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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으나 마나" 시행 10년 지났지만...유명무실 반려동물 등록제

동물 등록 수 늘고 있지만 보호소 내 유기동물 대부분 미등록 상태
매년 도내 유기동물 꾸준히 8000마리 수준, 동물등록제 실효성 의문
전북도 "실외견 등 등록 범위 및 지원 확대해 등록률 높이는데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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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익산시 유기동물 보호소에 유기된 강아지들이 입양을 기다리고 있다. 익산시 유기동물 보호소에는 매년 1,000마리 이상의 유기동물들이 구조되고, 입양률은 60%에 달한다. 조현욱 기자

정부가 동물 유기를 방지하기 위해 '반려동물 등록제'를 의무화한 지 1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유기동물 대부분이 미등록 상태에 놓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북지역의 경우 매년 8000마리 이상의 유기동물이 발생하는 만큼 제도적 허점을 보완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31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현재 도내 반려동물 소유 가구수는 23만여 가구인 가운데 도에 등록된 반려동물은 9만1377마리다. 지난 2014년부터 동물을 보호하고 유실·유기를 방지하기 위해 시행된 반려동물 의무 등록제에 따라 반려동물 소유자는 생후 2개월 이상의 반려동물을 관할 행정기관을 통해 의무적으로 등록해야 한다. 등록은 무선 전자식별장치를 삽입하는 ‘내장형’과 목걸이 등을 부착하는 ‘외장형’으로 나뉜다.

도는 동물 내장형 등록과 중성화 등 비용 지원을 통해 동물등록을 유도하고 있다. 이와 관련 도내 반려동물 등록수는 지난 3년간 2020년 5만 5916마리, 2021년 7만 4518마리, 지난해 8만 3928마리로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다. 

하지만 동물 등록수가 늘고 있다는 도의 설명과 달리 정작 현장의 사정은 완전히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동물등록시스템을 보면 지난해부터 도내 동물보호소 24곳에서 보호 중인 유기동물 1752마리 가운데 관할 행정기관에 등록된 동물은 한 마리도 없었다. 이는 보호소에서 구조하는 동물 대부분이 가정에서 키운 반려동물이라기 보다는 농가에서 번식 등을 위해 키우던 식용 도사견이나 들개 등 실외견이나 길고양이 등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현행 동물등록제는 가정에서 키우는 소형 반려동물이나 고양이만 등록을 유도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어 도심에서 벗어난 농촌 지역의 대형 실외견 등은 등록 범위에 완전히 벗어나있는 실정이다.

익산의 한 동물보호소 관계자는 "현재 400마리를 보호하고 있는데 구조 당시 등록번호가 있는 경우가 100마리당 1마리(1%)도 안되는 것 같다"며 "동물등록의 범위를 더욱 확장하고 폭넓게 지원해야 유기동물 감소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매년 도내 유기동물 신고 수는 소폭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연간 8000마리 수준에 달하고 있다. 동물자유연대가 동물보호관리시스템(APMS)을 분석해 발표한 ‘2022 유실·유기동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북에서 발견된 유실·유기동물은 8509마리로 대부분이 미등록 상태였다. 

특히 간혹 등록이 되어 있다고 해도 소유자가 번호를 바꾸거나 등록 당시 고의로 잘못된 번호를 기입하는 경우가 많아 이 같은 의도적 유기 시 주인을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이유로 지난해 유기동물 822마리가 끝내 안락사를 당하기도 했다.

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동물등록의 범위를 꾸준히 확장해나가기 위해 실외 사육견에 대한 중성화 지원을 확대하고 동물 등록을 하지 않은 소유주에게 지속적으로 문자 등을 발송해 등록신고 안내를 하고 있다"며 "농림축산식품부에도 꾸준히 제도적 허점과 보완 대책에 대해 건의해 동물등록제가 안정적으로 정착돼 유기되는 동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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