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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경로(敬老)와 그 제도적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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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정 김경식(연정교육문화연구소장)  

지난달 5월에는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있었으니 그 뜻을 연장하여 노인을 존경하는 마음가짐과 그 실천을 더욱 생각해 보아야 하겠다. 지금 ‘경로(敬老)’ 운운하지만 그렇게 흡족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인구 현황에 있어서 장수의 경향이 있으니, 차츰 노인들의 숫자가 많아질 것으로 추측된다. 필자가 살고 있는 고창만 하더라도 인구 5만에 노인인구가 무려 1만 8000명을 넘고 있다. 전국적인 면에서 보더라도 인구는 줄고 노인인구는 늘어 지난해 2023년 기준으로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27,2%를 차지하고, 오는 2050년에는 47.1%까지  증가하리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러니 전국적으로 보면 대한노인회 소속 인구도 가히 짐작할 일이다.

옛날에는 노인을 공경함은 더더욱 당연한 일이었고, 제도적으로 국가나 각 지방에서도 노인을 존경하는 제도가 철처하게 진행되었다. 이를 통해 미풍양속의 사회교화를 꾀하고자 했던 것이 우선 각 향교마다 그 지방의 군수나 현감의 주도하에 정중히 춘추로 실시되었던 향음주례(鄕飮酒禮)였다. 국가에서는 왕은 전국의 향로(鄕老)들을 불러들여 성대히 대접하기도 했다. 또한 옛날 성군(聖君)들은 정치를 함에 있어서 노인들의 경험을 경청하기도 했다. 한 예로 세종대왕은 농사짓는 방법에 대한 <농사직설(農事直說>을 쓴 바 있는데, 이는 전국의 연로한 촌로들의 농사에 대한 경험을 들어 정리한 것이다. 이처럼 옛날에는 사회적으로 노인들을 우대했고, 또한 노인들의 경험을 이용하고자 했다.

우리도 이제 우선 정치에 있어서 제도적으로 지난 세대를 이끌었던 대한노인회 인구가 갖고 있는 각계 각층의 노인의 경험을 우선 정치에 이용하여 정치의 내실화를 기하는 것도 퍽 유의미할 것이다. 지난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보면 불과 2개월도 못 되는 기간에 정당을 급조하여 10여석의 비례대표직을 창출하고 있지않는가? 이런 상황이라면 제도적으로 전국 인구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대한노인회의 노인들이 갖고 있는 각 방면의 유능한 경험을 정치에 이용하고, 더 나아가 지방자치단체의 지방의회에도 법적인 노인 의원의 자리를 확보해주는 것은 어떨까.

며칠 전 TV 화면에서 본 바이지만, 모 정당의 초선의원 당선자 30여명이 대통령실 앞에서 한 문제를 피켓에 써 붙이고 그 해결을 대통령에게 요구하면서 “국민의 명령”이라고 외쳐대는 그 한심스러운 모습, 그들 30명의 요구가 어떻게 해서 국민의 명령인가? 국민의 명령을 말할 경우는 적어도 여야 국회의원의 합의된 사항만이 국민의 뜻이요, 명령이 아니겠는가? 국회의원들이 국정을 논하는 의사당을 마련하고 있지않는가? 그걸 버리고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 거리로 뛰쳐 나와서야 쓰겠는가? 이러한 꼴사나운 젊은 국회의원의 모습을 없에기 위해서도 노인회의 경륜을 제도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한번쯤 생각해 볼 문제이고, 퍽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제발 경거망동한 국회의원님들의 못된 행동이 무엇보다도 자라나는 어린이에게 행여 나쁜 영향을 끼칠까 그것이 두렵기만 하다. 이제는 경륜 있는 노인들의 산 경험을 사장시키는 것 보다도 제도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퍽 유익하고 의미있지 않겠는가? 

/김경식 연정교육문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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