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오늘 반드시 이길 수 있다! 윤석열을 탄핵하라!”
14일 오전 9시 30분께 전북특별자치도청. 도청 북문 앞 도로에는 전북 도민들이 탈 ‘탄핵 버스’가 줄지어 들어섰다. 아직 서울 집회 참석을 위해 출발하지 않았음에도 도민들은 “윤석열 탄핵”을 외치며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영하로 내려가는 날씨에 버스에 탑승할 도민들은 돗자리며 침낭, 핫팩까지 단단히 준비한 모습이었다. 손에는 집회에서 사용할 갖가지 응원 도구도 들려 있었다.
검찰개혁전북시민모임은 윤석열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서울 국회로 향할 전북 시민을 모집했다. 그 결과 전북 곳곳에서 400명이 넘는 도민이 모였다. 시민 수에 맞춰 수용하기 위한 일명 ‘탄핵 버스’도 10대를 준비했다.
탄핵 버스로 향하는 얼굴들은 부모님의 손을 잡고 온 초등학생부터 백발이 무성한 노인까지 연령대가 다양했다. 버스를 타기 위해 대기하는 장소 곳곳에는 함께 갈 친구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중·고등학생들도 보였다.
탄핵 버스를 타기 위해 9살 아들의 손을 잡고 온 직장인 전정은(37·효자동) 씨는 “계엄령이 선포된 다음 날에 9살 아들이 ‘집회 가야 하는데 왜 안 깨웠어?’라고 했다”며 “지지하는 정당을 떠나서 국민을 지켜야 할 대통령이 오히려 내란을 일으킨 것은 심각한 일이라고 생각해 아이와 함께 역사적인 현장에 참여하고자 서울행을 택했다”고 말했다.
서울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아내와 함께 탄핵 버스에 탑승한 임덕주(49) 씨도 “주말을 반납하고 국회의원들에게 우리의 뜻을 보여주기 위해 왔다. 지금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국회의원들에게 ‘우리가 이렇게 원한다’라는 의지를 보여주고 싶다”며 집회 참석 이유를 밝혔다.
플래카드와 개인 깃발을 준비한 사람도 적지 않았다.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집회에도 참가했다는 박윤영(34·평화동) 씨는 “지난 박근혜 전 대통령 하야 집회 당시 답답함을 느껴 집회에 많이 참가했다. 그런데 계속해서 ‘배후가 누구냐’는 추궁을 받았다. 배후도 소속도 없는 개인끼리 모여 ‘그렇게 원한다면 우리는 이런 곳 소속이다!’라는 것을 보여 주려 귀엽거나 웃긴 허구의 협회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 지난주에 제작을 맡기면서도 꺼낼 일 없기를 바랐다”면서 "내 담요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원하는 뜻을 보여 주는 수단이다. 이 담요를 보고 나와 같은 개인들도 용기를 낼 수 있다는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며 ‘내 한 몸 건사하기 협회’라고 적힌 담요를 꺼내 들었다.
디지털뉴스부=문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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