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은 지인으로부터 돈을 빌리고 차용증을 작성하였다. 변제기한이 지난 후 독촉을 받던 의뢰인은 빌린 돈을 어렵게 현금으로 모두 갚았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지인의 사망 후 지인의 유족으로부터 돈을 다 갚지 않았다며 차용증을 증거로 대여금 소송이 제기되었다. 의뢰인은 돈을 모두 갚았음에도 다시 소송에 이르렀다며 이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왔다.
돈이 건네갔지만, 돈을 지급했다는 증빙을 남기지 않은 경우가 많다. 현금 수령증이나 변제확인서 등의 문서를 남기거나 계좌이체, 수표 등 기록이 남았다면 간단하게 돈이 건네 간 사실을 입증할 수 있겠지만, 그마저도 남아있지 않다면 난처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특히 당사자가 사망하였다면 그 정황을 모르는 유족과 해당 사실관계를 다투어야 하기에 더욱 어려운 측면이 있다.
변호사로서 흔하지만 난감하고 어려운 사건이다. 보통 돈은 기록을 남기기 때문에 돈을 갚은 시기의 현금 출금 내역을 찾아본다. 그리고 돈을 건넬 당시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는 증인이 있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상대방이 돈을 건넬 당시 전에는 독촉한 사실이 있지만, 오랜 기간 독촉한 사실이 없다며 정황상 돈을 갚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돈을 준 사실을 정확히 입증하지 못하는 의뢰인이나, 돈을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알 수 없는 유족이나, 이를 두고 판단을 내려야 하는 법원이나 모두에게 곤란한 상황이 펼쳐진다.
필자에게 이 같은 소송에서 좋은 기억, 좋지 않은 기억 모두 있다. 하지만 현금 출금 등 돈을 갚은 사실을 입증하더라도 모든 대여금을 다 변제했다고 인정받기까지는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현금을 건네 돈을 건넨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다면 곤란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결론은 돈이 오갈 때는 반드시 계좌이체 등 기록을 남기고, 돈을 건네기 전 현금수령증 또는 변제확인서를 작성해 자신이 건넨 돈의 흔적과 모든 돈을 다 갚았다는 사실을 기록해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영호 법무법인 모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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