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식 진안문화원 부원장이 쓴 글을 토대로 스토리 구성
6개월 동안 원작 여러 차례 읽으며 삽화 수십 점 그려내
“원작자 김경식 선생님과 6개월 동안 수시로 소통하며 이야기를 구성하고 삽화를 그렸습니다. 어린이들조차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여 큰 보람을 느낍니다.”
요즘 진안지역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책 한 권이 있다. 바로 <‘우리’와 막걸리이야기>다. 박하영 작가는 김경식 진안문화원 부원장이 쓴 글을 토대로 스토리를 구성하고 삽화를 그렸다. 삽화가인 그는 동화의 스토리 구성에도 능하다는 평을 듣는다. 그래서 그는 ‘일러스트레이터(illustrator)’라 불린다.
진안문화의집 이현우 관장이 기획해 지난달 하순 진안문화원이 발간한 <‘우리’와 막걸리이야기>는 ‘농주(農酒)’의 대명사 막걸리가 소재다. 약 80쪽 분량의 ‘그림동화’다.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책 대부분은 삽화로 채웠고 스토리는 짧게 구성했다. 2023년 진안문화원이 발행한 ‘<진안문화> 제32호’에 실린 김경식 이사의 ‘진안지역 막걸리 주조장의 자취를 찾아서’라는 제목의 글을 원작으로 삼았다.
줄거리는 진안 부귀산 자락에서 태어난 한 소년이 어엿한 성인으로 성장해 도회지 직장생활을 하던 중 부귀산 연못 이무기 ‘우리’와 어린 시절 쌓은 ‘막걸리 우정’을 잊지 못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서로에게 도움을 준다는 내용이다. 귀향 후 소년은 부친이 경영하던 주조장 일을 계승해 막걸리 부흥에 힘쓰고, ‘우리’는 소년이 주는 막걸리를 마시고 용이 돼 승천한다는 이야기다. 그 후 소년은 ‘우리’가 부귀산과 용담호를 지켜주리라고 굳게 믿는다.
<‘우리’와 막걸리이야기>는 발행본이 고작 100권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여러 가지 면에서 관심사가 되고 있다.
비싼 제작비 때문에 엄두도 못낼 일에 순순히 재능기부를 자처했던 박 작가의 지역사회를 위한 ‘젊은 애정’이 우선 화제다. 또 내용 면에서도 화제다. 술 이야기를 동화형식으로 다뤄보려는 참신한 발상, 삽화가 대부분인 그림동화 형식, 짧지만 탄탄한 스토리 구성 등이 그것이다.
박 작가는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6개월 동안 원작인 ‘진안지역 막걸리 주조장의 자취를 찾아서’라는 글을 여러 차례 읽으면서 이야기 구성에 필요한 삽화 수십 점을 그리는 데 매달렸다”고 했다.
명작 <어린왕자> 속 삽화 느낌의 그림은 대학 다닐 때부터 독학으로 습득한 디지털 일러스트 형식으로 그렸다.
그는 “시간이 부족해 의도한 바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30대 초반에 갓 진입한 박 작가는 진안읍 가림리 소재 마이산 인근 ‘진안창작공예공방’에서 후학양성, 창작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방과 후 아카데미 강사인 그는 민화그리기, 초등생 창의미술, 그림책만들기 등의 수업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박 작가는 “그림동화를 많이 펴내 직업을 ‘그림책 작가’라고 소개받고 싶고, 문화 영역에서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고 싶은 게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군산 태생인 박 작가는 교사였던 모친을 따라와 진안에서 초·중학교를 다닌 후 전북외국어고를 졸업하고 대학시절에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