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처음으로 생명체 스스로 멸종을 자초하는 유일한 생명체가 등장했어요. 혼자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같이 살고 있는 대부분의 생명체를 같이 휩쓸고 갈 겁니다.”
쉽고 재미있게 기후 위기와 대멸종을 쓰고 말해 온 과학자 이정모 전 국립과천과학원장의 말이다.
전북일보와 전북환경운동연합이 공동 주최한 ‘2024 초록시민강좌 – 자연이 내게로 왔다’의 여덟 번째 강의가 지난달 29일 오후 7시 전주중부비전센터 2층 글로리아 홀에서 열렸다.
이날 강의에서 이 원장은 지구와 종의 멸망 역사를 설명하는 한편, 지구를 고쳐 쓰고 인류가 좀 더 찬란한 멸종을 맞이하기 위해 어떠한 길로 나아가야 하는지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원장은 ”전문가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세상이 더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1850년부터 2023년까지 173년의 온도를 측정해 평균을 내면 확실히 점점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봄과 가을이 사라지고 있다고 흔히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많이 줄어든 것은 추운 겨울이다“며 ”또 지구가 더워지고 온난화가 진행되며 북극의 찬 냉기가 내려오는데 바다는 뜨거우니 습한 눈이 많이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지구가 살기 어려워졌으니, 화성을 테라포밍하자는 의견도 있으나 그런 에너지와 자원이 있다면 지구를 고쳐서 쓰는 게 더 쉽다“며 ”자연사를 통해 그간 종들의 멸종을 배워서 어떻게 하면 우리 인류가 조금이라도 더 멋질 수 있을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지구의 생태계에서 새로운 생명체가 등장하려면 누군가 자리를 비켜줘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멸종은 자연에서 있을 수밖에 없는 고마운 일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멸종 시기에 종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 종의 다양성이 떨어지면 작은 한 방에도 모든 게 끝나버릴 수 있게 때문이다“며 ”멸종의 원인은 대부분 기후변화였고, 기후변화와 멸종은 동거관계였다“고 덧붙였다.
또 이 원장은 ”여섯 번째 대 멸종의 원인은 인간인데, 이것이 바로 우리에게는 희망이다“며 ”화산 폭발이나 소행성 충돌은 막을 수 없지만 인간의 행동 때문에 발생하고 있는 멸종이라면 우리만 변하는 되는 일이고. 이는 간단한 일이다“고 제언했다.
끝으로 ”그러나 문제는 속도에 있다“며 ”인류가 좀 더 찬란한 멸종을 할 수 있도록 생명 다양성을 최대한 지켜나가며 신재생 에너지 전환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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