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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학교 현장 비극, 손놓은 정치권

전북정치권 교육현장 문제 해결 관심 절실
지방교육 이해도 낮은 지방의회 쇄신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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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신규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앞에서 열린 추모행사에서 추모객들이 헌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학교 현장에서 비극적인 상황이 연일 이어지고 있지만, 여야 정치권은 근본적인 대책에는 손을 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교 현장의 비극마저도 정쟁 도구로 활용하면서 국민적 분노가 매우 높아지고 있다.

학교 현장의 문제는 전북지역 역시 남의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전북정치권에선 교육현장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조차 실종된 상황이다. 지역경제가 워낙 어렵다보니 그 쪽으로 이슈가 쏠려있기 때문이다. 실제 전북 국회의원 중 교육위원회 위원은 단 한 명도 없다.

20일 도내 교육계에 따르면 초등학생 제자에게 폭행당한 교사, 학부모의 민원에 생을 마감한 교사의 사례는 전북 학교 현장에서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앞서 전북지역 교육현장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계속 표면화됐음에도 교육당국은 쉬쉬하는 데 정신이 팔렸고, 정치권은 아예 이 문제에 손을 떼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일로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교사의 최소한의 지도에도 따르지 않는 학생들도 많아졌고, 이를 방조하거나 부추기는 학부모들을 처벌할 규정도 마땅치 않으면서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방의회 등 지역정치권 관계자 일부는 갈등 해결에 나서기는 커녕 특정 인맥에 일종의 뒷배 역할을 하는 등 수준 이하의 행동을 보이면서 교단을 떠나겠다는 마음을 품은 교사들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전북에서도 이제 교권침해를 넘어 교사의 기본적인 인권을 걱정해야하는 시대가 됐다.

과거 전북지역 공립학교 교사들은 향후 승진이나 인사고과 평점 관리를 위해 전주가 아닌 농어촌지역 학교에서 근무했지만, 지금은 도시로 나오라고 해도 거부하는 상황이 상식이 됐다.

도시지역으로 갈수록 학부모와 일부 아이들의 비위를 맞춰야 할 정도로 근무요건이 좋지 않다는 것. 그래도 출퇴근만 견디면 농어촌 지역이 학생 수가 적어 관리하기도 쉽고, 농어촌 문화가 아직 보수적이어서 선생님으로서 ‘가치’를 보호받는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초등학생 학부모들이 교사에게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거는 일은 새삼스러운 사례가 아니다. 아이의 성적, 건강, 인성, 교우 문제까지 상담을 이유로 자정이 넘어서 전화를 거는 부모들도 상당하다.

여교사들이 많은 초등학교 특성상 아이들이 통제에 따르지 않고 폭력적인 성향을 표출하는 상황도 이제는 새삼스럽지 않다는 게 교육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그럼에도 전북정치권이 교육계와 소통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교육감이 선출직이 되면서 교육현장이 일종의 ‘정치구역’이 된 것도 정치권이 학교현장의 문제를 다잡지 않는 하나의 원인으로 꼽힌다. 

익명을 요구한 도내 초등학교 A교사는 “과거처럼 교권이 바로 서야 한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면서 “다만 최소한의 인격체 대접은 받고 싶다. 사람이 아닌 기계나 동물한테도 이렇게 대하진 않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다른 초등학교의 B교사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점점 무서운 남선생님하고 여선생님을 다르게 대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면서 “선생님이라는 이유로 유독 희생을 강요한다. 정말 큰 문제는 부모가 아이의 상태를 교사보다 모르는 것을 당연하게 아는 풍토”라고 꼬집었다.

중학교에 재직 중인 C교사는 “어린이들은 그래도 어느 정도 통제가 되지만 중학생 부터는 성인이나 마찬가지”라며 “이제는 정치인들이 나서서 교육현장 개혁에 나서야한다. 이 부작용을 방치하면 비극은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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