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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기업 도전과 성공 스토리] 백년가게 신가네정읍국밥

3대를 이어 60여 년 전통의 맛을 잇는 신가네정읍국밥
정읍, 전주, 광주, 목포, 여의도 등 가맹점만 10여 곳
비법 양념 스프 개발해 본점·가맹점 맛 차이 줄여
본점은 공사 통해 장애인 친화 식당으로 탈바꿈
4대는 아들 김관우 씨..."목표는 국밥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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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가네정읍국밥 김종성, 신은미 대표가 펄펄 끓는 국밥을 서빙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음식과 문화를 선도하는 기업, 신가네정읍국밥입니다."

3대를 이어 60여 년 전통의 맛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신가네정읍국밥이 식당을 넘어서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중소벤처기업부는 3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하면서도 오랫동안 고객의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고 인정해 신가네정읍국밥을 백년가게로 선정했다. 백년가게는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에 1356곳, 전북에 81곳이 있다.

신가네정읍국밥은 3대를 이어온 전통 그대로의 맛을 살리고 만민이 향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창립 이념을 가지고 65년째 역사를 쓰고 있다. 65년 달려오면서 신가네정읍국밥 가맹사업을 펼친 결과 현재 정읍(본점), 전주, 부안, 고창, 광주, 목포, 여의도, 통영, 무안 등 가맹점 10여 곳을 두고 있다.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맛의 일관성 덕분이다. 김종성·신은미 대표는 "3대째 이어지는 가업이고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어느 순간 맛의 일관성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밤낮으로 이 맛의 일관성을 찾는 데 시간과 정성을 들여 비법 양념 스프를 개발했다. 가맹점에서도 본점 그대로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4년에 걸쳐서 스프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가맹점 어느 곳에서 먹어도 "확실히 본점이 맛있지"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렇게 신가네정읍국밥은 몸집을 키우면서도, 키우고 나서도 고객들에게 최선의 서비스와 맛을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는 개발·연구하고 있다.

 

"대를 이어오면서 내려온 가르침이 '먹을 것 주는 기쁨이 가장 크다'는 말입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든 고객이 뜨거운 국밥 한 그릇으로 요기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때의 기쁨이 가장 크다는 의미다. 이는 3대째 내려온 신가네정읍국밥의 가르침이다.

신가네정읍국밥의 역사는 1958년 정읍시 신태인읍에서 시작됐다. 신은미 대표의 고모인 신순애 씨가 시작해 신 대표의 엄마인 조금자 씨가 물려받고 2002년에 김종성(56)·신은미(53) 대표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후에는 부부의 아들인 김관우 씨(전주대 외식산업학과 3년)가 대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 대표는 "1급 자동차 정비사로 대기업에서 현장근무와 외국생활을 경험했다. 호주에서 3년 정도 살았을까, 한국으로 발령받았다. 당시 장모님이 건강상의 이유로 가게 문을 닫아야겠다고 했었다. 자리도 잡았고 맛도 있었기 때문에 그냥 닫기에는 아쉬운 마음이 커서 가업을 물려받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루 서너 시간씩 자면서 영업했다. 조그마한 평수에서 시작했는데 그동안 가업을 이어오면서 맛이나 단골 등 다져온 것이 많아서 타 지역에서도 찾아오는 국밥집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작은 국밥집으로 시작했지만, 점점 몸집을 키우면서 이제는 수출까지 내다보고 있다. 아들에게 바통을 넘기는 이유 중 하나다. 수출은 대를 이어가면서 장인 정신을 고집하고 비법을 전수하기보다는 조금 더 몸집을 키울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다 떠올린 대안이다. 수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밀키트를 개발하는 등 기반을 다지고 있다.

신가네정읍국밥은 중소벤처기업부 밀키트 개발사업을 통해 메뉴 중 하나인 정읍국밥과 철판순대볶음을 모티브로 한 곱창순대떡볶이 밀키트를 개발했다. 밀키트는 현재 인천국제공항, 네이버 스토어 등에 입점돼 있다.

전국을 넘어 세계로 성장 발판을 확대할 백년가게 신가네정읍국밥의 모습이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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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를 이어 전통의 맛을 이어가고 있는 (왼쪽부터) 김관우(아들), 김종성(아버지), 신은미(어머니) 대표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조현욱 기자

신가네정읍국밥 김종성·신은미 대표 "음식 앞에서는 그 누구도 차별받지 않았으면 해요."

김종성·신은미 대표(이하 대표)는 신가네정읍국밥을 물려받았을 때 장애를 가진 친구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됐다. 친구는 대표에게 "우리는 밥 먹을 데가 없다.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곳도 턱없이 부족하고 주차장은 물론 비장애인들의 시선이 있어서 어디 가서 밥 먹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표는 본점을 장애인 친화 식당으로 탈바꿈했다. 식당과 최대한 가까이 장애인 주차 자리를 만들고 전동 휠체어도 들어올 수 있도록 조성했다. 또 어려움이 있으면 직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출입구에 비상벨도 설치했다.

대표는 "새로 조성하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 식당도 휠체어가 들어올 수 없어 바깥에서 밥을 먹는 장애인도 다수 있었다. 지금 조성하고 나니 그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시선 신경 쓰지 않고 먹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렇듯 대표가 가장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고객이다. 정직, 정도, 정성, 정진이라는 네 가지 철학을 가지고 고객을 대하고 있다. 음식의 재료부터 엄선해 정직으로 고객의 먼저 생각하고, 가맹사업에서 법·원칙을 지키며 약속을 엄수하는 정도경영을 하고, 고객에게 정성을 다하겠다는 초심으로 노력하고, 3대를 이어온 전통 그대로의 맛 자존심을 걸고 정진하겠다는 목표다. 오랜 시간 고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비결이기도 하다.

이 자리까지 오는 동안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대표는 "오랜 시간 역사를 이어오다 보니 위기는 셀 수 없이 많았다. 솔직히 이혼 도장 찍고 법원 앞까지도 갔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저희뿐만 아니라 모든 자영업자의 이야기다. 당시 못 참고 이혼했다면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없었다"며 "시간이 해결해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처음 시작할 때 무일푼으로 한국에 왔기 때문에 쉽지 않았다. 위기나 고생은 5, 6년이다. 생각보다 안 되고 어려워도 조금만 참으면 행복이 온다는 걸 배웠다"고 했다.

대표는 인터뷰 내내 고객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끊임없이 고객들이 관심과 사랑을 보여 줬기 때문이다. 대표는 "사실 국밥 치고 저렴한 가격은 아니다. 그래도 많은 고객이 식당을 찾는다. 심지어 10분 정도 기다릴 때도 있는데 자리 안 떠나고 차례를 기다릴 때 너무 감사하다. 고객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더 좋은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뭐 하나라도 챙겨갈 수 있도록 해 주고 싶어서 연구하고 있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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