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말 무주에 들어왔으니 서울깍쟁이가 무주아짐씨가 된 지도 벌써 30년이 다 됐어요. 시골살이는 처음이라 들깨 농사에 사슴도 키웠고 보일러대리점 사업에 발을 디디며 정착했죠. 끊임없이 이웃과 만나는 게 좋아서 여성단체에도 발을 들여놓았고 20년 넘게 이어온 자원봉사는 삶의 일부가 됐죠. 남 어려운 건 그냥 못 지나치는 탓에 크건 작건 나누며 저도 행복을 얻습니다”
석진숙 무주군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은 일손 돕기와 쓰레기 줍기, 꽃 심기, 재난 현장 복구 등에 앞장서는 농가 주부 모임을 시작으로 현재 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이 되기까지의 봉사활동이 삶 그 자체인 생활을 하고 있다. 석 회장의 친화력과 리더십, 추진력, 소통 능력은 회원과 단체의 결속력을 다지고 역량을 키우는 동력이다.
여성단체협의회에서는 반딧불축제 등 지역행사 때 찻집운영을 비롯해 김장철 새우젓 판매 등을 통해 단체운영 기금을 마련한다. 이렇게 번 돈은 단체 운영비 말고도 지역 청소년들을 위해 사용한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통해 운동화, 겨울용 패딩점퍼 등 아이들이 진짜 필요로 하는 것을 지원하는 것. 그 비용이 매년 100만 원씩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2022년도부터는 무주군과 무주군교육발전장학재단에 매년 600만 원의 이웃돕기 성금과 장학금을 기탁했다.
또한 새우젓으로 인연을 맺은 부안군 젓갈 집 사장님이 무주에 고향사랑기부를 하고, 앞치마를 만들며 돈독해진 광목이야기 사장님이 무주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돕도록 하는 데도 역할을 했다. 자신이 운영 중인 보일러 대리점의 본사를 통해서도 20년 넘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덕분에 무주 지역 내 중·고등학생 200여 명이 장학금(중학생 50만 원, 고등학생 70만 원)을 받았다. 그 아이들이 커서 30대 중반의 어엿한 사회인이 됐으니 이만한 보람도 없다고 한다.
내년 2월에 임기가 끝나는 석 회장은 “업을 통해 좋은 일을 할 수 있었던 것도 큰 복이고, 장학금을 받았던 아이들이 또 다른 이들을 생각하고 돕는 계기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며 “10개 단체 1227명 회원 모두가 정말 한마음 한뜻이 돼준 것은 너무 감사하고 그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저도, 오늘의 여성단체도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석 회장이 지금껏 뛸 수 있었던 데는 남편 외조의 힘도 컸다. 지난 ‘2022년 여성단체협의회 회장으로 취임한 후 3년 동안은 남편이 거의 집안 살림을 도맡아 했을 정도다. 이렇게 도움 주고받고 이야깃거리가 넘치다 보니 오히려 부부 사이도 좋아졌단다.
석 회장은 “협의회원 부군들이 모두 부인들 일에 헌신적이다"며 "반딧불축제 등 행사장에서 운영하는 찻집의 시설 점검, 잔심부름 등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자처해 도와주고 있는덕분에 회원들이 활동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하며 모든 공을 회원, 남편들, 지역사회와 이웃들에게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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