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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조법종 교수의 전라도 이야기] ⑫ 포크의 기록과 사진, 전라감영을 복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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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관촉사 은진미륵 사진. 1884년 11월 7일 오전 11경 촬영 (5.5×8.5 in ≒14×22cm). 삼남지역 조사중 미 해군장교 복장을 한 포크의 모습이 담긴 유일한 사진. 왼쪽 그림은 포크가 현장에서 수첩에 직접 은진미륵을 그린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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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4년 11월 촬영된 포크의 해군 중위복장(좌), 1890년대 미 해군 중위복장(중간; Naval History and Heritage Command 자료),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주인공 유진 초이 복장.(tvN 자료)

△포크, 각 지역 최초 사진들을 남기다.

포크가 조선에 재임하였던 1884년 6월 ∼1887년 4월까지 4년간 촬영한 사진은 현재  43장(밀워키대학 도서관 소장본)이 확인된다. 이 가운데 1884년 11월 1일∼12월 14일까지 진행한 삼남지역 조사 기간 중 포크는 약 33장 이상의 사진을 찍은 기록을 남기고 있다. 이중 충청 전라지역에서 29장을 찍었다. 즉, 공주 공산성 남문옆 건물에서 군사책임자인 중군 및 아들들 사진 4장(1장 현존), 은진미륵이 있는 관촉사에서 은진미륵과 사찰 경내모습을 찍은 사진 6장(1장 현존), 충남 강경 전경 사진(1장 현존) 등을 찍었다. 그리고 전라감영에서 전라감사와 군중들, 기생 사진 등 모두 6장의 사진을 찍었다.(2장 현존) 정읍 노령 갈재정상에서 북쪽을 향해 찍었고 장성으로 넘어가 장성 초입 현재 노령터널 바로 옆에 있는 원덕리 미륵불상을 찍었다. 그리고 나주에 들어가 읍성 사진, 목사와 군중, 남문 등 4장, 그리고 남원 만복사지에서 4장(1장 현존)의 사진을 찍었다. 따라서 이 기간중 촬영한 사진 중 충청권 3장 전라권 3장 그리고 부산 1장등 총 7장이 남아있다. 

이들 사진 중 주목되는 것은 논산 관촉사 은진미륵 사진이다. 논산을 지날 때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추천을 받아 마주한 거대한 불상에 감탄하며 자신이 함께 촬영 대상자가 되어 일행 중 한명(정수일?)에게 사진 촬영을 부탁하여 유일하게 포크 자신이 찍힌 사진을 남겨놓고 있다. 그 동안 이 사진에서 포크 모습은 검은색으로 매우 작게 나타나 주목되지 못했다. 필자가 개별 사진을 확대해 포크의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사진에서 흥미로운 것은 포크의 조사 당시 복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점이다. 즉, 1880년대 짙은 파란색 해군 장교 복장과 장교모자 및 가죽 장화를 신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모습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주인공 유진 초이(이병헌)의 복장과 거의 같은 모습이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포크 일기에서 자신의 권위를 상징하는 표현으로 ‘해군 장교 제복’과 ‘독수리 모습이 있는 모자’를 강조하였는 데 포크 사진에 나타난 모습과 복원된 1890년대 해군중위 복장에서 모자 중앙에 희미하게 나타난 독수리 상징모습이 드라마 주인공 유진초이 모자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당시 사진현상과 인화는 유리판에 은화합물을 발라 밀폐된 나무판 필름홀더에 유리판 필름을 넣고 사진을 찍을 때 카메라안에서 열리게 하고 다시 밀봉해 보관하다 암실에서 현상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유리원판 필름을 사진으로 만드는 인화방식은 소금과 질산은 화합물을 발라 인화하는 방식과 계란 흰자를 이용한 알부민 인화지나, 젤라틴 인화지를 사용해 검은 상자에 보관하다 암실에서 유리필름에 밀착시킨 후 햇빛으로 인화하였다. 포크사진은 당시 유행한 젤라틴인화지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들 현존하는 43장의 사진은 유기 화합물이란 점에서 시간이 갈수록 퇴락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한국 근대사의 실상을 담고 있고 일부 사진은 전라도 최초의 사진들이며 또 전라감영 역사의 증거라는 점에서 전라북도 차원의 사진자료 확보와 연구가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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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 일기에 그려진 선화당 정면도와 평면도. 중앙 윗부분에 선화당 현판과 가운데 병풍에 호랑이와 용의 모습을 낙서처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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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가 1884.11.11.찍은 전라감영 선화당 내 전라관찰사와 6방권속, 나인의 모습. (사진을 컬러 변환 프로그램으로 처리) 사진에서 선화당 내부 기물로서 ‘병풍’과 ‘감사’가 앉은 의자 모습이 확인되었다.

 

△포크의 2장 사진 전라감영 선화당을 복원시키다.

필자가 포크 자료를 접하게 된 계기는 전라감영 복원 자료 확보과정이었다. 그리고 포크가 제공한 선화당 관련 정보는 1)포크의 일기 기록, 2)포크의 스케치 그림, 3)포크의 사진 3종류였다. 특히 중요한 선화당 내부와 관련하여 포크는 11월 11일자 기록에서 사진찍듯이 묘사한 전라감영에 대한 묘사를 통해 가장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였다. “(선화당) ...가운데에는 뒷벽에 기대어 두 개의 커다란 병풍이 나란히 세워졌다. 오른쪽은 거대하고 화려한 용, 왼쪽은 맹렬한 큰 호랑이가 모두 화려하고 생동감 있게 그려졌다.” 고  적었고  순간적으로 스케치한 그림에서는 호랑이와 용을 크로키처럼 묘사하였다. 

그리고 사진 2장은 전라감영에 결정적 정보를 제공하였다 전주에서 찍은 사진 중 현존하는 2장의 사진은 전라감영 복원에 가장 중요한 선화당 내부의 모습을 제공하고 있다. 먼저 전라감사와 육방권속, 나인들이 찍힌 사진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사진 배경인 병풍이었다. 이 병풍에 대한 자문(한국민화학회 회장 윤진영, 한국학중앙연구원)을 통해 중요한 복원 자료들이 확보 되었다. 즉, “전라감사 김성근과 6방 권속 및 나인을 찍은 사진에는 뒤로 약 2m이상의 병풍형 가리개가 나타나 있는데 사진 왼쪽은 범으로 오른쪽은 용으로 파악된다. 특히, 용호병풍도의 형식을 보이는 이 그림은 조선후기 대표적인 민화풍의 병풍형 가리개로 파악”되었다. 또한 전라감영 선화당 병풍은  “중앙에서 파견된 매우 수준 높은 도화서 화원 화가의 작품으로 까치가 등장하고 호랑이 무늬를 표범무늬로 표현한 것 등에서 민화 까치호랑이의 도상을 참고하여 제작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또한 “용 그림 오른쪽 중단 즈음에 용의 머리가 사람들 사이에 부분적으로 드러나 있는데 자세히 보면, 용의 수염과 뿔의 일부가 확인된다. 용의 머리를 중심으로 보면, 머리 위로 몸체가 곡선을 그리며 굽이를 이루고 있다. 이런 요소가 스미소니언박물관 <용호도>의 '용'과 유사하다. 따라서 병풍 복원을 위한 현존 참고 병풍은 포크와 함께 근무했던 미국 해군무관 버나도(J. B Bernadou, 1858~1908)가 1884년 서울을 방문했을 때 종로나 광통교(廣通橋) 인근에서 구입하여 미국으로 가져가 스미소니언박물관에 기증한 스미소니언박물관 소장 <용호도> 2점을 제시”하였다.

이를 근거로 완성된 것이 현재 전라감영 선화당에 전시된 병풍이다. (병풍제작은 한국민화학회의 추천을 통해 남정예 작가가 수고해주셨다.) 본 병풍은 현존 감영 중 유일하게 선화당 내부에 복원된 것으로 전라감영의 위용과 기품을 잘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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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된 전라감영 선화당 병풍. 2020년 5월 29일 병풍을 인수받은 전주역사박물관장 이동희관장과 필자.

 

 

/조법종 우석대 교양대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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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법종 우석대 교양대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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