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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문화예술가-조각가 김성수씨 "조각의 새로운 가능성 도전"

그림책 속 동물이 현실 세계로 막 나온 듯한 모습이다. 헝겊 대신 금속 조각을 하나하나 이어붙여 만든 인형처럼 김성수 작가(30)의 조각상은 동심을 자극한다. 동물 조각가로 알려진 그는 차가운 물성의 철 조각을 퀼트(quilt)처럼 용접해 따뜻함을 구현했다. 최근 가장 두드러진 작품은 정부세종청사 가운데 교육부 청사 야외에 설치한 나른한 오후다. 후배와 함께 작업한 이 작품은 높이 3.7m로 곰 3마리를 의인화해 휴식과 여유 속에 지식을 탐구하는 모습을 나타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금속은 내구성과 함께 여러 느낌을 낼 수 있는 굉장히 매력적인 재료입니다. 제가 즐기는 동물이라는 소재가 남녀노소에게 거부감 없이 친숙하게 다가가는 것 같습니다. 그의 작품은 유년시절 회상의 결과물이다. 동물과 동화를 소재로 순수한 존재에 대한 갈구다. 잃어버린 꿈과 환성성을 제공하는 동화는 그에게 현실과 다른 세계로 가는 출입구였다. 어릴 적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는 행복감이 이제는 작업의 원동력이다. 동심의 표상은 단순한 회귀가 아닌 논리와 이성이라는 한계를 벗어나는 사고의 확장이다. 더불어 그가 주로 대상화하는 곰, 고양이, 아르마딜로, 거북이는 자신과도 닮았다. 그는 작업 속도가 거북이처럼 느리고, 겁이 많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웅크리고 있는 아르마딜로의 모습이 저와 비슷해서 더 애착이 간다며 동물 관찰을 위해 전주동물원을 자주 찾고 동물의 왕국같은 TV프로그램도 즐겨본다고 들려주었다.그의 조각 잇기는 자원 활용에서 비롯됐다. 그는 학부생 시절에는 금속 판으로 형상을 만들었는데 남은 자투리 철 조각을 이용할 방법을 찾다 조각보처럼 현재의 모양을 고안했다고 말했다.스케치를 거쳐 골조를 만들고 표면을 씌우는 창작과정은 노동시간 집약적이다. 그는 고래의 경우 꼬박 4개월이 걸렸다며 소설 노인과 바다처럼 이 고래를 끝까지 잡는다는 심경으로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현재 전북대 미술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전주예중전주예고 출신이다. 회화를 먼저 접했지만 손으로 빚는 맛을 알고부터는 조각가의 길을 걷게 됐다.그는 벽에 낙서를 해도 부모님께서 혼낸 적이 없을 정도로 지지를 보내셔서 미술 전공을 하게 됐다며 예고에 진학해 흙으로 조각을 해본 뒤부터는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매력에 빠졌다고 말했다.그는 오는 10월 기존 작업을 확장한 전시를 선보인다. 우진문화재단의 2014년 청년작가초대전 작가로 선정돼 3번째 개인전을 연다. 그는 상자 속의 놀이공원을 설정해 동물동화놀이공원을 묶어 동물에 기능을 결합한 구조물을 만들고 있다며 조각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주겠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이세명
  • 2014.04.03 23:02

[청년문화예술가-비보이 '이스트 기네스'] 국악에 맞춰 브레이크 댄스 '퓨전 공연'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자가 기치입니다. 저희들이 미쳐야 관객도 미치니까요.이스트 기네스(East Guinnes s)는 10년째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비보이(B-boy) 팀이다. 고등학생 신입부터 30대의 창단 멤버까지 우정과 열정으로 무대에서 자유로움을 추구한다. 이들은 무대 위에서부터 즐거워야 관객에게 그 감흥이 전달된다고 입을 모았다.이스트 기네스는 현재 김경용(23)김규빈(21)김민준(21)박정철(19)오은식(25)윤근중(29)윤낙중(32)이승준(24)이창식(31)장석운(30)정민영(23)조영빈(21)천상우(30)최남신(30)최선국(32)최성(20)최유빈(22)한동균(29)한재호(16) 씨 등 19명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지역 축제와 학교 축제, 스포츠 행사, 지역 예술단체와의 협연 등 200여차례 공연으로 종횡무진하며 도내 비보이의 맥을 잇고 있다. 특히 국악 관련 단체와 한 무대에 서며 다양한 융합을 시도했다. 그들은 전주만의 비보이 색깔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와 함께 단순 공연에 그치지 않고 기획과 관련 강의 등을 하며 포폭을 넓히고 있다. 윤낙중 씨는 국악과의 협업을 통해 장르간 한계를 깨는 법을 배웠다며 지금도 타악이나 밴드 등과 같이 여러 도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악에 맞춰 추는 춤은 좀더 선 중심적이다고 덧붙였다.이스트 기네스는 동방에서 기억될 수 있는 팀이 되자는 다소 거창한 뜻을 담아 지난 2005년 프로젝트팀으로 결성했다. 윤낙중 씨와 최남신 씨가 의기투합했고 여기에 비트 박스와 팝핀 등 인접 장르를 구사할 수 있는 인원이 합류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이들은 띠 동갑이 넘는 다양한 연령의 구성을 장기 존속의 요인으로 꼽는다. 군복무 등으로 생긴 빈 자리를 청소년팀에서 활동했던 후배가 메워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순환이 된다는 것. 업계에서는 노장이지만 30살이 넘는 멤버도 같이 연습하고 무대에 선다. 다른 팀에 비해 나이가 많은 점이 오히려 자부심이다. 막내인 한재호 군은 12살 가량 차이 나는 형들과 처음에는 불편했는데 이제 가족같다고 들려주었다. 김규빈 씨는 직장을 다니면서도 춤을 놓지 않는 형들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 근속의 다른 이유는 자생력이다. 특정 단체나 기관의 지원 없이 팀을 꾸리면서 공연과 대회를 치르고, 행사의 목적에 따라 재능 기부도 한다. 지난해 연말 국악판 엘시스테마인 바람꽃 국악 오케스트라의 창단 공연에서도 그랬다. 최남신 씨는 지원 때문에 우리와 다른 뜻에 얽매이기보다는 공연마다 최선을 다하다보니 유지할 수 있는 힘이 키워졌다고 풀이했다.물론 현실적인 문제는 남는다. 직장, 아르바이트 등을 병행하며 연습실에 오는 일은 녹록하지 않다. 그래도 이들에게는 중력을 거스르며 손발을 움직이는 일만큼 매력적인 것은 없다.팀내 분위기 메이커인 박정철 씨는 아르바이트와 학교 생활을 병행해 연습을 많이 하지 못해 아쉽다며 연습 시간이 부족해 실력이 늘지 않을 때는 답답하기도 하다고 토로했다.직장인인 장석운 씨는 퇴근 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연습실에 오지만 옷을 갈아입고 몸을 놀리다보면 그 피로는 사라진다고 보탰다.이들의 소망은 이스트 기네스만의 작품 제작이다. 최선국 씨는 여러 공연도 결국 우리 만의 작품을 만들기 위한 과정으로 오는 6월 팀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무대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4.03.27 23:02

청년문화예술가 - 안무가 오해룡 "지역 전통 소재로 춤 중심 판타지 만들 터"

저는 단점 투성이라서 다른 친구들을 따라가려면 연습밖에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하나를 익히면 더 새로운 것이 나와 계속 배우다보니 길을 찾았습니다. 지역의 전통적 문화자원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댄스컬을 보여 드리겠습니다.전국 댄스경연대회 우승자라는 이력에 어울리지 않은 겸손함이었다. 오해룡 씨(34)는 무대 위에서 힘과 절도 있는 동작을 선보이고, 무대 밖에서는 상상의 나래를 춤으로 펴는데 몰두하는 안무가다. 그는 산골 소년에서 아이돌을 꿈꾸던 비보이로, 이어 발레리노를 거쳐 댄스와 뮤지컬을 접목한 댄스컬을 지역에서 시도하고 있다.댄스컬은 댄스와 뮤지컬을 접목한 춤 중심의 공연이다. 그가 참여한 최근 작은 우석대가 지난달 시연한 태권도 아트 퍼포먼스 파랑새의 꿈, 안중근이다. 호평을 받은 이 작품에서 그는 안무와 연출 등을 맡았다. 이에 앞서 지난해 말에는 판타스틱 정글이라는 판타지 댄스컬을 내놓았다. 그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공연되는 태양의 서커스쇼에서 받았던 영감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었다. 신비한 섬의 새를 잡기 위한 사냥꾼과 이에 대항하는 정글 속 동물의 이야기를 춤으로 풀어냈다. 화려한 분장의 동물들이 신나는 비트 음악에 현대 무용과 탱고, 힙합, 셔플댄스 등을 추며 색다른 무대를 꾸몄다. 그가 다양한 춤을 배우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을 수 있던 요인은 끊임없는 훈련이었다. 키도 작고 캐릭터도 없어 남들이 3발 뛸 때 저는 10발 이상을 뛰어야 했습니다. 어느정도 됐다 싶었는데 체격 좋은 친구들이 쉽게 하는 걸 보면서 여러 장르를 섭렵하지 않으면 기회조차 없다고 생각했습니다.그는 지난 1999년 문화부장관배 전국 청소년 그룹댄스 경연대회에서 대상과 인기상을 받았다. 그는 남원 수지면 산골에서 태어나 개구리우렁이를 잡고 항상 자연과 놀았는데 중학교 때 친형이 아이돌 가수의 춤을 가르쳐 준 뒤로 빠졌다며 형이 일본 오사카 댄스대회의 녹화 테이프를 구해다 줘 이걸 보고 연습하곤 했다고 들려주었다.하지만 힙합 댄스만으로는 이내 한계에 부딪쳤다. 그는 전국대회에서 1등을 하고 조금 여유를 찾자 수많은 춤 가운데 겨우 한 장르만 알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발레나 한국 무용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정작 배우고 싶던 재즈 댄스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발레에 열중하게 됐다고 말했다.그는 힙합 댄스로 대학에 진학했다. 그가 신입생 때 발레 연습실에 운동화를 신고 들어간 일화는 아직도 회자된다. 당시 무용과가 실용무용지도학과로 전환하는 과정이었는데 개념 없는 아이로 찍혔습니다. 하지만 정식으로 발레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군대 가기 전날까지, 휴가 때도 연습실에서 살았습니다.어느정도 기초가 잡힐 즈음 다시 실용댄스에, 이후 공연에 빠졌다. 다른 춤을 배울 때마다 또 다른 꿈이 보였습니다. 장르의 구분 없이 그냥 댄서를 하고 싶었죠. 그래서 어떤 단계를 올라가는 강박이 아닌 제가 재미를 찾는 춤을 추고 싶었습니다.그는 지난 2007년 동문과 함께 무용단을 만들었다. 지난해 어린이를 위한 판타지 무용극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본격적인 활동을 했다. 그는 앨리스는 호평받지 못했지만 앞으로 보완해 다시 무대에 올리겠다며 현재 15명인 무용단과 함께 올해 하반기에는 새만금 지역의 전설을 소재로 한 작품을, 내년에는 태조 어진을 등장시키는 작품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이어 예향의 고장인 전북, 전주는 춤의 소재가 무궁무진한 만큼 전통을 판타지화해 무대 위에서 구현하고 싶다며 모두가 춤의 재미를 공유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드는 게 꿈이다고 덧붙였다. 오해룡 씨는 우석대 무용학과와 동 대학의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지난 2000년 문화부장관배 전국 청소년 그룹댄스 경연대회 특별상, 2006년 천안흥타령축제 전국 춤 경연대회 문화관광부장관상을 받았다. 이후 2008년 천안흥타령축제 전국 춤 경연대회 일반부 문화관광부장관상 수상작과 강남 세계 춤 축제 일반부 인기상, 2011년 천안흥타령축제 전국 춤 경연대회 은상 수상작의 안무 및 출연을 했다.

  • 전시·공연
  • 이세명
  • 2014.03.20 23:02

청년문화예술가 국악 신동 유태평양 "해외서 판소리 실험무대 계획"

국악뿐 아니라 다른 음악을 섭렵해 그것을 판소리로 표현하는 예술가가 되고 싶습니다. 국악도 음악으로 소통하는 언어 가운데 하나인 만큼 새로운 요소를 접목해 좀더 많은 사람이 듣도록 만들겠습니다.국악 신동에서 한국음악을 전공하는 대학생이 된 유태평양 씨(22)는 앞으로 펼칠 게 많다.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모습에서 과거의 유명세보다는 미래의 소리가 기대되는 젊은 국악인이었다. 도전하는 국악인을 지향합니다. 판소리가 그 시대를 풍자하며 민중의 호응을 얻은 것처럼 현재 대중이 공감하는 판소리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에서 즐기게 하고 싶습니다. 전통 판소리에 안주하지 않고 창작과 접목으로 새로운 소리를 들려드리겠습니다.그는 지난 2010년 제28회 전주대사습놀이 학생전국대회 판소리 부문 장원, 2012년 제28회 동아국악콩쿠르 판소리 부문 일반부 금상을 받으며 차근차근 실력을 다지고 있었다. 개강과 함께 공연 연습에 한창인 그를 지난 10일 재학 중인 전북대 앞의 한 찻집에서 만났다. 노랑 머리에 귀고리, 반지를 찬 모습에서 영락없는 요즘 대학생이었다. 그는 대중이 기억하는 6살의 흥보가 완창을 끼라고 단정했다.지금 생각해보면 저도 참 신기합니다. 어릴 때는 항상 국악에 젖어 살아서 그다지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예술가가 타고나야 하는 부모님과 스승, 재능의 3가지 복 가운데 2개를 가졌고 재능은 제가 원하는 예술을 하는 10년쯤 뒤에 찾을 거 같습니다.그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신동이라는 말은 부담이었다. 이를 극복하고 국악인의 길을 지속적으로 걷을 수 있었던 요인으로 그는 부모와 스승을 꼽았다. 어렸을 때 유명세를 타 소리뿐 아니라 행동거지도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포부를 크게 가져 세계음악 안에서 국악을 하도록 이상을 심어주고 뒷바라지를 해주셨습니다. 만약에 저를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셨다면 지금같은 생명력은 없었을 겁니다.그가 중학교 때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유학하던 시절, 한국에서 기러기 아빠였던 아버지 유준열 씨는 당뇨가 있는 상태에서 합병증으로 쓰러졌지만 가족에게 알리지 않았다. 이 소식도 아버지가 아닌 스승인 조통달 명창으로부터 들었다.유태평양 씨는 당시 아버지가 유학을 마칠 때까지 돌아오지 말라며 만 하루 동안 비행기를 타고 남아공에 와서 괜찮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한국으로 가셨다며 부모님의 헌신이 있었기에 지금의 유태평양이 가능했다고 회상했다.그의 스승도 마찬가지다. 유학 시절 조통달 명창은 전화 수업으로 제자와 소리공부를 이어갔다. 유태평양 씨는 정읍에서 태어나 3살 때 데뷔했다. 그가 판소리의 길에 들어선 것은 아버지의 영향이었다. 유 씨의 아버지는 법학도였다 판소리의 매력에 빠져 조통달 명창에게 소리를 배웠고, 유 씨는 모태 국악인에서 자연스럽게 조 명창의 제자가 됐다. 6살 때 흥보가, 10살 때 수궁가를 완창했다. 이후 2001년 한국관광공사의 홍보대사를 하며 72개국에서 순회 공연을 했다. 그 다음 행보는 예상 밖이었다. 2004년 초등학교 6학년 때 남아공으로 유학을 떠났다. 인도 공연 중 길거리에서 전통 타악기 연주를 보고 배워 보고 싶다는 말을 들은 그의 아버지가 타악의 본고장이자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곳으로 전격 유학을 감행했다.그는 현지에서 관현악단, 락밴드, 재즈밴드 활동을 하며 다양한 음악을 접했다. 그전에는 세상에 국악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유학시절 음악에 대한 시각을 넓힐 수 있었고, 때마침 변성기를 맞아 목을 많이 쓰지 않아 소리를 지속하는데 약이 됐습니다. 그는 국립전통예술고에서 타악을 전공한 뒤 전북대 한국음악과에 입학했다. 학교에서도 역시 유명인이다. 그는 이름도 특이해 결석도 못하고 가끔 전공 외 수업시간에 소리 한 자락을 하기도 한다며 판소리를 하면 다른 학생들이 신기하게 생각하지만 점점 국악에 대한 인식과 호응이 높아지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는 민요 전공이 아닌데도 요즘에는 송소희가 부른 아니라오를 시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국악 신동에서 대학생이 되기까지는 많은 상처도 뒤따랐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소문을 달고 다녀 남아공에서 마약하다 퇴학당해 입국했다거나 목이 꺾여 타악으로 고교를 입학했다 등의 말을 들었다며 예전에는 매우 속상했지만 지금은 진정한 모습을 보이면 된다고 생격하며, 극복하는 법을 찾은 거 같다고 들려주었다.그는 오는 10월을 목표로 인생의 4번째 완창을 준비하고 있다. 강산제 심청가를 연습하는 그는 담백하고 남성적인 소리가 돋보이는 4시간30분 길이의 공연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에 해외 콘서트도 구상하고 있다.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야니를 롤 모델로 한 그는 그리스 출신인데도 공연하는 나라의 음악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 다시 만드는 점을 본받고 싶다며 해외에서 판소리를 새롭게 바꿔 실험적인 무대를 꾸미겠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이세명
  • 2014.03.13 23:02

청년문화예술가-서완호 작가 "제 그림 거부감 느끼나요? 바로 우리사회 단면이죠"

미술은 오랫동안 대상과 같은 모습이길 원했다. 사실주의에 대한 욕망과 시선은 진중권의 미학오디세이에서 소개된 그리스 화가 제욱시스와 파라시오스의 대결 일화에서도 잘 나타난다. 경쟁자였던 두 사람은 어느날 시민 앞에 각자의 그림을 놓고 우열을 가리기로 한다. 제욱시스가 먼저 포도 그림을 선보이자 때마침 주위에 있던 새들이 포도를 먹기 위해 그림으로 돌진했다. 반전은 그 다음이다. 제욱시스는 파라시오스에게 천을 걷고 작품을 보이라 했다. 파라시오스는 그 천이 바로 내가 그린 그림이라며 제욱시스에게 패배를 안겼다. 보이는 대로의 묘사는 고대뿐 아니라 현대에도 인간의 눈을 매혹한다. 사실주의를 넘어 사진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극사실주의는 보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서완호 작가(31)의 그림을 처음 대할 때도 그렇다. 검은 봉지를 뒤집어 쓴 얼굴 위로 비닐의 미세한 구멍과 주름까지 표현한 세밀함에 작가의 치밀함이 드러난다. 극사실주의 그림으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한 서 씨는 캔버스 앞에서 요령을 피우지 않고 한결같이 진지하게 고민하는 젊은 작가라는 평을 받는다. 지난달 28일 전북대에 있는 작업실에서 만난 그는 스케치 작업을 끝내고 본격적인 채색을 하고 있었다. 물감의 밀착성을 높이기 위해 표면에 젯소(gesso)를 바르고 사포질해 부드러운 캔버스에 인쇄하듯 위에서부터 여백을 채우고 있었다. 그림은 하얀 비닐을 쓴 여성의 얼굴이었다. 그의 작품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비닐 봉지는 현대인의 초상이다. 대량생산하는 만큼 쉽게 쓰이고 버려지는 존재감이 없는 물질이다. 이는 동시대인의 몰개성과 참을 수밖에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상징한다. 비닐 안에 갇혀있는 사람들은 서로 폐쇄된 관계에서 고독과 소외의 상태에 머문다. 급속하게 공동체가 해체된 사회에서 개인주의로 떠밀려가는 불안정한 모습과 서로가 고립된 상황을 넘어 스스로를 가두고 타인을 거부하는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비닐을 이용해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그렸습니다. 지난 2011년 말부터 비닐 작업에 몰두한 그는 하얀 비닐에 앞서 새까만 비닐을 이용했다. 강렬한 색의 대비와 극사실적인 묘사에 일부 관람객은 불편함을 느끼기도 했다.서 씨는 예술은 동시대 작가가 느끼는 사회의 모습과 인간의 내면을 비춰야 한다며 거부감이 있었다면 그게 바로 관람객이 살아가는 사회의 단면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비닐 그림의 탄생은 우연이었다.그는 족발을 배달시켰는데 그 위에 씌워진 봉지를 보고 착안했다며 한 번 쓰고 버려지는 특성이 현대인과 중첩됐다고 들려주었다. 이후 그는 지인들을 모델로 세워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현실성을 강조하기 위해 비닐 색도 투명한 흰 색으로 바꿨다. 서 씨는 극사실주의를 추구했지만 작품의 형식만 부각된 점에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표현은 내용을 담기 위한 수단인데 오히려 사실주의가 해석을 방해하는 부작용이 생겼다며 재료적 측면보다는 왜 이렇게 그렸을까라는 의문으로 감상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최근에는 형태를 분절해체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비닐 작가의 고착화를 우려해서다. 그는 그동안에는 잘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이제는 필요한 부분만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대신 내용의 밀도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신장 187㎝의 소유자인 그는 예고와 미대를 다녔지만 운동을 먼저 접했다. 그는 원래는 아버지가 운동을 시키려 해서 테니스, 스피드 스케이팅, 수영 등을 했는데 운동신경이 없고 미술이 더 좋았다며 예고 진학을 앞두고 4개월 동안 데생에 열중한 결과 입학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현재도 학생 신분인 그에게 전업작가는 여전히 부담이다. 그는 대학 동기 40명 가운데 현재까지 그림을 지속하는 사람은 혼자다며 너는 뭐 하냐고 물었을 때 작업한다라고 하면 백수처럼 인식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예술은 작품으로 말해야 하는 만큼 꾸준히 일을 하고 있는데도 폄하하는 인식은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도 관람자에게 질문을 던지는 그림에 열중해 오는 10월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서완호 작가는 전주예고, 전북대 미술학과와 동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했으며, 현재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지난 2009년 매개공간미나里 대인예술시장 레지던스프로그램 제2기 입주작가와 2012년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하반기 입주작가로 참여했다. 지금까지 3차례의 개인전과 26차례의 기획 및 단체전에 참가했다.

  • 전시·공연
  • 이세명
  • 2014.03.06 23:02

청년문화예술가-소리꾼 김대일 "국악에 댄스·트로트 접목 친숙함 줬죠"

제가 그동안 좋은 거니까 무조건 들어주세요라며 너무 관객을 기다리지 않았나 반성했습니다. 판소리도 소리로 소통하는 작업인 만큼 동시대인이 공감하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습니다.지난 7일부터 23일까지 전주시 덕진구 전주천동로 우진문화공간에서 발라드 판소리라 이름 붙인 1인극 별소릴 다하네공연을 15차례 펼친 김대일 씨(33). 그는 이 작품을 통해 국악은 항상 어렵고 지루하다는 편견보다 소리는 재미있고 쉽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고 말했다. 별소릴 다하네는 1인극인 판소리의 형식을 차용해 수궁가를 토끼의 입장에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창작극이다. 장기 거래와 서민의 간을 내먹는 자본주의를 풍자했다. 지기학 연출, 김백찬 작곡으로 김대일 씨가 작창과 출연을 맡았다. 변기와 휴지걸이가 전부인 무대. 한 켠에는 음악과 깨알같은 연기를 담당하는 반주자 4명이 자리해 2시간 가까운 공연이 이뤄졌다. 이 작품은 지난해 11월15~17일 초연했다. 우진의 우리소리 우리가락이 올해 첫 공연으로 100회를 맞아 소극장 레퍼토리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다시 무대에 올렸다.걸걸한 목소리로 1인 다역의 능청스러운 연기를 했던 김 씨는 국악을 소재로 한 장기 1인극이 드문데다 나만의 작품을 가지고 싶어 시작했는데 대본 작업과 공연 제작까지 2년이 걸렸다며 판소리는 이야기가 있는 노래인데 발라드(Ballad)의 본디 뜻도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판소리 마지막은 항상 끝은 누가 알리오로 세월이 지나면서 더듬을 넣어 8시간짜리가 완성됐다며 이 작품도 열린 구조로 끝을 맺어 앞으로 2~3시간 공연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덧붙였다.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 단원이기도 한 그는 마니아층 아닌 대중에게 다가가는데 초점을 맞췄다. 국악과 대중의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댄스, 트로트 등 다양한 음악을 판소리와 섞어 귀에 친숙함을 주었다. 김 씨는 창극을 하다보니 소리로 젊은층과 교감하는 부분이 약했다며 힘들게 준비했는데 1~2번만 공연하는 현실이 안타까워 국악공연의 장기화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국악도 전통을 뿌리로 현대적인 포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국악의 현대화는 뿌리를 흔드는 게 아닌 다양한 시도입니다. 이러면 소리가 망가진다고 우려도 하시지만 국악을 사랑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정체된 전통은 예술로 대접받을지 의문인 만큼 소리도 시대에 따라 바뀌어야 합니다.김 씨는 창작극을 하고 나서 인식이 바뀌었다며 국악의 뿌리를 더 보여주고 싶지만 관객이 받아들이는 적정한 선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전통과 실험적인 작품을 넘나드는 그는 고1 때부터 본격적으로 판소리를 배웠다. 이전에는 가수를 꿈꿨다. 이번 작품 속 화장실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본인의 이야기다. 세수하다가도 밥을 먹을 때도 항상 노래를 불렀다.그는 변성기가 지나 판소리를 공부했는데 원래 목소리가 굵었다고 들려주었다. 전주예고로 진학한 그는 친구들과 수준을 맞추기 위해 그야말로 죽어라 했다며 항상 소리 테이프를 들었고, 조소녀 명창으로부터 힘을 많이 쓰지 않고 목 쓰는 법을 배워 이 길을 걷는데 최고의 은인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전북대 한국음악과에 입학하고 나서는 각종 판소리대회(일반부)에 출전하면서 실력을 다졌다. 지난 2001년 임방울 국악대전 대상, 2003년에는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참방, 동아국악콩쿠르 2등, 국립국악원 주최 온나라 국악경연대회 1등을 했다. 2005년 4월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에 입단한 뒤 전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판소리 퍼포먼스그룹 미친광대(美親廣大)의 창단에 참여했다. 그는 앞으로 당분간 음반 활동을 할 계획이다. 최근 창작 국악가요로 구성한 앨범을 발매했다.김 씨는 아직 가수의 꿈이 남아있어서 인지 음반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며 기회가 되면 콘서트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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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세명
  • 2014.02.27 23:02

[청년문화예술가-애드밸류어] "고향의 氣 받아 독립적 힙합세계 만들죠"

군산의 대표 문화콘텐츠는 근대문화유산이다. 최근 여기에 힙합이 추가되고 있다. 지난 4일 제11회 2014 한국대중음악상 후보에 군산 출신거주활동의 박원태 씨(22)의방방이 최우수 랩&힙합 노래 부문에 지명되면서 군산 힙합이 조명을 받고 있다. 그는 업계에서 본명보다는 PNSB(피엔에스비)로 알려져 있다. 그의 이름을 널리 알린 한국대중음악상은 음악성을 기준으로 대중음악 비평가들이 4개 분야 24개 부문의 대상자를 선정,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박 씨는 군산의 대표적 힙합 그룹 ADDVALUER(애드밸류어)의 일원이다. 현재 12명으로 이뤄진 애드밸류어는 힙합을 위해 모인 팀인 크루(crew)에서 지난해 소속 음악인이 작사작곡에서 발매까지 하는 레이블(label)로 바꿨다. 독립적으로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다. 멤버는 박 씨와 대표인 백인호 씨(주인백, 27)를 비롯해 프로듀서 김정동(T.F.O 티에프오Sylarbomb 사일러밤, 23), 김태현(Unsinkable 언싱커블, 20), 문이랑(GRAYE 그레이23), 신현만(SyunMan 션만, 28), 이동규(nopitchonair 노피치온에어, 21), 정철민(Goosebumps 구스범스, 22)과 래퍼 강병모(B.A.C 비에이씨, 22), 강진욱(NVLN 엔브이엘엔, 20), 김동현(Moldy 몰디, 20) 그리고 보컬 김솔(soal 솔, 22), 최윤성(9034 구공삼사, 24) 씨다. 최근에는 박 씨의 병역으로 그의 앨범을 프로듀싱한 문 씨가 그를 대신해 각종 인터뷰를 도맡아 하고 있다. 문 씨도 다음달 7일 프랑스 힙합 비트메이커인 Onra(온라)의 내한 공연 오프닝을 맡을 정도로 이미 업계에서 각종 공연과 앨범 참여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문 씨는 애드밸류어의 음악에 대해 모두 시작은 정통 힙합에서 했지만 탈장르적인 전자음악을 하고 있다며 어떤 음악으로 규정하기 보다는 좀더 새롭운 비트 뮤직이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랩이 없이 비트로 감성을 표현하는 인스트루멘탈 힙합(Instrumental Hip Hop)이나 추상적인 앱스트랙 힙합(Abstract Hip Hop)과 같이 실험성 짙은 음악을 추구한다. 각자 집에서 자작곡을 녹음한 뒤 별도로 마련한 작업실에서 믹싱(mixing) 작업을 한다.문 씨는 이어 보통 작곡가는 소리가 정해진 악기를 쌓는 방식으로 곡을 만들지만 우리는 소리 자체를 좀더 재미있게 표현할까를 고민한다며 피아노의 도 레 미를 녹음한다면 이를 분절하거나 늘어트리는 식으로 접근이 다르다고 덧붙였다.애드밸류어의 멤버는 각자 자신의 음악색을 지녔지만 공통점은 자유와 신선함이다. 나머지 멤버가 음악에 전념하도록 도움을 주고 싶어 대표를 맡았다는 백 씨는 우리는 일단 자신이 재미있고 행복해지기 위해 음악을 하는 만큼 대중이 듣고 뭔가 다르다고 느끼는 정도면 만족한다며지역에서 활동하는 만큼 기존 음악을 했다면 주목을 끌 수 없었을 것이다말했다. 이들은 고등학교 때 음악을 위해 모였다 대학 진학 뒤 일시적으로 흩어졌다. 지난 2011년 초 애드밸류어라는 이름으로 다시 뭉쳤다. 군산 출신인 김정동, 문이랑, 박원태 씨와 서울에서 거주하던 강병모 씨를 주축으로 결성했다. 이후 전주, 익산, 광주 등에서 멤버를 충원했고 2012년부터 1~3곡으로 구성된 디지털 싱글(Digital Single)앨범과 4~7곡을 담은 EP(이피, Extended Play)앨범 등을 꾸준히 내며 실력을 쌓았다. 애드밸류어는 태어나고 자란 군산에서의 활동에 한계를 느끼면서도 이를 원동력으로 삼았다.정철민 씨는 우리는 편한 곳에서 음악을 할 뿐 거창하게 지역의 이름을 내건 군산 힙합이 아니다며 대부분 우리의 음악이 기존과 어떻게 다른지보다는 그냥 지방에 있는 애들로 부각된 점은 서운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방애들이라 봐준다는 말을 듣기 싫어 멤버들이 더 심혈을 기울인다고 강조했다.이들은 올해 대외적인 홍보와 교류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서울 인디(indie) 음악가의 공연을 군산에서 열어 최신 흐름을 소개하고 격주 간격의 인터넷 방송을 통해 자신들이 평소 좋아는 음악을 대외적으로 공유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내 캐주얼 브랜드 의류업체와 협업해 봄여름 상품도 준비하고 있다.백 씨는 앞으로는 레이블로 자리잡도록 중점을 두겠다면서 애드밸류어의 흔적을 남겨 좀더 많은 사람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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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세명
  • 2014.02.20 23:02

[청년문화예술가-벼리국악단] "전통국악 현대적 감성으로 살린다"

도내 곳곳과 전국을 무대로 현대적 감각의 국악을 들려주는 20대가 있다. 자신의 음악색을 유지하고 꾸준한 연습과 끈끈한 정으로 뭉친 벼리국악단. 이들은 지난해 10월 치러진 제7회 21C 한국음악프로젝트에서 함양양잠가를 선보여 지역 팀 최초로 대상인 문화체육부장관상을 받았다.지역에서 연간 30여차례 공연을 하며 꾸준히 활동하던 이들은 지난해 수상으로 전국구가 됐다. 활동영역이 도내였다면 수상 이후로는 서울 공연도 늘었다. 지난달 23일에는 국립국악원에서 열린 국악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공연을 펼쳤다.벼리국악단은 대표이자 아쟁을 맡은 김은영 씨(28)를 비롯해 피리 김경민(27), 타악 김다솜(23), 아쟁 김은(28), 타악 김일(24), 가야금 문가연(26), 작곡건반 송재성(24), 거문고 이슬기(26), 해금 이은서(24), 대금소금 이은진(27), 작곡건반 이은혜(27), 소리 조민지(27) 등 모두 12명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대상 수상이 이들에게는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김은 씨는 김연아 선수가 올림픽 금메달을 따 목표를 이룬 것처럼 지난해 팀으로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상을 받았다며 당초 대회를 계기로 한 걸음 나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참가했는데 대상이라는 타이틀이 부담돼 더욱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이들은 매주 월요일 저녁 전주 덕진공원 주변 연습실에서 2시간씩 정기 연습을 한다. 동하계에는 연차를 내며 일주일 미만으로 합숙도 한다. 지난 2012년 첫번째 연주회 1st story 벼리 빛나는 날의 연습을 위해서는 각자의 생계로 시간이 안 맞아 늦은 저녁 또는 새벽에 모이기도 했다. 이들의 대표곡이 된 함양양잠가의 경우 남도민요 특유의 전통적인 선율에 재즈피아노를 덧대 우리 전통 민요를 보다 현대적이고 접근하기 쉽게 재해석한 곡이라는 평을 받았다. 벼리국악단 앞에는 퓨전(fusion, 혼합)국악이라는 말이 붙었지만 이들은 음악적으로 단호히 선을 그었다. 김은영 씨는 우리는 전통의 현대화로, 국악을 기반으로 이를 현대인이 좋아하도록 해석하고 있다면서 이름도 국악단이고 스스로 퓨전이라는 말은 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관객에게 맞추면서도 이들이 지향하는 바는 크로스오버(Crossover, 교차융합)가 아닌 전통 국악이다. 이은혜 씨는 젊은층이 좋아할 수 있는 전통 음악을 하고, 7곡의 자작곡은 국악적 요소가 강하다고 설명했다.조민지 씨도 어린이를 대상으로는 듣기 쉽고 신나는 곡으로, 나이가 있는 관객에게는 민요나 민속악 등을 연주하는 식으로 연령층에 따라 곡이 다를 뿐이다며 국악에 대한 기본 실력이 있어야 우리만의 국악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벼리국악단은 지난 2010년 전북대 한국음악학과 동문을 주축으로 만들었다. 김은영, 김은, 문가연 씨 등이 먼저 시작했고 나머지 멤머를 섭외하며 현재의 진용을 갖췄다. 인원이 많다보니 악기군도 다양하고 풍성하다는 게 장점이다. 문가연 씨는 졸업하고 나서 연주자로 무대에 올라갈 일이 별로 없겠다싶어 우리만의 스타일로 음악을 해보자는 마음에서 결성했다며 전부터 워낙 친해 호흡이 척척 맞는다고 들려주었다. 당시 대학을 갓 졸업한 이들에게 제대로 된 공간은 없었다. 학교 연습실과 다른 팀의 연습실을 빌리면서 늦은 시간이나 새벽에 연습을 해야 했고 소음 민원도 잦아 마음고생도 심했다. 어린 나이로 인맥도 적어 공모를 통해 무대에 서곤 했다. 이들의 실력은 지난 2011년 제3회 송추 아트밸리 국악실내악 페스티벌에서 금상 수상으로 드러났다. 상금으로 소망하던 연습실을 마련했다. 12명이 각자 악기를 놓으면 꽉 차는 작은 연습실이지만 이들에게는 꿈같았던 곳이다. 벼리국악단은 실력과 감각뿐 아니라 인원도 자랑거리다.김일 씨는 졸업연주회 때도 응원하러 오는 등 품앗이를 통해 서로가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고 말했다.국악계에서 그물을 꾀는 동아줄인 벼리가 되고 싶다는 이들은 올해 음반작업과 2번째 정기연주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은영 씨는 음반 발매를 위해 지난해에도 연초부터 녹음을 했지만 만족도가 낮아 결국 폐기처분해 올해 다시 하고 있다면서 국악의 맛과 멋을 좀더 많은 사람과 외국인에게 들려주고 싶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이세명
  • 2014.02.13 23:02

[청년문화예술가-힙합 레이블 '커브사이드 클랜'] "각자 힘들지만 음악열정으로 뭉쳤죠"

음악에 대한 열정 하나로 똘똘 뭉친 13명의 청년이 있다. 무대 위의 자유를 즐기는 힙합(hip-hop) 레이블(label) 커브사이드 클랜(Curveside Clan). 이들은 높이 있는 무대가 아닌 청충과 같은 시선의 길거리에서 외침의 욕구를 표출한다. 엉덩이(hip)를 흔든다(hop)는 본래 뜻처럼 비트와 가사로 관중을 들썩거리게 한다. 이들은 힙합은 자신의 이야기를 거침없이 랩으로 배설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고 입을 모았다. 커브사이드 클랜은 지난해 1월 만들어진 뒤 같은 해 6월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8월, 9월 게스트 공연 이후 연말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첫 번째 콘서트를 열었다. 이들은 지난 2008년 2월 전주에서 결성한 스크리머스 크루(ScreamerS Crew)에서 갈라져 나온 멤버와 온라인을 통해 일부가 합류했다.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음악을 한다는 의미를 담아 커브사이드 Curveside라는 이름을 붙였다. 리더인 이재신 씨(26)는 각자 활동을 하다 혼자라는 한계를 느껴 팀을 구성했다며 팀 공연을 요구하거나 청음하고 모니터링 해주는 동료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 씨와 매니저 역할을 하는 박이녕 씨(27)를 비롯해 DJ 이경래(27), 사진 송수경(26), 이남규(24), 강준영(23), 디자이너 한국인(23), 프로듀서 윤민영(21), 비트메이커 이연성(19), 이길현(19), 정주용(19), 이영종(19), 정건무(18) 씨 등으로 팀을 구성했다. 모두 래퍼이면서 각자 역할을 나눴다. 작사부터 비트 붙이기, 공연 준비 등 처음과 끝을 자체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역할 분담은 필수였다. 이 가운데 맏형인 박이녕 씨는 청각장애 래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2년 10월 KBS안녕하세요에 출연해 장애로 학창시절 따돌림을 당했지만 힙합을 한 뒤 자신감을 얻고 음악에 심취했다는 사연과 함께 귀의 상태 때문에 음악을 지속할지 말지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커브사이드 클랜은 현재 전주 동문거리 한 켠에서 각자 노래를 가녹음을 하고 청음한 뒤 서로 피드백을 통해 연습을 하고 있다. 창작 멜로디와 MR(Music Recorded, 반주음악)에 맞춘 청춘의 과제인 사랑, 현실의 고달픔, 허세가 이들의 주요 주제다.박이녕 씨가 방송 출연 이후 겪을 일을 쓴 가사의 경우 유명세를 탄 그를 이용하려는 사람들로 받은 상처가 고스란히 담겼다.그동안의 내 사정을 듣고 순순히 도움을 주겠다는 사람들은 존재했고/난 순진하게도 그들중 일부 쓰레기같은 부도수표들이 내민 줄을/아무것도 모른채 감사하며 받았지만 또 수수밭 위 썩은 동앗줄들박 씨 등 멤버 대부분이 힘든 상황에서 음악을 하고 있다면서도 하고 싶은 일로 웃을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1월 연습실을 마련했지만 그전에는 원룸을 빌려서 벽에 계란판을 붙이고 연습하기도 했다. 강준영 씨는 생계를 병행해야 하는 어려움은 커 무대를 내려 오는 동시에 현실이 밀려온다며 일이 끝나고 밤에 연습실에서 녹음하고 첫 차를 타고 귀가하지만 음악을 하는 시간만큼은 행복하다고 들려주었다.이연성 씨는 스펙을 쌓는데 열중인 친구들은 되려 우리를 부러워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이길현 씨는 그래서 우리 팀은 실력보다는 지속할 수 있는 의지가 먼저다고 강조했다.이들은 추위가 가시면 전주 오거리객사 인근과 전북대 앞에서 버스킹(busking, 거리공연)을 지속할 예정이다. 오는 28일에는 게스트 공연이, 다음달 28일에는 커브사이드 클랜의 두 번째 콘서트가 펼쳐진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4.02.06 23:02

[청년문화예술가-재즈밴드 '뮤즈그레인'] '무관의 제왕'처럼 열정 발산

대학가요제 무관의 제왕이라는 칭호를 가진 뮤즈그레인(MuzGrain)이 활동을 재개한다. 군을 제대한 보컬의 합류로 지역에서 틈틈히 공연을 펼치며 음악에 대한 열정을 표출하고 있다.어쿠스틱 밴드인 뮤즈그레인은 오는 26일 오후 7시30분 전주 한옥마을 블루페코에서 공연을 한다. 기타, 건반, 바이올린, 퍼커션의 어울림과 중성적인 목소리가 이 팀의 매력이다. 클래식과 재즈를 접목한 이들은 따뜻한 음악을 하는 밴드라 소개한다. 현재 활동 멤버는 콘트라베이스를 맡은 김순오(33), 보컬과 기타 김승재(29), 기타 김창현(35), 피아노 변동준(29), 바이올린 이혜영(28), 드럼과 퍼커션 최은석(24) 씨다. 이들은 지난해 5월 김승재 씨가 군 제대를 하면서 지난 연말부터 조그마한 무대에 서고 있다.22일 전주교대 음악관에서 만난 이들은 공연을 앞두고 연습이 한창이었다. 공연 전 3~4일간 몰아서 맞춰본다는 이들은 보통 1시간30분의 공연 동안 10여곡 가운데 8곡은 자작곡으로 소화한다. 이날도 잘 지내라라는 곡을 두고 기타, 바이올린, 콘트라베이스, 피아노가 모여 조율하고 있었다. 악보를 보니 가사 위에 CM7 FM7 Dm7과 같은 코드만 적혀 있었다. 김승재 씨가 바이올린을 켜는 이 씨에게 좋았다. 근데 여기랑 똑같이 하면 별로고 뒤에는 올리고 앞쪽은 깔끔하게 가자고 제안하자 이 씨는 바이올린 선율을 변주하며 이를 맞췄다.이 씨는 우리는 항상 별도의 악보가 없다며 승재가 멜로디를 만들어와 흥얼거리면 나머지는 그걸 듣고 각자 악기별로 코드를 적고 라인을 알아내서 편곡하는 방식이다고 설명했다. 이런 과정을 거친 자작곡이 30여개다. 이중 멤버들이 최고라고 꼽는 곡은 당연 Into the rain이다. 이 곡으로 뮤즈그레인은 지난 2006년 MBC 대학가요제를 달궜다. 당시 전주교대 음악교육과였던 김순오김승재변동준이혜영진병섭(32) 씨와 사회교육과 정웅 씨(29)로 구성한 뮤즈그레인은 대학가요제 본선에 진출, 마지막 12번째로 나와 이 곡을 열창했다. 당시 이를 시청한 상당수 누리꾼은 대상을 점쳤다. 크로스오버 재즈풍의 노래로 신선함을 주었기 때문이다. 결국 아무 상도 받지 못해 무관의 제왕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결과를 두고 인터넷에서 채점 결과의 공개 요구가 빗발치기도 했다.누리꾼들의 아쉬움과 달리 본인들은 당시 매우 기뻤다는 반응이다.김순오 씨는상에 연연하지 않고 출전했는데 화제가 되고 덕분에 우리 음악이 알려져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뮤즈그레인은 지난 2005년 전주교대 앞 자취방에서 결성했다. 음주와 함께 비가 오면 노래를 부르다 그냥 음악교육과 선후배끼리 뭉쳤다. 대전 출신인 김선오 씨는 이전에 다니던 대학에서 모던락 밴드를 했었고, 변 씨는 리스트의 피아노곡을 좋아했다. 김승재 씨는 평소 밴드를 하고 싶었고, 신입생 환영회 때 트로트를 부른 뒤 선배들의 눈에 들은 상태였다. 그는 부산 남자로 배우 최강희 씨를 향한 팬심으로 전주교대에 입학한 터였다. 최 씨의 열렬한 팬이었던 그는 전주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단팥빵을 보고 전주 한옥마을에 반해 전주교대 신입생이 됐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학교 관현악단에서 활동하던 이혜영 씨를 영입해 뮤즈그레인을 만들었다. 대학가요제 출연 이후 1년간 부지런히 공연을 했고, 2009년에는 싱글 앨범 웃는다도 발매했다. 2010년과 2011년에는 4학년을 뺀 나머지를 중심으로 2년간 52번의 공연을 했다. 이 시기 멤버들의 군 입대와 임용고사로 김창현 씨와 교대생이 아닌 드럼을 전공한 최은석 씨를 추가로 영입했다. 이후 김승재 씨의 군 입대로 팀의 공백기가 생겼다. 그는 2012년 군대에서도 슈퍼스타K4에 출연해 자작곡을 선보이며 음악을 놓지 않았다. 현재 뮤즈그레인 멤버는 최 씨와 임용을 기다리는 김승재 씨, 군복무 중인 멤버를 제외한 나머지는 초등학교 교사다. 김순오 씨는 해남 부평초, 변 씨는 군산푸른솔초, 이 씨는 진안초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직장인 밴드라는 말은 거부한다. 앞으로 지역에서 공연을 선보이며, 음반 발매도 계획하고 있다. 변 씨는 크고 작은 공연으로 사람들에게 편안한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며 승재가 새로 만든 2~3곡을 추가해 2집도 내고 싶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이세명
  • 2014.01.23 23:02

[청년 문화예술가-시각예술디자인 '캔즈'] "재밋는 공공미술로 지역 사람들과 소통"

지역에서 공공미술로 보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물론 재미있는 일이 그 전제가 되어야 합니다.비주얼 컬처 스튜디오(Visual Culture Studio, 시각 문화 작업실)를 내건 세 남자를 묶는 말은 캔즈(CAVZ)다. 김준우(37)이권중(33)최창우(31) 씨가 뭉친 캔즈는 벽이나 인도 등에 디자인적 요소를 추가해 문화가 있는 공공시설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이들의 가장 최근 작품은 지난해 11월 7~14일 전주 용머리고개에 그린 용 그림이다. 구불구불 길게 늘어진 용의 몸과 꼬리 사이로 옛 생활 모습을 그려넣었다. 이권중 씨는 용머리고개 벽화는 사전에 주민과 여러 차례 대화를 하는 협의과정이 만족스러웠다며 그전에는 프로젝트를 수주받아 견적에 맞추는 일을 주로 했는데 사전조사를 하면서 마을의 역사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최창우 씨는 벽화를 그리는 동안 지나던 주민들이 용머리가 크네 눈이 작네 하면서 훈수도 뒀지만 완성되고 나서 만족을 표시하고, 버스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인상 깊었다는 말을 전할 때 보람을 느꼈다고 밝혔다.지난해 대표작은 8월15일부터 21일까지 열린 전주동문예술거리 페스타의 거리 예술 작업이다. 형광 테이프로 동문거리 일대에 각종 문양과 도로건물의 모습을 압축해 표현했다. 페스타가 개막하기 전 작업을 하는 동안에도 일대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실제 작업은 노동 그 자체였다. 이들은 하루 수 백번을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면서 허벅지에 멍이 들기도 했다.이 씨는 테이프는 그동안 전시장 안에서 공간의 입체감을 나타내기 위해 쓰는 도구였다면서 동문거리 페스타의 축제성을 강조하기 위해 써 봤는데 시작과 동시에 즉각적인 반응이 왔다고 들려주었다. 그는 이어 처음에는 도로에 페인트를 칠하려고 했지만 도로법상 문제로 테이프로 바꿨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실외에서 이미지 작업을 하면 이벤트성으로는 좋지만 지저분해지고 수명이 짧다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다들 얼마나 가냐고 물었는데 축제가 끝나고도 3개월 동안 남아 있었다고 귀띔했다. 이들의 주업은 공공미술이다. 김준우 씨는 공공미술에 대해 퍼블릭 아트(public art)는 지난 1960년대 미국에서 정부가 예술가에게 투자하는 제도에서 시작했다며 건축물의 예산 1%를 조형물 조성에 쓰도록 한데 이어 미술이 전시장 밖으로 나와 커뮤니티 아트(community art, 공동체 미술)로 변모했다고 설명했다.아울러 그는 공공미술에 대한 의견도 피력했다. 김 씨는 주민, 예술가, 방문객이 바라보는 지점의 접점을 찾아내는 일이 가장 관건이다며 결국에는 거기에 누가 살고, 누구를 위한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작가의 취향에 치우치면 대중에게 호응을 얻지 못하고 반대의 경우 자칫하면 어디나 있을 법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이들은 당초 캐릭터 개발을 위해 뭉쳤다. 김 씨와 이 씨는 서양화를, 최 씨는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다. 주력 분야는 각각 공공미술, 웹툰, 디자인으로 모두 다르다. 각자의 일을 하다가도 맡은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다. 세 남자가 만난 때는 지난 2012년이다. 미술을 전공한 선후배끼리의 피서에서 조우했다. 이 인연으로 김 씨와 최씨가 먼저 의기투합했다. 2012년 8월 전주대에서 벤처 창업으로 시작했다. 이후 이 씨가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접고 웹툰을 그리기 위한 작업실을 찾으며 합류해 현재까지 동고동락하고 있다. 이들은 동문거리에 자리를 잡으면서 그동안 서울 한강시민공원의 밤김 드로잉 조심, 무주 반딧불시장의 벽화, 완주 나는 난로다축제의 공간 꾸미기 등을 했다. 이 씨는 직장생활에 안주하는 것보다 내가 배우고 잘 할 수 있는 걸 하자는 마음으로 낙향했다면서 지역에서 어떻게 행복하게 살까를 고민하다 셋이 공통으로 회화를 전공한 점을 살려 드로잉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를 공동작업으로 택했다고 말했다. 평소 친밀한 사이처럼 보이는 이들도 자주 싸운다. 하지만 잘 싸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최 씨는 아무래도 일을 하다보면 크고 작은 의견 차이가 많지만 서로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조율한다고 말했다.이들은 지역의 고민을 담은 작품 활동을 지향한다. 동네 이장이 꿈인 김 씨는 당초 목표인 캐릭터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그 지역의 역사, 당면 과제 등에 귀결한다며 지역에 살고 있는 만큼 주민과 연계한 공공미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4.01.17 23:02

[청년 문화예술가들-재즈밴드 '고니아'] 일하면서 2집까지..."편안한 음악 추구"

자고로문화융성시대다. 정부의 시책은 차치하고서라도 이미 21세기는 문화상품의, 문화상품에 의한, 문화상품을 위한 시대다. 미국 하버드대 조지프 나이(Joseph S. Nye) 교수가 일찍이 소프트 파워(soft power)를 주창했듯이 한국 드라마와 가요의 대표주자인 한류스타를 따라잡기 위해 세계에 한국어 배우기 현상이 나타났다. 지역의 문화계도 마찬가지다. 인적 자원의 육성이야 말로 지속성과 진보성을 담보할 수 있다. 이에 본보는 올해 지역 문화의 최일선에서 활동하는 젊은 문화예술인들을 조명한다. 전북 문화예술의 희망과 미래를 이들에게서 찾아본다.재즈밴드 고니아를 만나기 위해 지난 6일 전주 서부시장의 한 교회를 찾았다. 지하로 내려 가는 계단 입구에 이르자 감미로운 재즈 왈츠 곡이 흘러나왔다. 베이스 기타를 튕기는 태핑(tapping)과 기타의 서정적인 선율이 조화를 이룬 가운데 드럼이 리듬감을 살려주었다. 지난달 신곡으로 내놓았던 여행(The Journey) 이라는 곡이었다. 고니아는 왈츠, 보사노바, 팝을 넘나들며 현(絃) 위주의 밴드다. 기타 김형택(36), 베이스 김민성(34), 드럼 김선기(29)로 이뤄졌다. 9일 오후 8시 전주한옥마을 공간 봄에서 있을 공연을 앞두고 연습이 한창이었다. 그들은 지난달 10일 2집을 내고 활동의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디지털 미니 음반 The Journey Of Gonia(더 저니 오브 고니아, 고니아의 여행)는 김형택 씨의 자작곡 4곡으로 구성했다. 지난 2009년 1월 1집 Quiet Time(콰이어트 타임, 조용한 시간) 이후 4년여가 지나 선보였다. 김형택 씨는 남들이 하지 않은 것을 찾다 기타와 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밴드를 만들었다며 건반이 없어 음 사이가 많이 비는 만큼 우리가 지닌 연주력을 맘껏 발휘, 듣는 이는 다양한 연주를 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성 씨는 포근하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하는 밴드라고 보탰다.재즈밴드이다보니 기본 멜로디 외 독주 부분은 연주가 즉흥적이다. 때문에 연주가 매번 다르다. 앨범 녹음도 파트별이 아니라 동시녹음이었다. 저희는 앨범과 똑같이 못 쳐요. 재즈가 원래 그래요. 솔로(독주) 부분은 그날의 기분에 따라 달라 날마다 새로운 음악이 나옵니다. 각자 생업 때문에 보통 1주일에 1번 모여 연습한다. 김형택 씨와 김민성 씨는 전주 출신이지만 김민성 씨는 논산에 거주한다. 김선기 씨는 고향인 수원에 살면서 연습은 셋이 뭉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고니아는 지난 2008년 백제예대 실용음악과 동문이 모여 결성했다. 김형택 씨와 김민성 씨가 원년 멤버다. 1집은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 계열 음악을 했다. 팀이름도 히브리어로 모퉁이돌, 즉 주춧돌이라는 뜻이란다. 이후 이들은 드러머의 부재와 대학 편입, 대학원 진학, 생활 전선 사수 등으로 휴지기와 활동기를 반복했다. 드러머를 찾는 게 배우자 찾는 것보다 어렵다는 말이 있습니다. 음악적으로 성격적으로 맞아야 하거든요.드디어 지난해 3월 5번째 드러머를 영입하면서 앨범도 내고 공연도 하고 있다. 김형택 씨는 이번에 앨범을 못 내면 각자 갈 길 가자는 마음이었는데 다행히 드럼을 구해서 후다닥 연습해서 미니 앨범으로 2집을 발표했다면서 앨범도 사비로 제작하는데 돈을 벌기보다는 우리 음악을 남기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그는 올 상반기 공연에 중점을 두고 하반기에는 신곡을 추가해 CD로 앨범 발매를 목표로 한다며 동생들과 함께 꾸준히 공연과 음악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덧붙였다.

  • 전시·공연
  • 이세명
  • 2014.01.09 23:02

[정부정책과 도내 상황] 생활 밀착형 문화 혜택, 삶 속으로 '팡팡'

정부는 문화융성을 국정기조로 내세우며 문화가 있는 삶을 기치로 내걸었다. 정책의 실효성과 실체는 차치하고서라도 우리 도의 강점인 풍부한 문화자원을 통해 문화융성시대의 중심지로서 자리매김이 요구되고 있다. 문화융성위원회는 지난 10월25일 국정기조를 달성하기 위한 8대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인문정신의 가치 정립과 확산, 전통문화의 생활화와 현대적 접목, 생활 속 문화 확산, 지역문화의 자생력 강화, 예술 진흥 선순환 생태계의 형성, 문화융합 모델발굴과 육성, 국내외 문화적 가치 확산, 국민통합의 구심점으로 아리랑 활용을 제시하며 기존 정책을 재배치했다.△동학 2주갑, 민족문화유산 중심으로정부는 인문학 육성을 위해 관련 인력 양성과 대중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인문학 교육 우수 선도학교 지원, BK21플러스 사업, 교재 개발보급을 비롯해 인문정신문화진흥법의 제정과 전담기구협의체 운영 등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도내에서는 유무형 문화유산 등 정신문화사업을 추진해 익산미륵사지 유물전시관 국립박물관, 익산 고도보존 육성사업, 호남실학원 건립 등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2014년 동학 120주년과 관련해 기념공원과 기념관을 조성하고 있다. 근대문화의 효시로 평가받는 동학의 본 고장으로 하드웨어뿐 아니라 이를 기리는 인문정신의 고취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와 관련 최근 황태규 우석대 교수는 많은 학자들의 논문을 보면 농민의 자치기구였던 전라감영의 집강소가 근대 민주정치의 효시라고 일컫는다면서 시대가 원하는 제도를 만들어 낸 대표적인 사례로 이와 관련된 것을 새롭게 바라보고 민족문화유산으로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옥자원 활용 공연 기대전통문화의 생활화와 현대적 접목을 위해 정부는 시대와 지역 특색을 고려한 문화재 복원, 체험체감형 전통문화 학교교육 강화 등 문화재 보존과 전통문화 교육을 함께 추진한다. 더불어 전통생활문화 복원재현, 지역 고유 전통문화 특성화, 전통문화의 관광콘텐츠화, 전통문화와 문화산업의 접목 등과 같은 문화유산의 현대적 활용 대책을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궁궐 의례 등 전통 생활문화의 복원재현, 한옥템플스테이(Temple stay) 체험 등 전통문화의 관광콘텐츠화, 전통문화에 첨단디지털 기술을 적용항 어린이 대상 교육용 게임,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이 구체적 실천 방안으로 짜여졌다. 도내에서는 전주 한옥마을을 통한 한옥체험 숙박시설이 운영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한옥자원활용 상설공연이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도내 대한불교조계종 소속 사찰은 가운데 7곳이 템플스테이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이에 대한 보완과 함께 전년의 호응을 유지하는 콘텐츠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해 한옥자원을 활용한 야간상설공연으로 전주 한옥마을 소리문화관에서 공연됐던 마당창극 천하맹인이 눈을 뜬다의 경우 무료로 진행한 개폐막 공연 외 19차례 공연이 모두 매진을 기록해 제작비 대비 22.4%인 8060만 원의 수익을 올려 전통과 현대의 접목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잔치장면이 들어있는 수궁가를 제작할 계획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생활 속 문화 향유 확대정부는 문화가 있는 삶을 위해 마을단위의 민간 자율 활동기구와 같이 지역문화커뮤니티 활동을 체계화하고, 문화 분야 퇴직자로 구성된 지역단위 문화 봉사단의 구성과 활동지원, 문화가 있는 날 지정 등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는 공공기관에 속한 고궁, 박물관, 미술관은 무료 관람할 수 있다. 더불어 점차적으로 문화시설의 작은 콘서트 개최 및 야간 개방 확대, 공연 및 영화 특별할인 등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도내에서도 1월부터 도립미술관, 정읍시립박물관, 무주곤충박물관, 최북미술관, 공립도서관 등에서 문화가 있는 날을 운영하며 시설에 따라 무료 관람 또는 시간 연장 등을 실시한다. 더불어 전주, 군산, 익산, 남원에서 문화예술의 거리가 조성중이며, 올해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남원과 전주에는 문화도시를 조성해 모두 2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오는 6월14일부터 7월3일까지 전국 연극제가 펼쳐지는 군산에서는 다양하고 수준 높은 연극 무대가 예정돼 있다. 전국연극제는 지역경선을 거친 15개 대표작의 경연과 함께 청소년 연극제, 세미나 등 20여개의 부대공연이 열려 지역민에게 문화향유의 폭을 넓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지역맞춤형 문화시책 실시정부는 지역 고유의 문화가 생성발전하도록 지역문화의 자생력 강화를 위해 지역 협력형 문화예술진흥기금 지원 규모 확대 및 지역문화지표와 연계한 지역사업 평가로 지역문화재정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지역학 활성화, 지역문화 특성화, 지역문화재단의 법정 근거 마련 등을 위한 지역문화진흥법을 제정하고 지역문화 매개인력 처우 개선, 지역문화 추진기반 구축 등을 내놓았다. 지역문화 매개인력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보수수준과 계약관계 등 근로여건 실태조사를 실시해 보수의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전문성 및 직업안정성을 위한 문화 여가사 자격증을 도입할 계획이다.도내에서는 작은 시리즈 확충과 문화예술진흥기금의 전문인 지원 강화 등으로 고유한 지역문화의 구현한다. 목욕탕, 영화관, 도서관, 미술관, 동네체육시설 등 작은 시리즈는 지난해까지 416억 원을 들여 184개소를, 여기에 올해 76개소를 추가한다. 목욕탕은 15개, 영화관 5개, 도서관 7개, 미술관 3개, 동네체육시설 46개소 등 시설 개선과 신축 등을 통해 확보하는 방안이다. 이들 시설과 연계한 프로그램으로 5억1000만 원을 투입해 목욕탕에 한방의료봉사단, 영화관에 주민시네마스쿨, 도서관에 북아트 문화체험교실, 미술관에 전문인력 인턴쉽, 동네체육시설을 이용한 대회 개최 등도 이뤄진다. 이와 함께 33억6000만 원을 투자해 지난해처럼 올해도 새만금방조제 상설공연, 전북브랜드공연, 우리가락 우리마당 야외상설공연,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을 선보여 상설공연에 대한 자리매김이 본격화된다. 특히 전문문화예술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 아마추어 성격의 단체는 문화예술진흥기금 대상에서 제외하고 소극장전용 공간지원은 별도의 예산으로 지원해 무대예술의 창작력을 높일 방침이다. △ 예술인복지증진 근거 마련창작물의 공급과 수요를 균형적으로 잇는 선순환 생태계의 형성을 위해 정부는 기초 예술 창작지원 확대 및 예술인 복지 강화와 음악미술 외에 무용연극 등을 학교 예능교육에 포함했다. 현장체험 및 감상교육과 예술영재교육도 강화한다고 제시했다. 더불어 장애인예술창작센터 설립 및 장애인 아트페어 개최, 예술인의 재정지원 및 정산방식도 개선키로 했다. 개인창작지원금의 경우 사업비 10%의 자부담을 제외했다. 예술지원금의 연령 제한을 질적 기준으로 차츰 개선하고, 정산 업무 부담 완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예술인복지법의 개정에 따라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산재보험료를 지원하고, 예술인에 대한 출연료 미지급과 임금 체불시 과태료 부과의 근거가 마련됐다. 전북도 관계자는 예술인의 직업적 지위와 권리 보호가 강화됐지만 법령 대부분이 선언적이어서 차후 보완이 필요하다며 제도 개선을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4.01.0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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