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 한 가난한 할머니가 시장에 장을 보러 갔다가 울고 있는 잉어를 보고 불쌍한 마음이 들었다. 할머니는 그 잉어를 사서 물가에 놓아주었다. 어느날 잉어가 사람으로 변하여 은혜를 갚기 위해 할머니에게 소원을 들어주는 구슬을 주고 간다. 할머니는 그 구슬로 인하여 부자가 되었다. 하지만 욕심 많은 다른 할머니가 구슬을 훔쳐 달아나면서 다시 가난해졌다. 이로 인해 슬퍼하는 할머니를 위해 집에서 기르던 개와 고양이가 구슬을 찾아오는 도중 고양이가 입에 물고 있던 구슬을 떨어트린다. 마을에 돌아온 개는 포기한 채 집으로 돌아왔지만 고양이는 포기하지 않고 구슬을 찾아간다. 이후 다시 부자가 된 할머니는 고양이가 고마워 집안에서 키우고 개는 밖에서 키웠다.
대부분 사람이 알고 있는 전래 동화 이야기다. 하지만 천만 반려동물인 시대를 맞이한 요즘에는 그저 전래 동화 이야기일 뿐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2년도 동물복지정책과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600만여 가구, 1800만 명을 넘어섰다. 1인 가구의 증가, 고령화, 다문화 등 인구 구조의 변화에 따라 인간인 가족보다 개나 고양이와 같은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인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려동물은 ‘자신의 소유물로 데리고 논다’라는 의미의 애완동물에서 진화된 용어다. 1983년 처음 사용된 이 용어는 국내의 경우 2007년부터 공식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 보니 반려동물의 편의와 특성까지 고려한 소재를 반영한 다양한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펫케어 산업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나아가 ‘펫 휴머니제이션, 펫팸족처럼 반려동물을 친구, 가족같이 사람처럼 인식하고 아낌없이 투자하는 사람들까지 등장하고 있다. 감정을 가진 하나의 인격체로 대우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추세이며, 독신 가구와 무자녀가정, 단독가구들이 많다.
무엇보다 펫케어 산업은 경제 불황과는 무관하게 성장한다는 전망이다. 반려동물을 양육하면서 월평균 양육비는 14만 원에 달한다. 어느 정도 경제적 여유가 있는 가정이라면 양육하고 있기에 경기 불황과는 관계없이 성장하는 추세다. 따라서 펫케어 산업은 발전을 거듭하여, 수조 원의 산업군을 형성하며 향후 10대 산업까지 기대되고 있다.
전북지역 역시 펫케어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전북도는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 할 수 있는 문화를 선도하는 동물복지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올해부터 ‘반려동물산업 육성 지원 사업’을 신규 시책으로 추진 중이다. 실제로 지난 3월 반려동물사업 추진단을 출범시켰다. 기초단체의 경우 전주시가 반려동물 교육분야를, 익산시는 동물용 의약품을, 정읍시는 반려동물 동물용 의료기기를. 임실군은 오수의견단지를 중심으로 한 라이프프케어 분야에 각각 참여키로 했다.
최근 5년간 반려동물 전문기업으로 인지도를 쌓은 ㈜밥펫은 펫케어 산업을 통해 저소득층들에게 지속가능한 일자리와 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이 만드는 제품을 ‘임포시블’이라는 브랜드로 론칭하여, 현재 반려견 져키간식 오리목뼈, 오리도가니, 닭안심스틱 등 6종이 인기제품으로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 중이다. 특히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이 저소득층에 대한 사회적경제 가치를 담은 상품으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이에 대해 김기현 ㈜밥펫 대표는 “임포시블은 착한소비라는 단어에 맞게 지역 저소득층에게 반려인으로서 변모하고 펫 비즈니스 전문가로 성장하도록 애쓰고 있다”며 “지역 저소득층이 그간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 경험하게 돕는다는 자부심을 갖고 더 열심히 뛰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펫케어 산업이 성장하고 있음에도 반려동물 문화 수준이 상당히 미흡한 수준이다. 지금은 반려동물들을 위한 캠핑, 카페, 운동시설 등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여가활동 시설이 많아지고 있어 기본적인 공공예절인 펫티켓은 필수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원이나, 천변에서 목줄을 하지 않아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어 비반려인의 배려가 부족하다. 반려인들에게는 가족이나 다름없겠지만. 비 반려인들에게는 동물로 대하기 때문에 반려인과 비반려인의 문제를 위한 적절한 법적제도와 동물윤리교육이 절실하다.
또한 반려동물 인구가 늘어난 반면 십수만 마리의 유실·유기 동물들이 발생하고 있어 대책마련도 필요하다. 동물자유연대의 유실·유기동물 발생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거리로 나온 동물은 11만2226건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19년 13만3513건에 비해 2만1287건이 감소한 수치이기는 하나 매년 11만 마리가 넘는 반려동물이 부주의 또는 고의적인 유기로 동물보호센터에 입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가운데 반절 정도의 동물은 원가정으로 돌아가지만 새로운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보호센터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동물도 허다하다. 이 중에 37.9% 가량은 자연사라는 이름 아래 질병 등으로 죽음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유기동물에 소요되는 예산도 적지 않다. 지난 2019년에 231억9700만 원이었던 예산이 2021년의 경우 297억4000만 원으로 2년 사이에 28% 이상이나 증가했다. 전국 시·도별로는 경기가 61억7400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경남 39억900만 원, 경북 27억9600만 원, 전북 27억9100만 원 등 순이다. 서울 등 대도시는 상대적으로 지출이 낮다. 동물유기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타 지역에 버리는 원정 유기 등을 주 원인으로 꼽는다.
매년 300억 원에 가까운 막대한 예산이 유실·유기동물의 보호에 쓰이고 있음에도 유실·유기를 예방하고 입소한 동물을 적절히 보호하기 위한 정책의 개발과 시행은 아직 부족하다. 천만 반려동물인 시대에 맞는 정책을 수립 시행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어야 한다.
반려동물인은 앞으로도 더더욱 늘어날 것이다. 그 만큼 펫케어 산업도 성장할 것이다. 독일과 영국, 캐나다, 미국 등 반려동물 선진국처럼 반려동물에 대한 문화와 법적 근거 마련을 통해 동물복지 실현과 더불어 올바른 반려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람이 크다.
백영규 전북광역자활센터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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