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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산 귀한 모습, 일생 동안 촬영했죠…그 사진, 공유하고 싶은데 어떡하죠”

진안문화의집서 ‘특별한, 그러나 안타까운’ 사진전
마이산 촬영 전업작가 정길웅 씨, 작품 2000점
"국내외 유명관광지에서 교류전 열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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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작품 앞에 서 있는 정길웅 작가 / 사진=진안 국승호 기자

“지금 이곳에 전시된 사진은 제가 소장하고 있는 작품의 1%도 안 됩니다.”

오로지 마이산만 수십 년 찍어 왔다는 마이산사진연구협회 정길웅(57) 회장은 자신을 전업 사진작가라고 소개하며 이 같이 밝혔다. 

진안문화의집 1층 전시실에서 지난 24일부터 특별한 사진전이 열리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그가 소장한 마이산 사진은 2000점가량. 그 가운데 단 18점만 이번 전시회에 출품했다. 전시액자를 만들 형편이 못돼서다. 계절에 따라, 보는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는 마이산. 그 다양한 모습이 담긴 사진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 하지만 형편이 여의치 않아 아쉽다. 

이번 전시회에는 1년에 4~5개가량씩 엄선해 제작한 작품만 한데 모아 출품했다. 마이산의 원경, 중경, 근경은 물론 마이산 내 명소를 담은 것들이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백운면 소재 덕태산(1113m)에서 찍은 것이다. 문화의집 1층 입구 근처에 걸린 이 사진 한 컷에는 진안의 명산인 마이산(687m), 부귀산(806m), 운장산(1126m), 구봉산(1002m)이 함께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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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지점이 진안 백운면 덕태산이라고 한다. 마이산 뒤쪽에 부귀산, 그 뒤쪽에 운장산, 사진 오른쪽 맨 끝지점이 구봉산. 이 한 컷에 진안의 명산이 모두 담겨 있다. / 사진=진안 국승호 기자

지난 25일 관람객 A씨(47)는 “나도 사진에 일가견이 있다. 그런데 이런 작품은 죽을 때까지 한 번도 찍어볼 수 없을 것 같다”고 극찬했다. 

관람객 B씨(58)는 “이런 작품을 찍으려면 아예 산속에서 살아야 한다. 사진에 미친 사람 아니고는 도저히 촬영이 불가능한 작품”이라고 단언했다.

정 작가는 관람객들의 궁금증에 대해 “마이산의 다양한 모습을 한 장의 사진으로 담기 위해 움막을 짓고 산속에서 수십 일 동안 생활한 적이 여러 번”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산주로부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으름장을 견뎌야 했던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진전이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는 작품 옆에 붙은 해설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작품 해설을 정 작가가 직접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작가는 전시기간 내내 전시실에 머무르면서 관람객을 위한 해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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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정 작가 / 사진=진안 국승호 기자

당초 지난 24일까지 계획했던 이 전시회는 관람객 반응이 좋아 28일까지 연장됐다.

정 작가가 사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학창 시절이었다. 고등학교 때 부친이 외국에서 가져다 준 사진기 한 대가 전업사진작가의 출발점이었다. 군 제대 후엔 사진관을 운영하면서 작품사진 촬영에 심취했다. 그 후 오로지 사진작가 외길 인생을 살았다. 

마이산만 찍는 이유에 대해 정 작가는 “한 때 다른 피사체에도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보는 각도에 따라 모습이 전혀 다른 마이산 같은 매력이 없었다. 그래서 오로지 마이산만 찍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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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관람객들의 모습 / 사진=진안 국승호 기자

정 작가는 “진안의 랜드마크인 마이산의 진귀한 장면을 담은 작품들이 진안 홍보에 활용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작가에게는 작품집, 즉 ‘도록(圖錄)’을 만드는 일이 절실히 필요하다. 하지만 그 방대한 작품사진의 도록을 발간하는 일이 그에겐 만만치가 않다. 

“내 일생의 전부인 마이산의 모습을 '도록'에 담아 국내외 유명 관광지와 교류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사진전을 열고 싶다.” 

이순을 코앞에 둔 소박한 '사진쟁이 외길 인생' 정 작가의 꿈이다.

국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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