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들에게 "여자친구 소개시켜주겠다" 등의 말로 친분 쌓아
유흥가 주변 음주운전자 물색하고 쫓아가 협박하며 금품 요구하기도
전주에서 지적장애인들의 장애인 지원금·대출금 등을 가로채거나 음주운전자들을 협박해 2억 원에 달하는 금품을 편취하고 갈취한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됐다.
전주완산경찰서(서장 정창옥)는 공동 공갈·사기 혐의 등으로 사회 지인들로 구성된 10~30대 15명을 입건하고 이중 범행을 주도한 A씨(20대) 등 5명을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8월부터 6개월간 은행 업무에 서툰 지적장애인들에게 접근해 이들의 휴대전화로 대출을 받거나 장애인 기초수급비 등 약 1억 1000여만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전주시 효자동 등 시내 술집들이 밀집한 곳에서 음주운전을 하거나 하려는 운전자들을 상대로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협박하는 수법으로 한 건 당 1000∼3000만 원을 받는 등 7000만 원을 갈취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장애인 피해자들에게 “여자친구를 소개시켜주겠다”,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말로 접근해 친분을 쌓은 뒤 돈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또 A씨 일당은 음주운전자를 상대로 범행하기 위해 심야시간대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운전자를 표적으로 삼고 물색조, 추격조, 바람잡이조 등으로 체계적으로 임무를 나눴다.
물색조가 음주 차량을 확인하면 추격조가 해당 차량을 추격했고, 이후 합류한 바람잡이조가 경찰에 신고할 것처럼 협박하면서 금품을 요구하는 수법을 썼다.
이 과정에서 일부 피해자가 신고 무마용으로 약속한 합의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집단으로 폭행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대부분 무직 상태로 평소 자주 어울리던 지인들과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유성민 전주완산서 형사과장은 “음주운전은 그 자체로도 범죄행위일 뿐 아니라 이처럼 또다른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며 “만약 음주운전을 빌미로 금품을 요구받는 상황이 생기게 된다면 2차, 3차 피해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즉시 경찰에 신고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유 과장은 “요즘 휴대전화를 통해 대출, 이체같은 대부분의 금융거래가 가능하다”며 “이번 지적장애인 대상 사기 범죄 사례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떤 경우에도 타인에게 휴대전화나 개인 정보를 알려주지 않도록 주의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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