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거리에서 쓰레기통이 자취를 감추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손에 든 쓰레기를 당장 버려야 하는데 길거리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단투기가 늘어나고 시내버스 승강장 주변에는 버려진 음료용기가 쌓인다. 내년이면 꼭 30년이 된다. 도심 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쓰레기통은 지난 1995년 ‘쓰레기종량제’ 전면 시행 이후 사라졌다. 쓰레기 불법투기 억제와 악취 방지, 도시 미관 등을 위해서다.
이렇게 사라진 길거리 쓰레기통이 몇 년 전부터 전국 각지에서 속속 부활하고 있다. 도심 거리에 다시 쓰레기통을 설치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모양과 색상이 확 달라졌다. 시민 아이디어를 반영한 참신한 디자인으로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기도 한다. 전북지역에서도 공공 쓰레기통을 다시 설치하자는 시민들의 요구가 많다. 익산지역 한 시민단체가 지난 10월 익산시민 3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공공장소 쓰레기통 설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73%가 찬성 의견을 냈다. 현재 전북지역에서는 전주한옥마을 등 유명 관광지와 도심 공원 등 극히 일부 장소에만 공공 쓰레기통이 설치돼 있다.
전국 각 지자체의 공공 쓰레기통 확대 설치 움직임에 대해 전북특별자치도는 ‘공공 쓰레기통 설치 여부는 각 시·군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전주시를 비롯한 도내 각 시·군에서는 여전히 ‘관리의 어려움’을 들어 길거리 쓰레기통 설치에 소극적이다.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공공 쓰레기통이 없어 거리가 지저분해지고 있다. 쓰레기 무단투기가 크게 늘어 도시 이미지가 나빠지고, 시민들도 불편을 호소한다.
물론 우려도 있겠지만 시민의식을 믿어야 한다. 시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들어야 한다. 먼저 쓰레기 무단투기가 빈번한 거리와 시민 통행이 잦은 도심 번화가, 관광지 등 일부 장소를 지정해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그 효과를 분석해 확대 시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독특한 디자인을 도입해 산뜻한 공공 쓰레기통을 설치한다면 새로운 도시경관을 만들고, 거리 환경 개선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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