조성입니다. 조합장 선거가 우리 위원회에 위탁된 근본적인 이유는 ‘돈 선거 근절’ 이었습니다. 그간 위원회는 깨끗한 선거환경 조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으나 아직 고질적인 금품 수수 관행이 근절되지는 않았습니다. 이번 선거만큼은 ‘돈 선거’에 대한 확실한 척결을 위해 선제적인 예방활동과 불법행위에 대한 무관용 조치로 깨끗한 조합장 선거 질서를 확립하겠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제3회 전국동시 조합장 선거의 성공적인 실시를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며 나아가 다가올 4.5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의 공정선거, 준법선거 기틀을 조성하겠습니다.”
-이번 선거는 3년 만에 코로나를 탈피한 대면 선거로 이뤄지는데 달라지는 점이 있나요?
“우리 위원회는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와 2022년 양대 선거를 치르면서, 시기별 코로나19 유행세와 그에 따른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유연하고 효과적인 선거관리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번 동시 조합장 선거를 준비함에 있어서도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에 기초해 선거관리의 완벽을 기하기 위해 최적의 자원을 확보할 것입니다. 또한 앞으로 있을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 변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투표소 등을 관리함으로써 유권자가 안심하고 불편함 없이 투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습니다. 여전히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우리 위원회는 지난 선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선거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복잡한 조합장 선거 준비 상황은 어떤가요?
“3월 8일에 실시할 제3회 전국동시 조합장 선거에서는 도내 111개 농·수협과 산림조합에서 25만 여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4년간 각 조합의 내일을 책임질 조합장을 선출합니다. 다양한 조합에서 많은 후보들이 나오고 서로 다른 조합들이 같은 날 동시에 투표를 진행하며, 타 선거에 비해 높은 투표율을 기록함에 따라 선거관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우리 위원회에서는 관계 기관, 조합 중앙회 및 개별 조합과 긴밀한 협조관계를 구축해 선거관리 인력·시설·장비 등을 확보하고 있으며, 현재 도내 191개 현장투표소·도서지역 7개 순회투표소·15개 개표소를 확보해 안정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후보자와 선거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입후보 안내 설명회와 찾아가는 적극 행정서비스를 통해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안내로 준법선거 분위기가 정착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위탁주체인 조합의 자율성을 존중하되 우리 위원회의 선거 전문성을 결합해 양자간 시너지를 냄으로써 공정하고 성공적인 선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선거 단속방향과 중점 단속대상은 어떤 것이 있나요?
“조합장 선거의 경우 후보자와 유권자간 두터운 친분과 조합의 폐쇄성으로 인해 금권선거에 대한 유혹이 강하고 신고·제보가 저조한 특징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아직까지 ‘돈 선거’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 위원회는 제3회 전국동시 조합장 선거 만큼은 ‘돈 선거’를 척결함으로써,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입니다. 우선 입후보 예정자들이 법을 몰라 위반하는 일이 없도록 주기적으로 1:1 면담을 통해 보다 면밀히 선거법을 안내할 것이며, 동시에 조합 관계자와 조합원들에게도 총회·작목반회의·계모임 등 다양한 계기를 활용해 선거법 안내를 할 예정입니다. 이런 적극적인 안내활동을 통해 우리 위원회는 후보자와 조합원들에게 기부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전달하고, ‘돈 선거’ 척결에 대한 우리 위원회의 강력한 의지를 알리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안내활동에도 불구하고 선거법 위반행위가 발생할 시에는 엄중한 조사를 통해 무관용의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특히 ‘돈 선거’ 등 금품선거가 발생할 시 제공자는 고발 등 강력 조치하고, 금품을 수수한 선거인에게는 과태료를 적극적으로 부과할 예정입니다. 물론, 자수자에게는 과태료를 적극 감면하고, 신고·제보자에게는 최대 3억원의 포상금도 지급할 것입니다.”
-30년간 선관위에 근무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선거는 어떤 선거가 있나요?
“저는 작년 양대 선거를 강원도에서 치르면서 선거관리의 어려움과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아마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 모두 가장 기억될 어려운 선거였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선관위 직원으로서 선거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선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권자’이죠. 20여년 간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근무를 통해 유권자의 선거 참여 의식 고취를 위해 노력했는데요, 그 중 ‘유권자 정치페스티벌’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유권자와 정치인이 참여하는 소통과 화합의 축제로 2018년부터 선거연수원이 주최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처음 기획하고 진행했던 일이라 걱정도 많았고 추진과정상 어려움도 많았지만 유권자와 정치인이 직접 만나 소통할 수 있는 화합의 장을 만들어 준 것이 가장 뿌듯했던 일입니다. 민주주의의 진정한 주인공인 유권자를 중심으로 한국형 정치문화를 조성하고자 한 우리 위원회의 노력이었고 유권자 축제의 장이었습니다. 선거의 주인공은 유권자인 만큼 올해 있을 조합장 선거에서도 유권자인 조합원의 ‘적극적인 참여’와 돈 선거 등 불법행위 없는 ‘깨끗한 선거’로 조합원을 위한 조합을 만들어 가길 희망합니다.”
-전북 유권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조합장 선거는 평균 투표율 80%에 달하는 높은 참여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부행위 등 금권선거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지난 제2회 동시 조합장 선거 이후 전북에서는 ‘돈 선거’로 인해 두 개 조합에서 재선거를 실시했고 그로 인해 낭비된 조합비용이 6000만 원에 이릅니다. 이는 조합의 손해임과 동시에 모든 조합원의 손해일 것입니다. 갈택이어(竭澤而漁), 연못의 물을 말려 버린 후 물고기를 잡는다는 말로 눈앞의 이익을 얻기 위해 먼 장래를 생각지 않음을 경계하는 사자성어입니다. 당장의 후보자의 검은 돈이 달콤하게 느껴지겠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조합 전체의 피해는 조합원 여러분들에게 더 크게 돌아올 것입니다. 그렇기에 유권자 여러분들이 이번 선거에서 만큼은 ‘돈 선거’에 대한 유혹을 과감히 뿌리치고 후보자들의 정책 비교를 통해 깨끗한 한 표를 행사해 조합의 건강한 내일을 만들어 주시길 요청 드립니다.”
△장인흥 전북선관위 사무처장은
장인흥(59) 전북선관위 사무처장은 서울 태생으로 강원도 선거관리위원회 6개월 근무 외에는 서울을 떠나본 적이 없다.
그는 지난 선관위 인사에서 전통이 살아있는 예향의 도시 전북 근무를 희망했고, 현재 취임 6개월을 맞았다.
장 사무처장은 서울디지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선관위에서 30년간 근무했다. 선거연수원 교수기획부, 관악구·종로구 선관위 사무국장, 선거연수원 시민교육부장, 선거연수원 연수기획보장, 강원도 선관위 홍보과장 등 주요 요직을 역임했다. 지난해 7월 1일자로 전북선관위 사무처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후배 공직자들에게 ‘최소한의 법’을 강조한다. 처벌이 능사가 아닌 예방과 감독으로 불법행위를 최소화시키자는 취지다.
장 사무처장은 “선관위가 선거에서 잘못하고 불법적 행위를 적발하는 역할을 하다보니 후보자나 유권자들에게 무서운 기관으로 인식되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우리가 하는 일도 결국 모두가 투명하고 청렴한 선거를 치르자는 의식을 확산시키기 위함으로 언제든지 많은 조언과 비판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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