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전북은 늘 자주 내려가지만, 요새처럼 전북이 들썩거린 건 오랜만인 듯 싶다. 민선 8기 전북도정 출범 후 고작 1년 좀 넘었지만 전북발전을 위한 몸부림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새만금 2차전지 특화단지는 그 결실 중 하나일 것이다. 애쓰고 있는 지점 고맙게 생각하며 성과가 있길 바랄 뿐이다. 필자도 더 열심히 뛸 것이다.
다만 전북발전을 위한 그랜드 플랜 실행은 결국 중앙정부, 범정부적인 뒷받침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다. 전북의 변화와 발전을 위한 여러 계기는 전북의 국회의원과 도지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입법부 외에 결국 예산을 집행하는 힘을 가진 것은 행정부이기 때문이다.
작년 4분기 기준, 전북의 청년고용률은 세종을 제외하면 전국 최하위이다.(38.0%) 같은 호남권인 광주와 전남보다도 낮은 상황이다. 실업급여 수급자 수도 전북은 같은 호남권인 광주와 전남보다도 많다. 청년고용률은 전국 최하위인데 실업급여 받는 사람은 더 많은 이상한 상황. 그만큼 전북발전을 위한 중앙정부 차원의 대책은 절박할 따름이다.
전북도와 지역의 국회의원들이 적극적으로 지역발전을 위한 대책과 비전을 가져오면 중앙정부는 적극적으로 그 계획을 받아줘야만 한다. 대한민국이 수도권 공화국이나 영남민국인 것도 아니다.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라고 했다. 호남의 발전, 전북의 발전과 성장을 대한민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챙겨야 하는 이유다.
그런데도 중앙정부는 전북을 향한 적극적인 계획을 세우지도, 지자체 단위의 계획을 향한 적극적인 지원도 번번히 하지 않았다. 여기엔 보수 진보 이념이 무관했다. 30년 가까이 새만금만 울궈먹었고, 심지어 직전 문재인 정부에서조차 전북 금융중심지 공약을 지켜내지 못했다. 전북이 민주당의 안방이라고만 생각했지, 민주당의 뿌리이자 근본이란 점은 충분히 고려되지 못했다. 전북지역 출향민으로서, 더불어민주당의 국회의원으로서 지금까지도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는 대목이다.
최근 윤석열 정부 금융위원회에서 벌여놓은 전북금융중심지 관련 공약파기행위는 그야말로 분노스러운 일이다. 금융중심지 제6차 기본계획에는 오직 서울과 부산만 있을 뿐, 전북은 배제되고 말았다. 심지어 전북도의 자체 여건 조성 계획에 대해 중앙 정부가 미진하다고 판단했다면, 공약 이행에 대한 중앙정부의 계획을 따로 전북과 협의해야할텐데, 그조차도 감감 무소식이다. 정부의 심각한 직무유기이고, 전북 홀대이다.
윤석열 정부에 전북이 분명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 트럼프 당선 당시 “Not my President”캠페인처럼, 전북을 홀대하는 대통령은 우리의 대통령이 아님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새만금 국제공항도 가덕도 신공항에 밀리고, 전북 금융중심지도 부산 산은이전에 밀렸다. 말로만 전북 챙기겠다고 하면서 예산은 영남에 퍼주는 것이야말로 전북을 민주당의 안방으로만 묶어두고 나몰라라 하겠다는 대통령의 속좁은 정무감각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제 전북은 전북의 몫을 찾아야만 한다. “전북 예산폭탄”을 통해 전북의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낼 전북의 정치인을 전북이 스스로 점지하고 그와 함께 궐기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전북이 민주당의 안방을 넘어 대한민국의 중심이 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 될 것이다.
/박용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강북구을)
△박용진 의원은 장수 출신으로 민주당 대변인을 지냈으며 제21대 국회 전반기 정무위 위원∙예결특위 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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