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공무원노동조합 전북본부가 전북소방본부 자체 평가지표인 BSC(균형성과평가제도)부서평가의 전면 폐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평가를 위한 평가로 ‘줄 세우기식’ 평가지표라는 주장이다.
전북소방노조는 “공무원이 평가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소방청이 제시한 국민행복지표 평가항목 외에 전북소방본부의 자체 BSC 평가항목은 ‘줄 세우기식’ 평가다”며 “현장에서 근무하는 소방관들이 구조 활동이 아닌 현장 상황과 간극이 큰 무의미한 평가에 집중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일례로 ‘20초 안에 출동벨 누르기’, ‘화재조사보고서 품질평가’, ‘과태료 부과율’, ‘자격증 취득 강요’ 등을 들었다.
노조 관계자는 “소방관들은 출동하겠다는 의미로 소방서에 비치된 출동(확인)벨을 누른다. 출동벨이 울리면 무조건 출동하는 소방관들이 상황을 파악하고 업무 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20초 안에 이 벨을 누르는 것에 매몰돼 있다"며 "벨을 1초라도 빨리 못 누르면 사실상 ‘경위서’를 작성해야 하는 상황이 맞는가 싶다”고 전했다.
또 “화재조사보고서 품질평가 항목은 출동 건수가 많은 소방서는 무조건적인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며 “출동 건수가 적으면 화재조사보고서를 심혈을 기울여 쓸 수 있다. 하지만 하루에도 5~6차례 출동하는 소방서는 출동 후 쉬는 것은 고사하고 사용한 장비 점검할 시간도 없이 보고서 쓰는 것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행복지표 ‘3인 구급대 운영률’ 항목에 전북소방은 자체적으로 ‘구급관련 자격자 배치율’이라는 항목을 더해 인원이 부족한 소방서는 쉬는 날에도 현장대원들이 배치율을 맞추기 위해 출근한다”며 “휴가나 외출을 쓰면 다른 동료가 쉬는 날 출근해야하기 때문에 쉬는 것을 죄악시하는 분위기를 만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자격증 취득 강요로 쉬는 날 사비를 들여 개인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는 상황을 비롯해 국민행복지표 항목에 전북소방 자체적으로 ‘과태료 부과율’을 추가해 점수를 확보하려는 소방관들이 돌아가며 과태료를 내는 등 현실과 맞지 않는 평가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서문철 전북소방노조위원장은 "현장 소방관들이 도민들을 구조하기 위한 고민이 아닌 평가를 잘받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전북소방본부는 BSC평가에 대해 노조를 비롯한 일선 소방관들과 꾸준히 논의 중이었다는 입장이다.
도소방본부 관계자는 “지난달 노조간담회를 통해 BSC평가와 국행지표를 철저하게 분석해 간극을 줄이려는 노력을 진행 중이다”며 “논의를 통해 평가 항목이 현실과 취지에 맞는 방향으로 수정하는 것으로 결정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도 상·하반기에 평가항목에 대한 수정이 이뤄지고 있었다”며 “각 서 일선 소방관들의 의견을 수렴해 7월 중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북소방노조는 BSC평가 전면 폐지를 위한 무기한 1인 시위를 지난달 19일부터 평일 오전 11시∼오후 2시까지 전북도청 정문 앞에서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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