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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정전 70년] 낙동강 방어선전투의 의미와 기념사업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 지켜낸 낙동강 방어선전투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투…1차 세계대전 파리구한 베르덩전투 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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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전투 중 부상당한 미군을 이동시키고 있다. 경북도 제공

6·25전쟁 당시 가장 격전지로 꼽히는 낙동강 방어선전투는 전쟁의 전세를 뒤집고 오늘의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굳건하게 지킨 전투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낙동강 방어선전투 가운데 가장 핵심은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투다. 다부동전투는 1차 세계대전 때 파리를 위기에서 구했던 베르덩(Verdun)전투에 비유된다. 경상북도와 칠곡군은 정전 70주년을 맞아 6·25전쟁 당시 마지막 보루였던 다부동전투의 승전을 기념하고, 이를 계승하기 위한 기념사업들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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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당시 유학산에서 피·아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경북도 제공

◆낙동강 방어선전투의 의미

"한 발짝이라도 더 밀리면 끝장이다. 내가 물러서면 나를 쏴라." 6·25 전쟁 당시 최후의 저지선인 낙동강 방어선전투에서 북한군을 막아낸 영웅 고(故) 백선엽(1920~2020) 장군의 말이다.

북한의 공세에 밀리던 당시 미8군 사령관 워커 장군은 북한군의 공격에 대한 최후의 방어선으로서 낙동강과 그 상류 동북부의 산악지대를 잇는 천연장애물을 이용한 방어선을 구축해 사수하기로 했다. 이 방어선을 '워커라인' 즉 '낙동강 방어선'이라고 부른다.

낙동강 방어선전투는 전쟁을 조기에 종결해 남한 점령을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에서 전병력을 집중했던 북한군의 전력을 크게 약화시키고 아군의 인천상륙작전을 지원, 전쟁의 주도권을 장악한 전투로 평가된다. 또한 전투 중 곳곳에서 전개된 국군과 미군의 협조적 전투수행은 한미연합작전 능력 향상의 초석이 됐다.

낙동강 방어선전투는 대구방어전투·영천(永川)전투·동해안지구전투 등 많은 공방전이 전개됐지만, 이 가운데 경북 칠곡 다부동전투가 가장 핵심이다.

6·25전쟁의 '명운(命運)'을 건 결전 칠곡군 다부동(多富洞)에서 벌어진 다부동전투(戰鬪)는 전쟁의 판도를 바꾼 분기점이었다는데 의미가 깊다.

다부동전투는 국군 1사단과 미군 일부 병력이 1950년 8월 초부터 약 한 달 동안 대구 북방 약 20㎞의 경북 칠곡군 다부동에서 남침한 북한군 3·13·15사단을 상대로 벌인 전투다. 국군이 지키지 못할 경우 대구와 부산까지 내줄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가 다부동이다.

국군과 유엔군은 물론, 경찰을 비롯해 학도의용군, 소년병, 노무자들도 전투의 주역이 되어 함께 치열한 전투를 치르며 수없이 흘린 피의 대가로 다부동전투에서 낙동강 방어선을 지켜낼 수 있었다.

그래서 인천상륙작전이 가능했고, 압록강까지의 북진도 가능했다. 그리고 오늘의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도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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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에 참여하는 아들을 부둥켜안고 있는 어머니. 경북도 제공

◆다부동 전적기념관 일대 프리덤 벨트 성역화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 일대에 6·25 전쟁 영웅들의 동상과 위령비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워커라인'으로도 불리는 낙동강 방어선이 대한민국의 '호국벨트'를 넘어 전 세계 자유민주주의 진영 '프리덤 벨트'로 성역화되고 있다.

특히, 이곳에 호국 메모리얼파크 등 전쟁의 교훈을 일깨우고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는 차별화된 호국보훈 인프라가 구축될 예정이다.

올해 다부동전적기념관에는 전쟁 영웅들의 동상이 잇따라 들어섰다. 지난 7월 5일 6·25 전쟁 당시 최후의 저지선인 낙동강 방어선에서 북한군을 막아낸 영웅 백선엽 장군 동상이 가장 먼저 세워졌다.

백 장군의 동상은 높이 4.2m, 너비 1.5m로 2분 정도 주기로 한 바퀴(360도)를 도는 회전형으로 제작됐다. '백 장군이 동서남북 사방으로 대한민국을 지키고 수호한다'는 의미를 담았다는 게 제작자의 설명이다. 동상 건립에는 성금을 포함해 5억원이 들었다.

이와 함께 높이 160㎝의 '다부동전투 지게부대원 위령비'도 세워졌다. 다부동전투 당시 총탄을 뚫고 병사들에게 탄약과 연료, 식량 등 보급품 40㎏를 지게로 져나르고 전사자와 부상병을 호송해 준 지게 부대원들을 기리는 위령비이다.

당시 군인들의 '생명줄' 역할을 했던 그들을 국군은 '지게부대'로, 미군들은 'A-frame Army'라 불렀다. 다부동전투에서만 지게부대원 2천800명가량이 희생됐다.

백남희(백선엽 장군 장녀) 여사는 "아버님은 국군 1사단을 도운 주민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고 계셨기에 아버지의 뜻에 따라 칠곡군과 함께 위령비를 마련했다"며 "아버님이 못다한 뜻을 이루고 다부동전투에서 희생된 주민에게 작은 위로와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같은 달 28일에는 6·25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한 월턴 해리스 워커(1889~1950) 장군 흉상도 칠곡호국평화기념관에 세워졌다.

워커 장군은 6·25 당시 전 국토의 90%가 북한군에게 점령당한 절체절명 위기에서 '워커 라인(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해 북한군을 막아내고 인천상륙 작전을 가능하게 했다.

경북도는 다부동전적기념관과 일대에 호국 메모리얼 파크(가칭 UN전승기념관)를 조성할 계획이다.

UN전승기념관은 현재 16개 6·25 참전국들을 모두 포함하는 전몰자 합동추모공간을 두고, 국제적인 안보 '앵커 시설'로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참전 16개국의 국가별도 독립적 공간이 마련, 참전국 인사들의 필수 방문 코스 역할을 병행하도록 조성된다. ▷낙동강방어선 승전 기념 시설 ▷전몰희생자 추모를 위한 국립현충시설 ▷후세들을 위한 역사교육의 현장시설도 갖춰질 예정이다.

또 경북도는 내년부터 백선엽 장군 기념관 증축과 다부동전투 스포츠센터, 피란 땅굴, 휴게 광장 등도 조성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칠곡군 다부동은 대한민국을 지켜낸 구국의 성지"라며 "국민들이 다부동에 와서 자유대한민국의 소중함을 느끼도록 호국 메모리얼 파크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백선엽 장군, 워커 장군, 위령비 등의 건립으로 칠곡군이 명실상부한 호국도시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호국 관련 인프라와 스토리를 모아 칠곡을 대한민국 호국의 성지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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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에 세워진 백선엽 장군 동상 앞에서 관람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칠곡군 제공

◆"동상 보러가자" 부쩍 늘어난 관람객

칠곡 다부동전적기념관에 백선엽 장군, 이승만·트루먼 전 대통령 동상, 지게부대원 위령비 등이 건립되면서 관람객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칠곡군에 따르면 다부동전적기념관 관람객은 4월(2만4천명), 6월(3만7천명), 7월(4만6천명), 8월(5만3천명) 등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동상 건립 이후 관람객들이 대구와 경북을 비롯해 서울, 경기도, 전라도, 제주도 등 전국에서 몰려들고 있다. 또한 그동안 단체 관람객 위주로 다부동전적기념관을 방문했지만, 요즘은 가족 단위로 많이 찾고 있다.

한편, 다부동전적기념관은 6·25 전쟁 최대 격전지이자 반격이 시작된 다부동전투를 기념하기 위해 1981년 건립됐다. 부지면적 1만8천744㎡에 기념관 1동, 구국관 1동, 전적비, 백선엽 장군 호국구민비 등이 있는 현충 시설이다..

김한주 영남이공대 여행·항공마스터과 교수는 "다부동전적기념관 일대가 미래 세대 안보 교육의 장이자 호국 관광 명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국가보훈부 등의 국가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매일신문=전병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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