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사는 청년 김모 씨(29)는 지난 주말 서울행 기차표를 예매하던 중 코레일이 제공하는 청년 할인 혜택을 발견했다.
‘힘내라 청춘’이라는 명칭의 혜택을 받기 위해 홈페이지 회원가입부터 멤버십 인증까지 마쳤다. 왕복 기준 7만원가량의 운행비가 평소 부담스러웠던 A씨는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감이 넘쳤다. 하지만 김씨가 예약하려는 날에 코레일 측이 ‘힘내라 청춘’ 혜택으로 제공하는 노선은 단 2개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한 개의 노선은 이미 ‘할인매진’이었다.
김 씨는 “사회초년생들은 왕복 기찻표가 큰 부담이 되는 상황에 청년 혜택이 있다고 해서 기뻤는데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라며 “혜택이 제공되는 노선도 일정한 기준이 없이 제공되고, 새벽이나 늦은밤 등 표가 다 팔리지 않는 비인기 노선에만 혜택을 제공하는 것 같다. 이런식으로 생색내기만 할 것이라면 왜 청년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힘내라 청춘’이 아니라 힘이 빠진다”고 토로했다.
코레일이 8년 넘게 운영 중인 청년 할인 혜택 노선이 너무 적고 하루하루 다르게 제공되는 등 개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25일 코레일 등에 따르면 KTX를 운영하는 코레일이 운영 중인 ‘힘내라 청춘’ 혜택은 구직활동을 하는 연령대인 만25세~만33세까지의 청년층을 대상으로 10~40%의 할인된 가격으로 KTX를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혜택으로 지난 2015년 10월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전북일보가 코레일이 운영하는 ‘코레일톡’ 어플리케이션으로 해당 혜택을 분석한 결과, 용산~전주역 기준 하루에 이용할 수 있는 노선은 0개~7개에 불과했다.
하루 용산∼전주역을 오가는 KTX는 20개 노선이다. 무궁화호와 ITX 등을 합하면 하루 노선은 29개이다. 또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노선들은 대부분 오전 5시~오전 12시까지의 노선이거나, 노선이 마무리되는 오후 8시 이상의 노선들이었다. 이마저도 대부분의 노선들이 이미 ‘할인매진’이 된 상태였다. 심지어 할인혜택이 주어지는 노선수는 매일 다르기까지했다.
특히 토요일 등 KTX 이용객이 많은 요일은 아예 한 개의 노선도 혜택이 제공되지 않았다.
또한 해당 혜택은 당일 예약이 되지 않아 급박하게 KTX를 이용해야 하는 청년들은 사용할 수 없었다.
이날 전주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던 이민아(26·여)씨는 “집이 서울인데, 전북대학교를 다니고 있어 기차를 자주탄다”며 “해당 혜택이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원하는 시간대나 요일을 정할 수 없어 사용하지 않는다. 힘내라 청춘이라고 이름만 번지르르하게 지어놨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코레일 측은 "현재 해당 혜택으로 모든 기찻표를 할인할 순 없고 발매 매수도 한정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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