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세계잼버리 첫날, 각국 대원 입영절차 북적
인종·문화·언어 달랐지만 무더위 속 웃음 잃지 않아
"이렇게 더울 줄 몰랐어요. 그래도 잼버리를 통해 많은 친구들을 사귈 생각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폭염경보가 발효된 지난 1일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가 열리는 부안군 새만금 일원. 푹푹 찌는 더위 속에서도 잼버리 부지로 모여든 전 세계 참가 대원들은 앞으로 펼쳐질 대장정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른 오전부터 잼버리 웰컴센터 주변 도로는 인천공항에서부터 해외 참가자들을 태운 대형 버스 차량 수십 대가 즐비했다. 인근 잼버리 영지로 들어가기 전에 입영 절차를 밟는 이곳 웰컴센터는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참가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당초 행사 관계자 측 예상보다 이른시간부터 많은 인파가 몰려 순식간에 20m가 넘는 긴 줄이 생기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날 2만 여개의 텐트가 펼쳐진 잼버리 영지에는 스카우트 대원들이 속속 도착하며 활기가 더해졌다. 청소년들은 도착 즉시 개별 텐트를 설치하고 12일간의 일정을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전날 1만 7669명의 대원들이 입영해 텐트 설치를 완료했다.
각양각색의 스카프와 단복을 갖춰 입은 스카우트 대원들은 인종도, 문화도, 언어도 달랐지만 모두가 한 마음으로 들뜬 모습이이었다. 이들은 긴 이동시간에 이어 잼버리 영지로 향하기 전, 뜨거운 땡볕 아래 1시간 넘게 대기해야 했다. 다소 한국의 폭염에 당황한 듯한 이들은 그늘 아래서 더위를 식히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말레이시아에서 온 리스키 아난다 시아(17)군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12살때부터 매년 잼버리 관련 행사에 참여해왔는데 이렇게 더운 적은 처음이다"면서도 "더워서 힘들지만, 세계 각국에서 모인 스카우트 친구들을 사귈 생각에 즐거운 마음이 더 크다"고 웃으며 말했다.
잼버리 기간 동안 폭염에 대한 우려는 적지 않았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러한 상황을 예상했다며 충분히 극복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창행 조직위 사무총장은 "참가자들은 매우 강한 정신력을 갖고 있으며 야영 생활에 익숙하다"며 "더운 날씨를 예상해 모든 대원에게 그늘막 텐트를 제공하고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안개분사 덤불터널 57개를 설치했다. 성공적인 잼버리가 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델타 지역과 입영지 등을 살펴본 결과, 조직위의 설명과 달리 이러한 시설은 폭염 예방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였다.
잼버리 영지 인근에 위치한 델타 지역은 잼버리 기간 동안 다양한 전시 체험행사가 진행돼 수많은 참가 대원들이 필수적으로 다녀갈 게 분명하지만, 주변 정비가 되지 않아 여전히 공사가 한창이었다. 연거푸 쏟아진 폭우에 곳곳에 물웅덩이가 산재해 있기도 했다.
또한, 폭염에 대비해 설치했다는 덩굴터널도 그저 그늘만을 제공할 뿐, 주변과 비슷하게 무척이나 더웠다. 인근 참가자 대부분은 덩굴터널에 머무는 대신, 에어컨이 있는 기념품 매장이나 편의점으로 몰렸다.
전날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세네갈에서 온 이스마일 은두루 씨(26) 역시 날씨에 관한 말부터 꺼냈다. 그는 "한국 날씨가 세네갈보다 더운 것 같다. 유럽에서 같이 온 친구들도 계속 선풍기 앞에서 나올 생각을 않는다"며 "무더위에 강한 몽골식 텐트를 더 짓거나 선풍기 등 냉방 시설을 더 설치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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