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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허울뿐인 ‘태권도 성지화’… 현안 사업 총력을

무주 태권도원이 내년이면 개원 10주년을 맞는다. 지난 2014년 태권도원 개원과 함께 무주는 세계 8000만 태권도인의 성지이자 관광명소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이 같은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민자 유치 계획이 차질을 빚었다. 태권도원 내 13만3000㎡ 부지에 1000억여원 규모의 호텔과 가족휴양시설·건강레포츠시설 등을 민간자본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은 지금도 청사진뿐이다. 

태권도 관련 기관·단체 이전·집적화 계획도 제대로 추진되지 않았다. 세계태권도연맹 본부 무주 이전을 내심 기대했지만 실패했다. 서울에 본부를 둔 세계태권도연맹이 지난해 본부 이전 사업을 추진하면서 각 지역으로부터 유치의향서를 받았고, 최근 춘천시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무주군은 유치의향서조차 내지 않았다. 태권도 성지화를 외쳤던 무주군과 전북도가 지역의 태권도 인프라를 확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눈앞에 두고도 손을 놓고 방관한 셈이다. 상징성이 큰 국기원을 유치해야 한다는 지역사회의 요구가 많지만 이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국기원은 시설이 낡고 협소해 세계 태권도본부로서의 기능을 담당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신축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 밖 지방으로의 이전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는 분위기다.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현안 사업은 국가차원의 글로벌 태권도 인재 양성 기관인 ‘국제 태권도 사관학교’ 설립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북 공약으로 무주에 태권도 대학원인 ‘국제 태권도 사관학교’를 설립해 운영하겠다고 했다. 대통령 공약이라고 해서 안심하고 방관할 일이 아니다. 국립 대학원대학으로 설립하려면 예산 확보는 물론, 관련 법률·제도 등도 개선해야 하는 만큼 갈 길이 멀다. 무주군에만 맡길 일이 아니다. 전북도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지역 정치권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 국제 태권도 사관학교 설립사업을 제대로 진척시키는 게 무주 태권도 성지화 사업을 비로소 본궤도에 올리는 길이다.

더 이상 ‘빛 좋은 개살구’로 남아서는 안 된다. 국제 태권도 사관학교 설립사업을 발판으로 무주가 명실상부 세계 태권도의 성지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지역 정치권과 지자체가 역량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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