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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온 ‘국회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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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한풀 꺾였다. 계절의 변화가 피부에 와 닿는다. 바야흐로 ‘결실의 계절’이다. 정치권은 다시 ‘국회의 시간’이다. 2일 개회식과 함께 제22대 첫 정기국회 일정이 시작됐다. 10월 7일부터 25일까지는 국정감사가 진행된다. 연말까지 국민의 관심이 온전히 국회에 쏠릴 것이다. 

100일간의 정기국회 대장정을 지켜보는 전국 각 지자체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국가예산’이다. 미래 지역발전을 이끌 주요 현안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이자 첫걸음이 예산확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북특별자치도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뜨겁다. 지난해 새만금잼버리 파행 이후 예산삭감과 정치권의 막말로 도민 전체가 말 못할 굴욕감을 느꼈던 만큼 떨어진 자존감과 명예를 이번에 반드시 회복해야 한다. ‘전북 홀대’의 원인을 지역의 정치력 부재로 연결하면서 지난 4월 대거 국회에 복귀한 중진의원들의 정치력이 첫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우선 국회 심의단계에서 내년 전북 국가예산을 늘리는 게 과제다.

해마다 국회에서의 치열한 예산전쟁이 마무리되면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단체장과 함께 일제히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예산 성과를 자랑했다. 연말연시 바쁜 일정에도 도지사와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어김없이 한자리에 모여 언론 브리핑을 열고 애써 의미를 부여했다. ‘역대 최대’, ‘사상 최초’, ‘국가예산 ○○원 시대’ 등 온갖 수식어를 동원해 도민들 앞에서 스스로 연말 성과금을 나눴다. 물론 그들이 매년 예산철이면 국가예산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해 온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내세울 일이 아니라 당연한 일이다. 다른 지역 의원과 단체장들도 마찬가지인 만큼, 발품의 성과는 장담할 수 없다. 그런데도 노력과 성과를 내세우고, 일부는 부풀려 스스로 치적을 홍보하는 일에 더 열정을 쏟아왔다. 물론 올해도 그럴 게 뻔하다.

사실 국가예산은 전년에 비해 감소하는 일이 없다. 한푼이라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니 ‘역대 최대’라는 표현은 의미가 없다. 그런데도 마치 현 국회의원과 단체장의 능력이 탁월해서 전대미문의 대단한 기록을 세웠다는 뉘앙스를 풍기며 해마다 그 성과를 홍보해댔다. 그런데 지난해 이변이 일어났다. 새만금잼버리 파행의 여파로 정부가 2024년 전북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국회 심의단계에서 일부 증액이 있었지만 최종 확정액은 전년(2023년)보다 줄었다. 정말 ‘사상 최초’라는 용어가 꼭 맞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정치권은 공치사 일색이었다. ‘사상 첫 감소’라는 사실적 표현 대신 ‘2년 연속 9조원 대 확보’라고 그럴싸하게 포장했다.

올해는 제발 실속도 없이 포장만 화려한 정치인들의 낯부끄러운 연례행사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 다시 국회의 계절이다. 이 계절이 지나면 국회의원과 단체장들은 새해 국가예산 확보 상황을 지역주민들에게 가감 없이 알려야 한다. 꼭 필요했지만 예산확보에 실패한 사업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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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예산 #전북 #정기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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