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5월 22일부터 9월 19일까지 뭉크전이 열리고 있다. 에르바르트 뭉크(Edvard Munch, 1863~1944)는 노르웨이의 대표적 표현주의 화가이자 판화가이다. 군의관 아버지와 예술적 소양이 풍부한 어머니 사이에서 5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그는 5세에 어머니를 폐결핵으로 잃고 10년 뒤 누나도 같은 병으로 사망했고, 누이동생은 정신병에 걸렸다. 아버지와 남동생도 뭉크가 어렸을 때 세상을 떠났다. 이런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뭉크는 거의 일생 내내 죽음과 병에 대한 환각을 가졌는데 괴로움과 절망의 주제에 너무 밀접하게 연결되게 했고, 그에게 마음의 벽을 쌓게 했다.
당대 유행하던 풍경화의 자연주의를 벗어나 그는 어릴 적 어머니와 누이의 죽음, 그리고 연속된 사랑의 실패를 겪은 뭉크는 인간의 삶과 죽음, 존재의 근원에 존재하는 고독, 질투, 불안 등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표현주의 양식을 택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그림은 전반적으로 우울하거나 신경증적인 불안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후기작 ‘태양’은 밝고 화사한 벽화도 그렸다. 뭉크는 일찍부터 사회적 행동과 도덕 및 예술에 대해 자유분방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지내서인지 그의 미술은 성(性)과 사회적 상황에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생전에 성공해 돈을 벌었고 넓은 땅을 구입해 거기서 살며 그림을 내내 그리며 지냈고, 노르웨이 왕실에서 기사 작위를 받을 정도로 인정받는 화가였다. 그는 말년에 모든 작품을 오슬로시에 기증했다.
뭉크의 대표작은 거의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작품 ‘절규’(Scream)를 꼽을 수 있다. 이 그림은 오슬로 근교에서 산책하고 있을 때 경험했던 끔찍한 공황발작에서 나온 것이다. “피곤하고 아픈 느낌이 들었다. 해가 지고 있었고, 구름은 붉은색으로 변했다. 그리고 자연을 뚫고 나오는 절규를 느꼈다.”
이번 전시는 에칭 작품이 많고 똑같은 주제를 조금씩 다르게 시리즈로 작품을 만들어갔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대표작 ‘절규’는 아주 작은 판화 1점만이 있었다. 석판화 ‘마돈나’의 여러 버전도 인상적이었다. 밝은색을 사용한 풍경화도 눈에 띄었다. ‘절규’ 원본을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며 갔으나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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