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 실제 외교 현장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세계사 통해 살펴
각국 정상들이 식탁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등 현장 생생하게 전해
미국과 중국 긴장 녹인 녹차 파르페, 중국-북한 혈맹 복원시킨 2억 원짜리 마오타이, 일본 총리에게 내놓은 신발 디저트, 중국을 벌벌 떨게 한 스테이크.
안문석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식탁 위의 외교>(인물과 사상사)를 펴내 독자들이 어려워하는 세계 외교와 현대사라는 흥미로운 식사를 차려냈다.
책에는 ‘달콤한 외교’, ‘깊은 풍미의 외교’, ‘스토리가 있는 음식 외교’, ‘역발상 음식 외교’, ‘씁쓸한 외교’, ‘독한 맛 외교’ 등 총 6개의 코스로 준비돼 있다.
총 27개의 메뉴 중 단연 눈길을 끄는 메뉴는 지난 2018년 평화의 상징이 된 ‘한반도에 훈풍 몰고 온 옥류관 냉면’이었다. 책 속에는 그동안의 남북 정상회담 음식의 역사와 평양냉면이 지난 2018년 남북 정상회담 만찬의 메뉴가 된 이유, 평양 옥류관의 역사 등에 대한 내용을 담아 글의 풍미를 더했다.
이 밖에도 안 교수는 음식이 실제 외교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세계사의 27가지 풍경을 통해 설명한다.
또 윈스턴 처칠, 이오시프 스탈린, 로널드 레이건, 시진핑, 버락 오바마 등 각국의 정상들이 실제 주요 협상에서 식탁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그 현장을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다. 특히 외교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음식과 식탁이 어떤 대목에서 어떤 맥락으로 외교의 윤활유가 되는지 등에 대해 현장감 있게 설명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상대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상황에 맞지 않은 음식을 내놓는 것 등 부정적인 역할에 대한 역동적 묘사도 있어 독자들의 흥미를 더욱 끌고 있다.
안 교수는 “마음을 사로잡는 외교로 우리의 매력을 더 키우고, 자연스럽게 우군을 더 늘려나가는 것에 중점을 둬야한다”며 “적시에 상대의 호감도 사고 상황을 진전시켜 나가기 위해 우리가 자랑하는 한국 문화, K-팝 등 우리 정서가 담긴 음식 등이 다양하게 활용돼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음식을 잘 써서 주변국 외교가 조금이라도 더 원활하게 진행되고, 거기에 쓰이는 음식 가운데 우리 음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확대되고, 나아가 우리의 좋은 음식이 세계에 알려지면서 우리의 매력이 한층 커지기를 기대해본다”고 덧붙였다.
안문석 교수는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해 영국 요크대학교에서 정치학 석사, 영국 워릭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아 전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그는 <북한 민중사>, <무정 평전> 등 다수의 저서를 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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