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명팔이'에 수직하강, 친명후보와 운명 교차…'강성발언' 전현희·김병주 선전
'이재명 지원사격' 받은 김민석 1위…'최다득표' 李 장악력 확인, 친정체제 강화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 결과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친명(친이재명)계의 당내 장악력이 명실상부하게 입증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최고위원 선거의 경우 이재명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였던 정봉주 후보가 막판 여론 변화로 급탈락한 반면, 원색적인 대여 강성 발언으로 주목받았던 전현희·김병주 후보는 상위권에 올라서며 지도부에 안정적으로 입성, 희비가 극명히 엇갈렸다.
이 대표 본인도 85.40%라는 역대 최고득표율로 독보적이고 대체 불가능한 당내 입지를 여실히 재확인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투표 결과로 이후 민주당 내에서는 이 대표의 '친정체제'가 더욱 강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 鄭, 친명 당원들 비판 속 탈락 이변…'살인자' 발언, 전현희 2위로
정봉주 후보의 탈락은 이번 전대 최대 이변으로 꼽힌다.
초반에 선두를 달리던 정 후보는 전대 중반부 불거진 '명팔이'(이재명 팔이) 논란으로 이 대표 측 강성 지지층과 대립하는 모양새가 연출됐고, 이후 정 후보의 득표율은 급격히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번 논란은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이 지난 8일 라디오에서 정 최고위원이 이 대표의 최고위원 선거 개입에 격앙돼 있다고 언급하며 시작됐다.
정 후보는 "이재명의 이름을 팔아 호가호위하는 '명팔이'을 잘라내야 한다"고 말했고, 자신의 발언이 이 대표가 아닌 그 주변 인사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논란은 계속됐다.
지역순회 첫 경선이었던 지난달 20일 제주경선에서만 하더라도 19.06%를 기록했던 정 후보의 득표율은 마지막 지역 경선인 전날 서울경선에서는 8.61%까지 급전직하했다.
결국 정 후보는 이날 최종결과 발표에서 최종집계 11.70% 득표로 당선권인 5위 밖에서 밀려난 6위에 머물렀다.
이날 개표현장에서 만난 당 관계자는 최종결과 발표 전만 하더라도 "정 후보가 초반부에 표를 많이 확보했기 때문에, 후반부 하락세에도 '턱걸이' 당선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친명 당원들의 반발은 예상을 훨씬 웃돈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강성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던 후보들은 기대 이상의 선전을 했다.
김병주 최고위원의 경우 지난달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민의힘 논평 속에 등장한 '한미일 동맹' 표현을 문제 삼아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이라고 발언했는데, 이후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지지가 늘었다. 결국 김 최고위원은 4위로 당선됐다.
특히 전대 막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향해 '살인자'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던 전현희 후보의 경우 최종 2위(15.88%)로 당선됐다.
전 후보는 1차 제주 경선에서는 15.78%, 2차 인천 경선에서는 13.01% 등을 받았지만 마지막 서울 경선에서는 17.40%까지 득표율을 끌어올렸다.
이를 두고 해당 발언이 친명 강성 지지층의 표를 결집하는 데 도움이 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해당 발언과는 상관없이 전 최고위원이 서울에서 지역구 활동을 했기 때문에 마지막 경선지인 서울에서 표가 많이 나온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 '李 지원사격' 김민석 1위·한준호 3위…지도부 친명 색채 강화
민주당에서는 이 대표가 85.40%라는 역대 최대 득표율을 기록한 만큼 향후 '이재명 친정체제'가 더욱 힘을 얻으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알려진 것이긴 하지만 이 대표의 장악력이 다시 한번 확인됐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 대표가 '지원사격'에 나섰던 최고위원 후보들도 나란히 좋은 성적표를 거둔 만큼 지도부 전체에 대한 이 대표의 장악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김민석 후보의 경우 이 대표가 사실상 '공개 지지'를 하면서 이번 최고위원 선거에서 무난히 1위를 차지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0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왜 이렇게 김민석 후보의 표가 안 나오느냐"고 언급했고, 3∼4위권에 머물던 김 최고위원은 이후 급격한 상승세를 탔다.
최종 3위를 차지한 한준호 후보 역시 친명계로 분류되는 것은 물론, 그동안 당내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공공연히 한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총선을 전후해 당내에서 힘을 완전히 잃은 비명계의 입지가 이번에 한층 좁아진 것 역시 이 같은 친정체제 강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김두관 후보의 경우 이 대표의 '일극체제'를 비판하며 대표 경선을 완주했지만, 최종 득표율 12.12%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여기에 친명계 당원들과 각을 세웠던 정봉주 후보, 친명진영의 지원을 얻은 김민석 후보의 운명이 극적으로 교차하면서 이런 흐름은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