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농기계가 농민들의 피로도를 줄여줘 노동력 절감 효과가 큽니다. 생산비 절감 효과도 있어 농업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됩니다. 농업이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29일 완주군 LX공간정보연구원에서 열린 자율주행 농기계 시연회에 참석한 최병문(41) 씨는 자율주행 농기계를 사용해 본 소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 씨는 부안에서 대규모 쌀농사를 짓는 농업인으로 영농법인 '꼬마농부팜' 대표이다. 대통령 소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청년자문단장도 맡고 있는 그는 드론, 자율주행 등 미래 농업 모델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이날 시연회가 열린 현장에서 수직이착륙 드론은 하늘을 날며 토지 정보를 수집하고, 자율주행 트랙터는 입력된 정보 값에 따라 땅을 갈았다. 겉으로는 일반 농작업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최근 국내 곳곳에서는 자율주행 농기계 시연회가 열리고 있다. 국내 농기계 업체들이 관련 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든 영향이다.
이번 LX공간정보연구원에서 열린 자율주행 농기계 시연회는 '공간정보'를 결합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국국토정보공사의 지적·드론측량 등 공간정보 기술이 농업에 접목된 것이다.
이에 대해 LX공간정보연구원 배성훈 책임연구원은 "지적 측량을 하는 한국국토정보공사에서 왜 '농업'을 하냐고 묻는다"며 "땅에 대한 정확한 위치 정보를 통해 부가가치를 만드는 것 또한 저희의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상이 농토일 뿐, 저희가 하는 일은 같다"고 설명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국토정보공사가 공동 투자해 개발한 수직이착륙 드론은 토양 정보를 수집하는 역할을 한다. 질소량과 같은 토양 분석, 식생 분석이 대표적이다. 배 책임연구원은 "기존에는 흙을 30㎝ 정도 파서 분석했다면, 수직이착륙 드론은 상공 촬영만으로도 표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자율주행 트랙터는 드론으로 수집한 토양 정보를 토대로 파종, 제초, 수확 등 실질적인 작업을 한다. 자율주행 농기계의 높은 정확성, 편의성으로 숙련 농부뿐만 아니라 초보 농부까지 수월한 농작업이 가능하다.
디지털농업 스타트업인 아그모 전찬우 대표는 "자율주행 트랙터는 ㎝ 단위로 작업하기 때문에 사람이 놓칠 수 있는 부분까지 잡아준다. 그렇기에 땅을 더 밀도 있게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실제 비교 결과 농업인의 피로도 경감으로 작업 효율이 올라가면서 전반적인 농업 생산성이 높아지는 선순환 효과가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날 공개된 자율주행 농기계는 키트 형태로 제작돼 기존 농기계에 탈부착만 하면 바로 자율주행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한편 이번 자율주행 농기계 시연회는 대통령소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청년자문단과 농촌진흥청 등이 주최한 '2024 디지털 농생명포럼'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디지털 농생명포럼 사무국은 자율주행 농기계 시연에 이어 세미나를 통해 미래농업 연구 성과 등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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