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이 다가오는 가운데, 최근 늘어나고 있는 무인 편의점에서 청소년들이 손쉽게 술과 담배를 구매할 수 있어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타인의 휴대전화 대리인증으로 술·담배의 구매가 가능하며, 주민등록증 및 지문인식 등 기존의 성인인증 시스템들이 작동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전북일보가 전주시 일대의 무인 편의점, 담배판매점 등을 돌아봤다.
무인 편의점에 판매 중인 맥주 등 술은 휴대전화 인증만으로도 구매가 가능했다. 판매 기기에서 구매자의 얼굴을 촬영했지만, 그것은 성인 확인 절차가 아닌 단골 고객 등록 절차였다. 주민등록증과 지문 등도 전혀 요구하지 않았다. 심지어 기자가 타인에게 인증번호만을 요청해 술 구매를 시도해보니, 문자로 날아온 인증번호 입력만으로 술이 들어있는 냉장고가 열렸다. 계산 과정에서도 주민등록증 요청 등 아무런 제재가 없었다.
담배판매점 또한 마찬가지였다. 담배 구매를 위해 요구하는 휴대전화 인증을 마무리하자 담배 구매가 가능했다. 총 전주시 일대의 7곳의 무인 점포 등을 확인한 결과, 모든 점포에서 휴대전화 인증만으로 술과 담배의 구매가 가능했으며, 타인의 명의를 사용해도 아무런 제약은 없었다.
현재 국세청 고시에 따르면 주류 소매업자는 가정용 주류를 대면 판매해야 하고, 위반 시 2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일부 점포는 낮 시간에는 사람을 두고 술과 담배를 판매하다 심야 시간에는 무인으로 변모하는 식의 장사로 이 같은 과태료 처분을 피해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전북지역에서 청소년 주류 및 담배 판매로 경찰에 적발된 건수는 ‘0건’으로 파악됐다.
한 경찰관은 "무인 점포 운영자들이 절도사건 이외에 주류나 담배에 대한 대리구매는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는다"며 "신고가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 단속을 할 수 없다. 점포 허가 과정에서부터 지문 인증이나 주민등록증 검사 등 구매 제약을 마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따로 단속에 적발된 건수는 없다”며 “신고 등이 들어올 시 단속을 할 수 있고, 청소년에게 주류 등을 판매하면 청소년보호법 위반으로 입건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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