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약’ 채팅 만으로 구매 가능⋯전북경찰 “마약사범 검거 최선"
최근 서울 강남 마약 음료 사건 등 전국적으로 마약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에서 손쉽게 마약을 구매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27일 전북일보가 SNS상에서 일명 ‘나비약’으로 불리는 디에타민을 검색하자 많은 판매 및 구매글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검색한 디에타민은 단기적으로 체중감량을 보조해 주는 식욕억제제로 알려져 있어 최근 다이어트를 하려는 시민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문제는 이 디에타민의 주성분인 ‘펜터민’이 강한 의존성과 중독성으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마약류관리법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마약류관리법이 적용됨에 따라 의사 처방 없이는 디에타민을 구매할 수 없고 만 16세 이하 청소년에겐 처방되지 않는다. 물론 개인 간 거래도 불법이다.
많은 디에타민 판매 글 중 한 판매자에게 디에타민 구매 의사를 밝히자 곧바로 필요한 수량을 묻는 답장이 왔다.
필요 수량을 말하자 판매자는 전화번호, 배송지 주소 등의 정보를 요구하며 계좌번호를 보냈다.
기자가 판매자에게 디에타민 사진 인증을 요청하자 판매자는 “처방 받고 보내주겠다”고 회신했다.
또 다른 판매자에게도 구매 문의를 하자 주문 양식이 담긴 메시지와 함께 즉시 배송해 주겠다는 메시지가 회신되기도 했다.
두 판매자 계정에는 수많은 디에타민 등의 구매 인증 글이 올라와 있었다.
이 같은 디에타민 구매 사례는 실제 우리 일상에서도 흔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3월 19일 전북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SNS에 ‘디에타민 판매합니다’라는 게시글을 올린 후 디에타민 10정을 판매한 혐의로 A양(10대)을 붙잡기도 했다.
온라인상 마약 구매 외에도 전북에서는 매년 끊임없이 마약사범이 검거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전북에서 검거된 마약 사범은 모두 768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8년 85명, 2019년 138명, 2020년 179명, 2021년 162명, 2022년 204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SNS상에서 자행되는 마약 매매의 경우 공급자 검거는 커녕 운반책조차 잡기 힘들다.
일반적으로 온라인상 마약을 구매하게 되면 ‘드로퍼(마약운반책)’들이 흔히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은닉 장소에 놓고 떠난다.
하지만 드로퍼를 잡아도 상위 드로퍼가 존재하는 등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면서 검거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마약범죄를 줄이기 위해 엄벌주의가 능사가 아니지만 마약을 공급하는 이에 대해서는 엄벌주의에 입각해 처벌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김일옥·안효녕·김슬기의 ‘싱가포르의 마약류 사용범죄 대응 정책의 시사점’ 논문에 따르면 주요 마약 공급국 주변에 위치한 싱가포르가 마약류 정책이 일정한 통제력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로 공급범죄와 사용범죄를 명확히 구별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이어 싱가포르가 마약 공급자들에게는 사형 및 태형 집행 등 강력한 엄벌주의를 취하는 반면 마약 중독자에겐 중독 치료와 직업 훈련 등 사회복귀 프로그램에 적극 투자하는 정책은 한국에 시사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김현민 전북경찰청 마약수사대장은 “마약 범죄가 점조직화돼 있어 검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마약사범이 전북도에 발 딛지 못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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