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 있듯 국립 군산대가 지난 2021년 교육부 일반재정지원대학에 탈락한 아픔을 딛고 새로운 비상을 하고 있다. 이는 대학 구성원 모두가 위기의식을 갖고 모두가 함께 움직이고, 노력하고, 실천에 옮기는 희생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그 중심에 이장호 총장은 취임 직후부터 과감한 대학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고강도 개혁을 단행해 짧은 기간 내에 미래지향적인 교육시스템 전환 등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제 군산대는 지역과 협업하고 세계로 뻗어나가는 글로컬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상황. 이에 이장호 총장을 만나 취임 1주년 소감과 향후 대학 운영 방향 및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 1주년을 맞았습니다. 먼저 소감 부탁드립니다.
“지난 1년간 군산대에 많은 변화가 있었고, 그 시간들을 뒤돌아보니 먼저 ‘감사’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군산대의 경우 지난 2021년 교육부의 일반재정지원 대상에서 탈락했다가 이후 대학대전환을 위한 강도 높은 개혁 작업을 펼친 끝에 지난해 추가 지원 대학에 선정, 다시 한 번 경쟁력을 입증 받았습니다. 그 동안 군산대에 여러 가시적인 성과가 드러났는데 이는 누구 한 사람에 의한 결과보다는 내부 구성원들의 노력과 뭔가 변화시키려는 의지들이 모아져 낸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대학의 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부 구성원들이 새롭게 맞게 되는 변화에 부담을 느끼고, 경우에 따라서는 희생도 요구됩니다. 그러나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 뜻을 같이하고 소통하는 노력들이 실질적인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여기에 군산대를 응원하는 시민들과 지역사회 덕분에 위기를 기회로, 그리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모든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오늘날 지방대학이 위기이고 군산대 역시 가야할 길이 멉니다. 그러나 지역사회와 신중하게 지혜를 모아 지금의 상황에 새로운 변화를 준다면, 군산대는 분명 더욱 강한 대학으로 새롭게 태어날 것입니다. 전 구성원이 합심하여 함께 움직일 때 성장과 변화를 이뤄낼 수 있듯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초심을 잃지 않고 지금의 추진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1년간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일과 성과가 궁금합니다.
“총장 취임 후 대학 대전환을 위해 수요자 중심의 학사구조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기존의 7개 단과대학을 2개 단과대학인 HASS대학(Humanities, Arts, and Social Sciences)과 ONSE대학(Ocean, Natural Sciences, and Engineering)으로 통합했고, 본부 직속 특성화대학부로 법행정경찰학부‧글로벌비즈니스학부‧간호학부‧소프트웨어 학부‧자율전공학부를 두는 등 2개 단과대학, 8개 학부, 35개 학과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특히 군산대는 개편된 시스템으로 2023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한 결과 지난해 대비 신입생 충원율이 대폭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군산대가 주력하고 있는 ICC(Industry-Community-Coupled Cooperation Center) 기반 특성화대학부제는 지역산업기반 특성화를 통해 쌍방향 기반 산학협력을 체질화하며, 수요자인 학생과 기업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수채용방식에서도 전공 지원 장벽을 허물고 ‘자율분야 채용방식’을 도입해 33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등 새로운 도전을 통한 교육혁신 사례를 차근차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학생복지차원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학생통학버스를 신입생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대폭 높였고, 통학버스 노선도 늘여 원거리 통학생의 편의를 도모하면서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와이파이사각지대, CCTV사각지대, 조명사각지대 등 캠퍼스 사각지대 제거작업을 통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캠퍼스 환경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국제교류에서도 몽골국립교육대학, 몽골국립과학기술대학, 몽골국립농업대학, 아프리카 시에라리온, 케냐 등과의 교류활성화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미국 푸에블로 커뮤니티대학과의 교류협력을 통해 현장실습 및 학생 취업, 국제교육활동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등 글로벌 교류영역도 확장했습니다.”
지역사회의 발전 및 상생을 위한 노력은 무엇이 있었나요?
“지역대학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길은 단연코 대학 자체 역량을 강화하는 일입니다. 지역사회에서 대학은 행·재정적 네트워크, 산학연관 활동, 지역 상권 및 지역민의 삶 등 큰 규모에서부터 일상적인 일에까지 세세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러기에 국립대학은 지역사회와 함께 움직이고, 성장하며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과 그런 모습들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군산대는 산단 내 기업들과 꾸준하게 산학협력을 펼쳐왔으며 이를 통해 지역의 미래 먹거리이자 주요 전략산업에 코드를 맞추고 연구력 및 우수한 현장 기반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시스템을 꾸준히 업그레이드시키고 있습니다. 실례로 강수특구가 선정된 후 이 사업을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산업 생태계의 허리 축인 R&D 기술력 기반의 탄탄한 중소‧중견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을 뿐 아니라 투자환경 개선으로 건강한 일자리를 창출해 나가는 데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지역민들과 다양한 교류는 물론 국립대학으로서 공적가치 추구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하며 소통하고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교류 행사를 꼽으라면 지난해 캠퍼스를 개방해서 시민들과 함께 월드컵 축구경기를 관람하며 응원했던 일입니다. 특히 응원전의 열기를 높이기 위해 월드컵 경기에 앞서 교내 풋살장에서 지역민과 함께 하는 풋살대회를 개최, 친목과 화합을 다지기도 했습니다. 또한 우수 학생들을 선발해 지역의 청소년들에게 학습지원에 나선 점도 매우 인상적인 사업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고착화되어가는 신분의 편차 등을 줄이기 위해 국립대학으로서,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여러 이유로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취약계층 자녀들을 위해 교육 지원 프로그램(방과후수업)을 시범적으로 운영했는데 반응이 매우 좋아 올해도 확대 적용할 계획입니다. 국립대학의 책무 가운데 하나가 지역의 교육력을 높이는 것으로 그러한 교육 편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역의 중심 국립대학인 군산대가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지역사회와 소통의 폭을 넓히기 위해 군산대가 운영하고 있는 미술관을 개방하고 있습니다. 지역에 작품을 전시할 수 없는 공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그 동안 지역 미술교사‧대학 졸업생‧지역 전업 작가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전시화가 열려 지역 문화예술 발전 및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대학마다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학령 인구 감소가 심각한 수준입니다. 이로 인해 대학 입학 진학률도 계속 떨어지고 있는 등 지방대학이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학생들이 대학을 더 이상 과거처럼 80~90% 가는 게 아니고 70%대로 떨어졌다고 봐도 무방하고 더욱이 대학 모집 정원하고 입학하는 학생들의 편차가 14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는 1000명 정도 모집하는 대학교가 140개 없어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의미입니다. 지방 국공립대학이 살아남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역산업 및 지역사회와의 강한 연대의식을 가지고 상호보완하면서 발전하는 플랫폼 구축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취임 직후부터 미래지향적인 교육시스템 전환, 학생복지증대, 군산시청 및 군산시의회, 총동문회 등 지역사회와의 유대강화에 많은 신경을 쓰며 지역 내 군산대의 긍정적 이미지를 다져왔습니다. 군산대는 군산국가산단, 새만금산단, 장항국가산단를 배후로 하면서 국가산업단지가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큰 역할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RIS)사업’의 에너지신산업 중심대학으로 융합인재양성, 탄소중립실현을 통한 친환경에너지 선도 기술 확보, 산학연 협업을 통한 신산업 육성 등을 중점 추진하며 지역 핵심사업 및 국가 전략사업에서 중심 역할을 하기 위한 기반을 닦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의 학사구조 개편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하나는 고객의 수요를 만족하기 위한 노력이며, 그 고객은 학생과 기업입니다. 특히 학생들이 선호하는 것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군산대는 최근 3년 동안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를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수치를 통해 대학이 뽑고자 하는 학과와 지원하는 학생들의 미스 매칭을 줄이고, 더 나아가 지역 인재가 유출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나가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유연한 학사구조와 교육의 수월성을 확보하기 위해 과감하게 단과대학을 통폐합하고 수요자 중심의 ICC기반 특성화 대학부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른 대학과 비교해 군산대만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제가 외국에 나갈 때 베트남‧몽골 등 외국대학들이 군산대를 특별히 부러워하는 것이 있다면 군산 국가산단 및 새만금 산단 등 큰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핵심인재를 양성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몽골이나 인도‧베트남 등 이런 나라에서 우리 대학에 학생들을 보내 현장 실습을 하기를 원하고 있으며 갈수록 수요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군산대는 산학협력이 잘 되는 대학으로서 지리적 요건과 산업 환경을 잘 활용할 경우 취업률 하나만큼은 전국 최고가 될 수 있는 잠재력과 가능성이 굉장히 큰 대학입니다. 또한 인천부터 목포까지 통틀어서 군산대학이 해양산업 해양수산업에 관련된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유일한 고등교육기관이라는 점도 강점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우리 대학은 사회변화와 산업수요를 반영해 에너지신산업 분야, 미래자동차분야, 해양바이오 분야를 특성화 분야로 정했고 그 외 하이퍼튜브, 해상풍력산업, 농생명 바이오, 미래형수송기기 등 전북과 새만금군산지역 특화 및 주력산업에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글로컬대학30 선정을 위한 노력들은 무엇인가요.
“글로컬대학30은 비수도권대학을 세계적 수준의 특성화대학으로 육성하는 사업으로 성장 잠재력을 혁신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대학 30곳을 선정해 대학 당 한곳에 5년 동안 1000억 원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글로컬 대학에서 제시된 유형이 많은데요. 군산대학은 ‘글로벌 유형’을 선택했으며 ‘지역과 함께 글로벌을 지향합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군산대가 글로벌 유형을 선택한 배경은 대학 인근 새만금 산단에 다양한 기업들이 유치되고 있고, 이에 따라 현장 실무 인력을 비롯해 관리자 인력, 석·박사 연구 인력 등 다양한 인재가 필요한 상황인데 군산대학이 이 모든 고객의 수요를 맞추겠다는 의미로 보시면 됩니다. 우리대학은 지난 4월 선포식과 함께 △내국인 학생의 세계화(GLOBALIZATION) △외국인 학생의 지역화(GUNSAN-LOCALIZATION) △세계적 수준의 대학 거버넌스(GOVERNANCE) 구축 △지역과 국가가 함께 성장(GROWTH) △세대(GENERATION)간 장벽을 뛰어넘는 5G 교육혁신을 제시했습니다. 지금까지 대학은 주로 관리자형이나 연구인력을 양성했지만, 우리는 새만금캠퍼스를 기반으로 현장에서 일할 실무인재도 많이 양성해 필요한 곳에 공급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폴리텍 대학 익산캠퍼스와 전북캠퍼스, 전주기전대학 등 전문대학과도 학점 및 학생 교류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또한 우리 대학이 가지고 있는 컨셉은 베트남·인도·몽골 등 글로벌 캠퍼스를 온라인 캠퍼스로 활성화시켜 온라인 플랫폼을 탄탄하게 구축하는 것입니다. 2+2 학위제 등의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2년 정도는 온라인으로 가르치고, 이렇게 해서 3년 차에 새만금캠퍼스로 와 현장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새만금국가산단에 글로벌기업이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푸에블로의 씨에스-윈드는 미국 현지에 대규모 공장을 짓고 비즈니스를 하고 있으며 군산대학이 이런 기업과 손을 잡고 노력하면 글로벌 대학이 되기 위한 노력을 줄일 수 있다고 봅니다. 이의 일환으로 올해 일단 20명 정도를 시범으로 선발해서 미국에 현장실습을 보낼 예정인데, 푸에블로시와 푸에블로커뮤니티대학과도 이미 합의가 된 내용입니다. 외국인 학생들을 국내에서 글로벌 인재로 키우고, 우리 학생들도 외국에 보내 현지전문가형 글로벌 인재로 성장시키는 쌍방향 플랫폼을 만드는 일, 그런 일을 우리 대학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향후 계획과 시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군산대학을 도와주신 시민들과 지역사회에 보답하는 길은 지역 거점 국립대학으로서 지역과 함께 세계화를 이끌고 더 나아가 군산이 세계적인 도시가 되는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앞장서는 일이라 생각합니다.군산대학이 힘든 시기가 겪고 있었을 때 지역사회의 응원 덕분에 다시 힘을 내고 일어날 수 있었던 만큼 이제는 군산대가 그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 목표가 세계적인 대학입니다. 이를 위해 여러 가지 계획이 있지만, 그 중 하나는 현대 추세에 맞게 군산대를 디지털 온라인대학으로 성장시키는 것입니다. 최근 미국의 명문 주립대들이 온라인 코스를 많이 개설했는데, 그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애리조나 대학입니다. 애리조나대학은 오프라인 대학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지만, 온라인 대학이 10배 성장해서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돋움했습니다. 군산대도 이처럼 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또한 새만금캠퍼스에 기숙사를 유치해서 정주 여건을 개선할 계획이며 현재 교육부와 협의 중입니다. 새만금캠퍼스에 기숙사를 유치해서 인도·베트남·몽골 등의 유학생은 물론 기업 고객을 위한 인재양성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이와함께 지역 고등학교 학생들과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더 많이 실행하며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시민들이 좀 더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학내 멀티플렉스를 유치할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누구나 24시간 안전하게 군산대학교 캠퍼스를 산책도 하고 즐길 수 있게 학교를 완전 개방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으며 CCTV 사각지대, 와이파이 사각지대, 조명 사각지대를 없애는 작업을 통해 군산대학교 캠퍼스를 안전캠퍼스화하고 있습니다. 항상 지역 사회의 든든한 동반자가 될 수 있도록 전 직원과 함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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