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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농산어촌 선거구 개악, 지역소멸 부추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북‧전남 국회의원들이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어촌 말살과 지역소멸을 부추기는 선거구 개악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회견에는 전북을 비롯한 호남의원 14명이 참석해 "이번 총선이 지난해 12월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위가 제출한 안대로 치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선거구획정위의 안은 농산어촌 지역 대표성에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선거제 논의 과정에서 지방소멸 대응과 지역 간 균형발전이라는 대의 원칙에 역행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수정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산어촌지역 선거구 축소 문제는 여야를 떠나 전국 공통의 시급한 현안이다. 이대로 가다간 지방소멸과 해체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자. 중앙선관위 획정안에 따르면 강원도에는 서울 면적의 8배에 달하고 영동과 영서를 가로지르는 기형적 형태의 '속초·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선거구가, 경기 북부에는 서울 면적의 4배에 달하는 '포천·연천·가평' 선거구가 각각 생긴다. 강원도의 경우 6개 시군이 한 지역구가 된 것이다. 또 전남에서도 4개시군으로 이루어진 해남군·영암군·완도군·진도군 지역구가 나왔다. 전북도 마찬가지다. 기존의 정읍시·고창군, 남원시·임실군·순창군, 김제시·부안군, 완주군·진안군·무주군·장수군 등 4개 선거구가 통합을 통해 정읍시·순창군·고창군·부안군, 남원시·진안군·무주군·장수군, 김제시·완주군·임실군 등 3개 선거구로 되면서 4개 시군을 묶는 선거구가 2개 지역에 이른다.

공직선거법 제25조 ②항은 “국회의원 지역구의 획정에 있어서는 인구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농산어촌의 지역대표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권고 규정일뿐 강제규정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획정위는 인구만을 기준으로 선거구를 정했다. 

인구의 도시 집중이 심각한 상황에서 유권자의 평등권 보호에 치중하다 보면, 인구가 적은 농어촌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자기 지역의 이익을 대변할 국회의원을 선출할 수 없게 된다. 농산어촌 선거구를 감축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아무리 여야간 협상이 급박해도 선거구 개악으로 인해 지역소멸을 가속화시켜선 안된다. 이것은 장기적으로 보면 지방도 죽이고 도시권도 죽이는 공멸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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