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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 인물] 한종관 전북신보 이사장 "기업이 잘 돼야 지역경제도 살아난다"

이론과 실무를 두루 갖춘 전국통 금융 전문가
한종관 신임 전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역할 막중
"그간의 경험 토대로 전북지역 경제 발전에 힘쓸 것"
조직 정체성 재정립, 업무 인프라 재정비 시급
"전북신보를 융합형 종합지원기관으로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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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관 전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이 전북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전북신보의 발전 방향에 대해 말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지난 2월 말 전북신용보증재단(이하 전북신보) 신임 이사장에 이론과 실무를 두루 갖춘 금융 전문가인 한종관(63) 이사장이 취임했다.

코로나19의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미국-중국의 패권 싸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인한 경기침체가 발생하면서 소기업·소상공인의 고충이 커지는 실정이다. 전북신보의 역할이 막중하기 때문에 한 이사장이 뚝심과 강한 추진력으로 전북지역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디딤돌 역할이 돼야 하는 시기다.

한 이사장도 전북신보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는 것을 알고 취임 후 발 빠르게 각 부서, 지점 등에 업무 보고를 받고 업무 파악에 나섰다. 직원들에 전북신보의 역할을 강조하고 직원 개개인에게 세밀한 피드백을 주는 등 조직의 정체성과 업무 인프라를 재정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취임한 지 2개월이 지난 한 이사장을 만나 전북신보의 역할, 전북지역 경제의 실정, 전북신보 추진 사업 등에 대해 들어봤다.

 

- 늦었지만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전북신용보증재단의 가족으로 고향의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해 일할 수 있게 돼 영광입니다. 지난 39년 동안 줄곧 중소기업·소상공인과 관련된 기관에서 일해 왔기 때문에 누구보다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제 귀향했으니 그간의 경험을 총동원해서 전북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온몸을 던지겠습니다."

 

- 고향이 진안이고 학창 시절도 전북에서 보냈다고 들었습니다. 나고 자란 곳에서 일하게 되셔서 기분이 남다를 것 같은데요.

"대학 시절 전북애향장학재단의 장학금으로 학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취업 때문에 서울에서 40여 년을 살았지만 단 한 번도 고향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늦게나마 고향을 위해 일할 수 있게 됐다는 기쁨과 함께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도 느끼고 있습니다. 학창시절 고향으로부터 받은 큰 은덕에 보답하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뛸 각오로 임하려고 합니다."

 

- 전북신보가 지난해 창립 20주년을 맞이했는데요. 지난 20여 년을 돌아본다면요.

"전북신보가 설립된 지 20년이 지났다는 것은 어엿한 성년이 됐다는 의미와도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업무 인프라도 재정비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상황에 놓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보증 업체 수 5만 5000개, 보증 잔액 1조 5000억 원으로 전북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업무 영역과 인프라가 미흡해 도민의 요구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 그렇다면 이사장님이 생각하시는 전북신보의 가장 큰 과제는 무엇인가요.

"전북도에 14개 시·군이 있지만 전북신보의 영업점은 8개, 직원을 83명에 불과합니다. 원격지 기업까지 실효성 있게 지원하기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루빨리 조직, 업무 인프라를 짜임새 있게 갖춰서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도록 해야 합니다. 언제까지 예산 부족만 탓할 수는 없어요. 전북신보가 도민의 눈높이에 맞춰 현장감 있게 기업의 성장 발전,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발전, 삶의 질 등 전북지역 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 올해 전북신보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 있다면요.

"신용보증을 지난해보다 많은 6000억 원 이상으로 확대 공급하려고 합니다. 14개 시·군과 은행 간 매칭 출연을 통해 원격지 기업까지 자금이 원활하게 지원되도록 추진할 것입니다. 성실 실패자의 경제활동 재개를 돕기 위한 다시 서기 프로그램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업에 실패했지만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 분들에게는 채무 감면, 재도전 보증을 지원해 재기할 수 있도록 도울 생각입니다."

 

- 전북신보의 경영 컨설팅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어떤 조치도 없이 금융(보증)만 지원하는 것은 자칫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습니다. 최근 2년 동안 전북신보의 경영 컨설팅을 받은 기업의 2년 생존률은 87.1%인데 일반 창업기업은 55.9%로 집계됐습니다. 전북신보가 금융(보증)과 비금융(컨설팅)을 동시에 지원하는 융합형 종합지원기관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해 주는 통계입니다. 이에 창업기업에 대한 경영 컨설팅 서비스도 크게 확대하려고 합니다.

 

- 지역에서 전북신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기업이 힘들 때 든든한 버팀목이 돼야 합니다. 기업은 보통 성장 단계에서 몇 차례 죽음의 계곡에 직면하게 됩니다. 아이디어와 기술 사업화에 성공해도 자금이 부족해서 상용화에 실패하면 결국 도산하게 됩니다. 전북신보는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설립된 비영리 공익기관인 만큼 기업에 소나기가 내리고 우박이 쏟아질 때 기업에 우산을 씌워 주는 구원투수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 전북신보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가실 계획인가요.

"이제는 새로운 미래 20년을 준비할 때입니다. 조직·체계적인 경영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현재 TF(태스크 포스)를 구성해 마스터 플랜 뉴 비전 2026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전북신보가 융합형 종합지원기관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고객의 보증 수요와 접근성을 고려해 영업조직을 크게 확충할 예정입니다. 기업의 성장 단계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역별 상인회, 시·군, 전북신보, 대학이 모두 참여하는 지역협의체를 구성해 지역 특화산업을 활성화하는 마중물 역할도 적극 수행해 나갈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최근 전북국제금융센터 건립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요.

"전북국제금융센터의 성공적인 건립은 매우 중요합니다. 센터는 서울, 부산에 이어 전북을 제3의 금융중심지로 지정하기 위한 기본 인프라인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센터를 중심으로 금융 타운을 조성해 국민연금 투자운용사, 금융회사 지역본부, 한국투자공사, 농협은행 본점 등을 유치함으로써 제3의 금융 허브(중심지)로 키워 나간다면 전북지역 경제의 성장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끝으로 도민, 중·소상공인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그동안 전북이 많이 발전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중소기업·소상공인은 전북지역 경제의 뿌리입니다. 뿌리가 튼튼해야 나무가 크게 자랄 수 있듯이 기업이 잘 돼야 전북지역 경제가 살고 일자리가 늘어날 것입니다. 온갖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새로운 미래에 도전하는 기업인이 애국자 중의 애국자라고 생각합니다. 사업 운영과 관련해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지 전북신보를 찾아 주시면 좋겠습니다. 항상 중·소상공인의 곁을 든든하게 지키는 버팀목이 되겠습니다."

 

한종관 전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은

진안 출신으로 전주신흥고, 전북대 경영학과,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영학과, 전북대 일반대학원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신용보증기금 상임·전무이사,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경영혁신연구원장, 서울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중앙대 경영경제대학 겸임 교수, 서울시립대 자유융합대학 초빙교수 등 지난 39년동안 금융 등과 관련된 일을 한 전국통 금융전문가다.

이밖에도 인사혁신처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일자리위원회 민간 일자리 전문위원 등 폭넓은 활동을 펼쳤다. 2013년에는 금융산업 발전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산업포장, 2020년에는 대한민국 가장 신뢰받는 CEO 경영대상(리더십 경영 부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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