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달리 최근 밤하늘을 보면, 별은 온데간데없고 인공위성만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이렇게 밤하늘을 독차지해 버린 인공위성은 가끔 지구로 다시 추락하고는 한다. 언제 우리 집을 관통해 버릴지 모르는 우주쓰레기, 우주쓰레기의 위험성과 변화해 가는 사회 현상에 관해 설명하고자 한다.
△NASA, "30년 후, 지구 우주쓰레기로 뒤덮일 것"
우주쓰레기란, 지구궤도 상에 떠다니나 이용할 수 없는 모든 인공 물체를 뜻한다. 주로 수명이 다해 작동하지 않는 인공위성과 우주 탐사선 혹은 로켓의 잔해가 이에 해당한다. 이와 더불어 위성이 부식되거나 충돌해 생긴 파편, 누출된 냉각제, 페인트 조각 등도 존재해 셀 수 없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언제 최초로 우주쓰레기가 생겼을까? 지난 1957년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가 발사되면서였다. 이후 인류가 쏘아 올린 위성의 수는 공식적으로 집계된 것만 약 3000대다. 현재 발사 사실이 밝혀지지 않은 특수 위성, 군사 위성까지 합하면 대략 7000대 이상으로 추측할 수 있다.
현시점 기준으로 과학자들은 10cm 크기 이상의 우주쓰레기는 약 3만 4000개, 1mm 이상의 우주쓰레기까지 범위를 넓히면 약 1억 5000만 개로 추정한다. 이중 약 31%는 현재 가동 중이거나 퇴역한 위성이며, 38%는 기구 간 충돌로 발생한 부스러기, 17%는 분리되고 남아버린 로켓, 14%는 나사못, 부품 등 우주 연구 사업과 관련된 쓰레기다. 이 같은 현실에 미국항공우주국 NASA는 30년 후 지구는 우주쓰레기로 뒤덮여 버리고 말 것으로 추측했다.
△50년간, 지구에 추락한 우주쓰레기는 약 5400t
지구 근처에 존재하는 우주쓰레기는 어떤 위험성을 가지고 있을까? 지구궤도를 비행하는 모든 물체는 약 7~10km/s 이상의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 이에 인공위성의 파편이 매우 작다고 하더라도 인공위성과 충돌하는 물체에 가해지는 충격 에너지는 매우 높다.
그런 상황 속 최근 우주쓰레기가 된 우주선의 파편이 지구로 점차 추락하고 있다. 지난 2011년에는 러시아의 화상 탐사선 포브스-그룬트호가 태평양에, 2021년엔 중국의 우주발사체 '창정-5B호'의 잔해가 몰디브 인근 인도양에 추락했었다. 당시 창정-5B의 잔해가 한반도에 떨어질 것으로 알려져 정부가 경계경보를 발령하기도 했었다.
지난 50여 년간 대기권 진입 과정에서 연소 되지 않은 채 지상 혹은 바다에 추락한 우주쓰레기의 파편 총질량은 약 5400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 기술로는 우주쓰레기의 추락 시점과 지점을 정확하게 예측하기란 매우 어렵다. 과거 우주쓰레기 추락 사례를 보면 대기권 재진입 6개월 전이라고 해도 10주 정도의 정밀도로 예측할 수밖에 없다.
△최근 5년간 우주쓰레기 추락 사고 884% 증가
한국천문연구원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고장, 인공위성 파편, 임무 종료 등의 이유로 우주쓰레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최근 5년간 884%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이는 최근 민간 위성 등 인공우주 물체 발사가 늘면서 증가한 수치다.
최근 5년간 전 세계에서 발사된 인공 우주물체는 지난 2020년 1355대, 2021년 1876대, 2022년 2468대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구로 추락한 우주쓰레기 수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20년엔 422개, 2021년엔 534개, 2022년엔 2461개로 폭증했다.
과학자들은 우주쓰레기의 추락 사례가 증가한 이유로 우주발사체 숫자가 늘어나며 지구궤도가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우주 경쟁이 치열해지며 위성 발사 횟수가 급격히 늘어났으며, 최근 '스페이스X' 등 민간 우주기업이 우주 인터넷망을 구축하기 위해 수천 개의 초소형 군집위성을 쏘아 올리고 있다. 한 번에 약 60개씩 발사하기도 해 위성 숫자가 많이 증가하고 있다.
△과학자들, '지속 가능한 우주 활동' 주장
우주쓰레기의 위험성이 대두되자 지난 2007년 UN은 우주쓰레기를 감소시키고자 '우주쓰레기 경감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이후 우주 선진국들은 우주쓰레기를 해결하기 위해 우주쓰레기를 직접 가져오거나, 청소 기술 개발 및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지난 1948년 미국은 최초로 우주쓰레기를 회수했다. 미국의 우주 왕복선 디스커버리호는 망가진 인공위성 팔라파 B2호에 접근해 최초로 우주쓰레기를 화물차로 가져왔다. 또, 지난 2020년부터 유럽우주국(ESA)도 로봇 팔이 달린 위성이 우주쓰레기를 포획한 후 대기권에 끌고 들어와 불태워 버리는 '클리어스페이스-1'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 3일, 미국 정부가 우주쓰레기를 지구궤도에 방치한 민간 기업에 처음으로 벌금을 부과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자국 위성방송 통신사 디시네트워크에 '에코스타-7' 위성을 지구궤도에서 안전하게 이탈시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벌금 약 2억 원을 부과한 것이다.
과학자들은 "언제 닥칠지 모르는 우주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주개발 분야에서도 우주 환경에 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지속 가능한 우주 활동을 이루기 위해 국제사회와 계속 협력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유진 전 전북대신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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