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도심내 장기간 사용되지 않은 빈집을 대상으로 한 정비사업의 정책 확대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노후화된 빈집이 늘면서 도시 경관을 저해하고 붕괴로 인한 사고 위험과 화재·범죄 노출 우려가 늘고 있어 빈집 정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 매년 판에 박힌 철거나 단순 정비 지원사업보다는 도시재생과 연계한 정책 발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 전문가 등의 목소리다.
17일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주도심에는 빈집이 2969동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주지역 빈집 수는 2021년 2751동, 2020년 2320동, 2019년 1961동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이에 시는 올해 2억 2000만원을 들여 도심 빈집을 정비하고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지난 2008년 빈집정비를 시작한 전주시는 2017년 부터 '도심빈집정비 주민공간 조성사업'으로 명칭을 바꾸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마다 평균 10여 곳의 빈집을 정비하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14곳을 대상으로 주차장 7곳, 텃밭 5곳, 반값임대주택을 1곳을 조성했다.
현재 이 사업은 소유자의 동의를 얻어 빈집을 철거하거나 공공용지로 리모델링하는 방식 등 크게 두가지로 추진하고 있는데, 후자의 경우 텃밭·주차장·반값임대주택으로 나눠진다.
오랜 기간 도심공간에서 노후 상태로 방치돼 붕괴 위험이 있거나 미관을 저해하는 빈집을 정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보니 공동체나 주민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활용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빈집을 활용한 마을 숙소(홈스테이), 주민 커뮤니티 시설을 마련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빈집 방치 문제는 도심 공동화와 직결된 문제다 보니 단순 정비를 넘어선 활용과 관련한 정책을 더 고민해야 한다"면서 "예를 들어 전주 관광자원과 연계한 체류형 관광객 유치를 기대할 수 있는 숙소 등 도심과 공동체에 활력을 줄 수 있는 대안을 심층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지역 특색에 맞는 공간 조성의 이점은 타 지역의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강원도는 지난해 폐광지역개발기금을 지원해 정비가 시급한 빈집을 소유자 동의를 얻어 리모델링하고 지역 농산물로 김치를 만드는 공장의 근로자 숙소로 활용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에서는 창의적이고 다양한 빈집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한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선정된 사례를 보면 메이커스페이스 공간(제품제작·촬영·업사이클링·국악동호회), 워케이션 센터, 마을호텔(빨래방·공유주방), 곤충 스마트팜 등 창의적인 제안이 모여 눈길을 끌었다.
한편, 시는 현재 한정된 예산으로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새로 건물을 짓거나 시설을 운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역주민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빈집을 철거한 자리에 들어설 필요성이 있는 체육시설이나 공원 등 생활 SOC를 조성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개인 소유의 빈집을 매입해 그 중 일부를 주민들이 원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주는 사업을 점차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시민들의 주거 여건이 향상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김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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