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심는 문화 사라지면서 나무시장 발길 줄어
일상 회복, 가격 안정세로 기대했지만 정반대 상황
전북지역 나무시장 매출 30% 가까이 줄어들어
소비자는 경기 침체로 묘목 소비 심리 위축돼
농민은 안 팔려서 계속해서 가격을 내려야 하는 상황
"4월 5일은 말이 식목일이지, 요즘은 나무도 빨리 심으니까 식목일 특수도 없어요. 가뜩이나 비까지 오니까 식목일이라고 해서 누가 나무시장까지 오겠어요."
기후 온난화와 이상 기후로 식목일의 평균 기온이 상승하면서 나무를 심는 문화가 점점 사라지면서 산림조합이 운영하는 나무전시판매장(이하 나무시장)을 찾는 발길도 줄어들고 있다.
나무시장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해 냉해 등으로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묘목 가격이 급등한 반면 올해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묘목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고 일상 회복 등에 따라 발길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전북지역 나무시장 매출은 전년에 비해 오히려 3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나무를 심어야겠다는 마음의 여유가 사라지고 있는 반면 농민은 예년에 비해 인건비나 초기 비용이 많이 들지만 소비자들이 나무시장을 찾지 않을까 손해를 감수하고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팔리지 않아 계속해서 가격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5일 산림조합중앙회 전북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전북지역 산림조합 나무전시판매장(이하 나무시장) 주요 수종 평균 판매금액(1그루 기준)은 감나무 대봉(접목 1년·1.2m) 7000원, 감나무 단감(접목 1년·1.2m) 1만 원, 사과 부사·홍로(접목 1년·1.5m) 1만 2000원, 매실 천매·홍매(접목 1년·1.2m) 5000원, 블루베리는 7000원 등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감나무 대봉·단감은 5000원, 매실 천매·홍매와 블루베리는 1000원 저렴해지고 사과 부사·홍로는 가격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나무시장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풀리면서 사람이 몰리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있었다. 전체적인 경기 침체 때문인지 생각보다 사람이 많이 오진 않았다. 특히 이상기후로 3월 중하순에 나무 심는 사람이 많다 보니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문화도 많이 사라졌다"며 "올해는 묘목도 저렴한 가격에 책정 됐는데 매출이 2∼30%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매년 나무시장을 찾았던 시민 박모(60) 씨는 "묘목을 살 때 한두 그루 사는 게 아니다 보니 묘목 가격이 비싸면 덜 사게 되는 것 같다. 예년에 비해 묘목 가격이 안정화됐다고는 들었는데 요즘은 하도 고물가로 난리고 나무 심어야겠다는 여유가 없어서 올해는 따로 나무시장에 안 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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