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이 장수라고 하면 어디쯤에 있냐고 되묻곤 했던 시절이 있었다.
”전라북도에는 무주 진안 장수군이 있는데 합쳐서 무진장이라고 하고요, 무진장 눈도 많이 와서 토끼하고 발 맞추면서 누에와 돼지도 기르고, 담배농사 지으면서 살아왔던 두메산골입니다. 지금은 고속도로가 3개나 연결되고 사과와 한우, 오미자의 빨강색, 즉 3Red로 유명해 졌습니다.“
그러면 바로 고개를 끄덕인다. 늘 가고싶고 그리운 내고향 장수읍에는 약 20여개의 크고 작은 동네들이 있다. 우리 베이비부머세대들은 학생이 점점 늘어나서 초등학교 4곳에서 공부했다. 누나와 형이 동창이면 동생들도 모두 친구이고, 부모님들도 형제자매나 다름없이 서로 돕고 위로하면서 살아왔다. 요즘은 인구가 계속 줄어서 전국 226개 지자체중에서 223위로 지역소멸 위기에 있다. 엄청난 산악고원지대로서 일자리는 계속 줄어들고, 학생들도 도시로 떠나가기 때문이다. 안타깝지만 뾰족한 해결책도 없다.
충주시의 깊은산속옹달샘(명상치유센터)이나 인제군의 기적의 도서관과 같은 성공사례를 볼 때, 77%가 산으로 둘러쌓인 내고향 장수는 산과 숲, 강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백두대간에서 금남호남정맥으로 이어지는 시작점에 장안산과 팔공산이 있고 전북과 충남의 젖줄인 금강의 발원지 뜬봉샘, 섬진강의 최상류인 덕산용소와 수분리, 빼어난 절경과 깊은 숲이 있는 방화ㆍ와룡 자연휴양림, 의암 주논개열사의 생가와 유적, 승마학교와 동가야 유적지만 연결해도 '장수만세 으뜸관광지'가 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있다. 동선도 길지 않고 기존 도로와 국유산림을 잘 활용하면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순환버스노선과 산악궤도 열차로 연결할 수 있다. 기존의 리조트와 호텔을 잘 활용해서 잘 놀고 잘 먹고 푹 쉬었다 가는 힐링명소로 발전했으면 좋겠다. 이러한 프로젝트를 장수군에서 선도적으로 성사시킨 다음에 진안 마이산과 탑사, 무주 덕유산과 구천동으로으로 확산시키면 '무진장 즐거운 최고의 힐링허브'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김수환 추기경님도 "결국 남는 것은 마음 닦는 일과 나누면서 복 짓는 일"이라고 했다. 이제 우리 세대들은 고향발전을 위해서 나서야 할 때가 되었다. 시대적 소명이다. 일제강점기와 육이오전쟁을 겪으시면서 가장 극한의 가난과 역경을 이겨내면서 우리를 올 곧게 키워주신 우리의 부모님들은 영웅이시다. 지금도 고향하늘위에서 우리들을 지켜주고 계신다. 다 하지 못 한 효도를 고향사랑으로 보답해 나가면 된다. 성공한 고향기업가들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이행해야 한다. 이제는 고향발전을 위해서 모두가 힘을 모을 때가 되었다. 타지에 사는 고향사람들로부터 애향심을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읍면사무소에서는 동문회를 통하여 고향소식도 전하고, 고향발전을 위한 지원협력을 요청해 나갔으면 한다.
군청에서 동문들의 뜻을 모아 '논개고향사랑재단'을 설립하여 추진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고향발전 사업계획도 수립하고, 군의회에 제안하고, 기금도 조성해 가면서 고향사람들이 고향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해 주었으면 한다. 애향심이 곧 효도이고 애국심이다. 고향살리기에 서로서로 힘을 모으고 보태자. 고향에 조금 더 관심을 갖고, 고향사랑 버스에 함께 타서 고향사랑 길을 힘차게 달려 보자.
/류영하 전 국토해양부 고위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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