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에 사는 김모 씨(45)는 며칠 전 군산~전주 간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아찔한 경험을 했다.
군산대교차로 인근에서 차가 미끄러져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기 때문이다.
간발의 차로 화를 모면했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식은땀이 흐른다는 게 김 씨의 설명.
국도 21호선 새만금북로(군산~전주구간)가 겨울철 마(魔)의 도로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명 도로 위 암살자로 불리는 ‘블랙아이스’ 때문이다.
블랙아이스는 낮 동안 도로 위에 내린 눈이 녹았다가 밤사이에 다시 얼면서 생기는 '얼음'을 뜻한다.
사람의 시야에는 눈이나 얼음이 쉽게 감지되지 않지만 실제로는 빙판길이나 다름없는 얼어있는 도로여서 큰 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크다.
눈이 내린 지난 18일 하루 동안 새만금북로에서 블랙아이스 등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30건 정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군산대 교차로 부근에서 화물차가 전도되는가 하면 옥산교차로 전주 방면에서는 화물차와 통근버스 간에 추돌사고가 발생, 한 동안 정체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블랙아이스 교통사고의 경우 자칫 대형 인명피해는 물론 연쇄 추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더 치명적이다.
실제 지난 2012년과 2013년 군산과 익산을 잇는 27번 국도에서 빙판길 등으로 인해 14중 추돌사고와 21중 추돌사고가 각각 발생해 1명이 숨지고, 22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바 있다.
많은 차량이 오가는 새만금북로에서도 이 같은 대형 사고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시민들의 주장이다.
이곳 구간이 블랙아이스에 취약한 이유는 곳곳에 산모퉁이, 고가 위 밑 도로, 절개지도로가 있는 탓이다.
그러나 곳곳에 사고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에도 불구, 위험 구간을 알리거나 안전운전을 알리는 경고문 등은 미흡한 수준이어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운전자 이모 씨(35)는 “비나 눈이 올 때 조심하라는 안내문이 있지만 운전하다보면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며 “날이 어둡거나 악천후에도 식별이 가능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특히 이곳 도로에 대한 전반전인 점검과 관리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소방서 측은 “겨울에는 화재뿐 아니라 도로 결빙으로 인한 교통사고 출동도 많다”면서 “겨울철에는 블랙아이스로 인한 교통사고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감속 운전과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운전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블랙아이스에 대한 대처요령은 △운행 전 기상정보 및 교통정보 파악 △차간거리 충분한 확보 △다리 위나 고가도로 등에서의 각별한 주의 △커브길 진입 전 미리 감속 △브레이크 등 급조작 자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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