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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소멸 막는 대안으로 '아원고택' 떠오르다

오성한옥마을, 산촌마을서 전국 관광명소로 발돋움
전국서 벤치마킹, 국가권익위원회, 행안부 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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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남산 풍경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어 포토존으로 사랑받는 아원고택 모습. /사진제공=완주군

전주시를 둘러싼 완주군은 대둔산과 모악산 등 2개의 도립공원을 비롯해 고산자연휴양림, 대아수목원, 위봉사, 화엄사, 상관 편백숲, 삼례 비비정 등 뛰어난 자연경관을 많이 품고 있다. 이런 경관과 콘텐츠가 결합했을 때 관광객 유치에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 데이터 랩이 빅데이터(KT 이동통신 기반)로 분석한 결과 지난 10월 말까지 1년간 완주군 방문자가 221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주 군산 익산에 이어 전북에서 4번째로 많다. 이런 방문자 수를 끌어낸 데는 소양면 오성한옥마을이 그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빅데이터에 따르면 완주군에서 타 지역관광지와 가장 많이 연결되는 관광중심지로 송광사, 오스갤러리, 아원고택이 각 1위부터 3위를 차지한 것이 이를 말해준다.

오성 한옥마을은 현재 20여 채의 한옥이 들어서 숙박과 카페, 갤러리 등으로 운영되고 있다. 전통과 문화, 자연이 어우러져 전국적인 힐링명소로 완주군의 가장 핫한 관광지로 떠올랐다. 그 일등공신이 `아원고택`이다. 아원고택이 들어섰던 20여년 전만 해도 오성리 일대는 그저 경치 좋은 산촌마을일 뿐이었다. 오성제를 앞에 둔 `오스갤러리`를 운영하던 전해갑씨가 당시 대나무 밭에 한옥을 앉힌 게 한옥마을 출발의 신호탄이 됐다. 

아원고택 이후 완주 풍류학교, 소양고택, 한옥문화체험센터 등이 잇따라 들어서며 오늘의 오성한옥마을을 만들었다. 아원고택이 전국적인 명성을 처음 얻게 된 것은 2011년  JTBC의 개국 특집 드라마 `발효가족` 촬영지로 알려지면서다. 제작사가 만든 세트장이 아원에 기부채납 됐으며, 드라마 속 음식점 간판인 `천지인`은 그 명칭으로 숙박체험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아원고택은 2019년 BTS가 5박6일 머물며 제작한 `2019 썸머패키지`로 전 세계에 알려졌다. BTS가 아원에서 힐링 캠프를 차린 것은 리더 RM(본명 김남준)의 부모가 이곳을 즐겨 찾으며 인연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BTS가 한국문화를 알게 하기 위한 기획사의 의도에 적합한 곳으로 선택됐다. 아원을 중심으로 오성 한옥마을 일대 풍경을 고스란히 담은 화보가 공개된 후 이곳 방문 후기가 각종 SNS에 넘치며 완주여행 필수코스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드라마 세트장이나 BTS 촬영지만으로 이곳을 설명하기는 부족하다. 이벤트성은 일시적이다. 아원고택이 지속해서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힘은 기획전시, 문화공연, 전통과 현대, 문화와 예술로 채운 콘텐츠가 있어서다. 여기에 고택 속 대나무숲을 스치는 바람 소리와 고택에서 바라보는 종남산 풍경은 그 자체 힐링명소다.

아원고택을 시원으로 조성된 오성한옥마을은 정부에서도 농어촌 지역소멸을 막는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근래 전해갑 아원고택 대표의 사례를 청취했다. K컬처 산업화에 수백억원의 국비를 쏟아붓고도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들을 주민 스스로 일궈낸 성공 사례를 눈여겨 본 것이다.

아원고택이 전국 명소가 된 데 전해갑 대표의 `한옥 철학`이 눈에 띈다. 경남 진주에 있던 한옥과 고창, 정읍 한옥을 옮겨 이곳에 앉혀 아원고택으로 만든 그는 일반인들이 한옥에 쉽게 접근하는 데 관심을 뒀다. 그 답이 주거 개념이 아닌 체험관이었다. 그는 한옥 크기가 적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내 것이 적어야 자연이 더 크게 보인다. 비움과 여백이 한옥의 매력이란다.

아원고택 객실에 놓인 것도 덜렁 상 하나와 이불 하나다. 불편할 수밖에 없는 데도 주말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아원을 찾는 것도 이런 단순한 공간에서 번잡한 도시를 떠나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전 대표는 한옥의 확장성에 관심이 많다. 한옥을 주택으로 국한할 경우 건축에 여러 규제를 받는다. 그는 아원고택이 그렇듯 한옥을 언제든 옮길 수 있는 가구로 여긴다. 여기에 더해 조형물로까지 접근한다. 올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출품한 이이남 작가가 협업한 ‘아원의 시공간(詩空間)’ 작품이 그 결실이다.

전 대표가 설계한 낭원시립 김병종미술관도 사색을 중심에 둔 `아원풍`으로 관람객을 이끌고 있다. 아원고택이 가져온 산촌마을의 나비효과가 오성마을을 넘어 여러 지역으로 확산될 태세다. 최근에는 문경시 480명 전 직원들이 3개월에 걸쳐 아원고택을 벤치마킹 했고, 부안군에서도 아원고택의 사례를 주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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