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채우지 못한 욕망이 한둘 있을 수 있다. 제때에 맞춰 학업을 이을 수 없었던 나는 배움에 대한 갈망이 남다르다. 학교는 늘 나의 동경이었고 배움은 나의 우상이었다. 그러니 어찌 강학의 전당인 서원에서 아무렇게나 행동할 수 있겠는가.”(수필 ‘무성서원에서 상춘곡을 떠올리며’ 일부)
김추리(71) 작가가 수필집 <별탑>(수필과비평사)을 문단에 새로 펴냈다.
인생의 중간 항로에서 문학이란 등대지기를 만난 작가는 수필을 동반자로 삼고 있다.
그는 문학을 접하기 전엔 찾아볼 수 없었던 내재된 자아를 차분히 응시한 채 세상을 향해 봄꽃 향기처럼 유랑하고 있다.
그런 과정 속에 나름대로 시대를 사유하고 인생에 대해 성찰한 단상을 담담하게 풀어놓은 문장들을 엮어 이번에 또 한 권의 수필집으로 펴냈다.
글을 쓴다는 건 끝없는 자기 연마이자 담금질의 연속이다.
이번 수필집에서 작가는 자아도취나 주관성에 함몰되기보다는 외부 현실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과 자신의 감정을 끊임 없이 추적하며 역동적인 언어로 표현해냈다.
작가는 “가파른 일상을 내쉬는 숨결인 수필을 쓰노라면 고뇌의 그늘에 고인 흙탕물을 맑히는 시간이다”며 “수필은 별빛이 돼 수억 광년을 건너오는 언어의 몸짓이고 끊임없이 주고받는 무한한 사유의 공간이다”고 고백했다.
작가의 수필에서 풍류와 낭만의 상춘곡을 써내려간 치열한 흔적을 쫓아가보면 강렬한 생명력을 통한 자연의 에너지를 독자에게 고스란히 발산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허상문 영남대 명예교수(문학평론가)는 해설에서 “작가의 문학적인 노력은 수필계의 메마른 현실에 저항하는 정신의 발로”라며 “이런 작가정신은 앞으로 더욱 훌륭한 작가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한다”고 밝혔다.
임실 출신인 작가는 1998년 지구문학에 수필로 등단했으며 강산이 수없이 변하는 세월 동안 수필집 <꿈꾸는 달항아리>, <썰마의 꿈>, <봄향을 담은 달항아리>와 시집 <물뿌랭이 마을로 가는 길>, <겨울을 날다> 등을 펴냈다.
지속적인 문단 활동으로 제27회 전북문학상, 제15회 임실문학상 대상, 제30회 전북수필문학상, 제5회 정읍사문학상 대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한국문인협회, 국제펜 한국본부, 전북문인협회, 전북수필문학회, 전북시인협회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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