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역 폭염경보, 체감온도 36도 이상으로 오르는 등 무더위 심화
폭염 속 개인 관리 중요, 유관기관 꼼꼼한 안전 대책 마련해야
행정안전부, '폭염 관련 자치단체 계약 집행요령' 안내
전북 전역에 폭염경보가 발효되고 체감온도가 36도 이상 오르면서 공사현장과 도로와 같이 고온 환경에 노출된 근로자들의 온열질환 발생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폭염에 대비한 근로자 개개인의 건강 관리와 함께 유관기관의 꼼꼼한 안전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5일 낮 12시께 전주시 우아동 한 공사현장 앞. 주차된 공사 차량에서는 현장 근로자들이 에어컨을 켠 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온 근로자들은 공사현장으로 바로 가지 않고, 동료들이 쉬고 있는 차량 안으로 들어가거나 편의점 등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현장 근로자 A씨(30대)는 “여름철에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야외에서 작업하다 보면 헬멧 아래로 땀이 뚝뚝 흐르고, 온몸이 젖는다”며 “퇴근 후 집에 가서 씻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고 했다.
같은날 전주시 서신동의 한 대형마트 주차장에서는 한 직원이 물류센터에서 입고된 물품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는 온몸이 땀으로 젖은 채, 이마에 쉴 새 없이 흐르는 땀줄기를 연신 닦아내고 있었다.
마트 직원 A씨(40대)는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데, 몸을 계속 움직여야 하는 일이라서 여름에 특히 더 힘들다”며 “건물 외부나 지하주차장에서 주로 일을 하는데, 여름이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생각 뿐이다”고 했다.
여름철 야외에 배출한 쓰레기에서 생기는 벌레·악취도 근로자들을 괴롭혔다. 이날 오전 10시께 전주시 효자동 전주대학교 인근 원룸촌에서 생활쓰레기 수거에 나선 업체 직원들은 한 원룸 앞에서 물을 마시며 잠시 휴식 중이었다.
업체 직원 C씨(50대)는 “여름이 되면 벌레와 악취 때문에 일하기가 몇 배로 힘들다"며 "땀을 너무 많이 흘려 요즘엔 소금을 가지고 다니면서 챙겨 먹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전날 오후 8시 전주시 서신동 일대. 음식 주문이 몰리는 바쁜 저녁 시간대 한 배달대행업체 직원은 공원 주변에 오토바이를 정차해둔 채 헬멧을 벗고 휴식 중이었다.
직원 D씨(20대)는 “오늘 오전부터 시내를 돌면서 20건 넘게 배달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어지럼증이 느껴져 쉬고 있었다”며 “비 오는 날은 몸이 젖어도 시원해 운전할만한데, 더운 날은 하루 종일 일하면 다음날은 쉬어야 할 정도로 지친다”고 했다.
전북특별자치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8월 4일 기준 도내 온열질환자 환자는 107명이다. 증상별로는 열탈진 70명, 열경련 19명, 열사병이 12명, 열실신 6명 등이다.
지난 3일 군산시 조촌동 한 건설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40대 남성이 팔다리 저림과 열경련 증세를 호소하면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자 5일 행정안전부는 전국 지자체가 발주한 공사·용역 현장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폭염 관련 자치단체 계약 집행요령'을 안내하기도 했다.
'폭염 관련 자치단체 계약집행요령'은 폭염으로 인해 작업이 곤란한 경우 발주기관이 계약의 특징과 현장 상태, 계약 진행상황, 기상예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용하며, 작업 일시정지와 작업시간 조정, 계약 금액조정 등을 골자로 한다.
이와 관련 기상지청 관계자는 “가장 무더운 시간인 낮 2~5시에는 논과 밭, 공사장 등에서 야외작업을 자제하고 통풍이 잘되는 작업복 착용과 충분한 물 섭취 등 폭염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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