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를 수집해 모은 돈으로 5년째 기부를 이어온 80대 어르신의 나눔실천이 지역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미담의 주인공은 전주시 중앙동에 거주하는 홍경식 씨(81)다. 그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을 위해 써달라’며 정부에서 받은 긴급재난지원금 40만원에 노인일자리사업을 통해 모은 돈을 더해 100만원의 성금을 기부했다. 당시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선뜻 내놓은 전주 지역 첫 번째 기부자였다. 이후에도 그는 폐지를 주워 마련한 돈으로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기부를 이어왔다. 지난 23일 전주시복지재단에 100만원을 기부한 게 일곱 번째로, 기부금은 총 800만원에 달한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폐지수집 노인의 월평균 소득은 76만6000원에 불과하다. 생계를 잇기에도 부족한 금액이다. 홍경식 어르신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사회적 보살핌을 받아야 할 대상이다. 그런데도 그는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행복한 기부’를 멈추지 않았다. ‘가진 게 많지 않아도 마음만 있으면 얼마든지 나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우리 사회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들의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들의 기부와 사회공헌활동도 눈에 띈다. 하지만 그들의 ‘억대 기부’보다 폐지 줍는 어르신의 100만원 기부가 더 깊은 울림을 주는 것은 나눔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나눔은 남을 배려하면서 내가 가진 것을 조금 덜어주는 것이다. 홍경식 어르신은 “기부할 때 가장 행복하다. 여생이 끝나는 날까지 사회에 보답하고 싶다”고 했다. “다리도 허리도 아프지만 폐지를 계속 줍는 것은 기부할 때 가장 행복하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남을 돕는 일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 것인지를 그의 소감에서도 엿볼 수 있다.
말은 쉽지만 사실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꾸준한 실천으로 이어가는 것은 더욱 그렇다. 그래서 고령인데다 여건도 좋지 않은 홍경식 어르신이 5년 동안 꾸준히 전해준 지역사회 기부 소식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그의 뜻깊은 나눔 실천이 우리 사회 ‘선한 영향력’으로 작용해 이웃사랑의 큰 물결로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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